유명무실 ‘도가니법’ 잘려나간(?) 백십자사 외부인사들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20/01/13 [15:41]

유명무실 ‘도가니법’ 잘려나간(?) 백십자사 외부인사들

최재원 기자 | 입력 : 2020/01/13 [15:41]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해 사회복지법인 백십자사가 설립한 장애인시설이 이사장의 직원 폭언과 비리 의혹 등이 겹치며 잡음이 커지고 있다.

 

백십자사의 대표이사는 국가 지원을 받는 장애인시설을 통해 돈을 빼돌려 이사장의 개인 수입 차량을 사들이는 등 공공비용을 사적으로 유용해오다 경기도청으로부터 비용을 반납하라는 시정명령과 대표이사 직무집행 정지를 통보받았다.

 

이런 비위 사실 적발에도 백십자사는 오히려 시설장들을 해임하고, 모든 시정명령에 고액의 변호사를 수임해 맞대응하는 등 더욱 강경한 대응을 하고 있어 소송 건이 난립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직된 직원들로부터 대표이사가 평소 직원들을 상대로 수위를 넘는 폭언과 욕설을 하며 직원들에게 일탈행위를 압박하고 동조하지 않는 직원들은 해임 및 강등시킨다는 제보와 함께 이를 입증할 정황까지 포착돼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 백십자사가 위치한 경기도 부천시 혜림학원 전경  © 문화저널21

 

대표이사 중심으로 뭉친 이사회

도가니법(?) 외부추천이사 해임하면 그만

 

백십자사의 이같은 비위행위가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뭉친 이사회의 비호덕분이라는게 관계자의 말이다. 대표이사로부터 강제 해임을 당한 A센터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백십자사의 모든 이사회 구성원이 대표이사 측근으로 채워지고 있어, 외부에서 투입된 이사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백십자사의 이사회는 대표이사 1명, 상임이사 1명, 이사 8명, 감사 2명 등 총 10명으로 운영된다. A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10명의 이사회 중 7명이 대표이사 지인으로 대표이사 개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관개정 및 주요안건을 가결함으로써 법인운영을 조율한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에는 사회복지법인의 폭주를 막기 위해 이른바 도가니법을 도입한 바 있다. 도가니법은 광주 인화학교 청각장애 학생들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영화 ‘도가니’를 통해 알려지면서 2013년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해 이사의 3분의 1을 지역사회복지협의체 등에서 추천한 외부인사로 선임토록 하는 제도다.

 

하지만, 대다수 복지법인이 외부추천 이사를 받지 않거나, 받더라도 이를 명분으로 잘못된 법인운영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역 이용한다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백십자사의 경우 전체 이사회의 3분의 1인 3명이 외부추천 이사, 감사로 활동했지만, 지난해 3명 모두 해임되거나 사임하는 일이 발생했다. 해임 사유는 이사회 의결사안에 문제를 제기하거나 이사회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 등이었다. (관련기사 참조)

 

백십자사는 지난해 12월 3일 열린 이사회에서 외부추천감사 해임 건 종결보고와 외부추천이사 사임보고를 동시에 진행했다. 백십자사 외부추천 이사로 구성된 감사 1명은 지난해 8월 이사회를 통해 해임됐으며, 2명은 지난해 11월, 12월 각각 사임했다. 이로써 백십자사 외부추천 인사는 한 명도 남아있지 않게됐다. 정관에 따르면 해임 또는 사임한 이사의 경우 2개월 안에 재 선임하면 되기 때문에 12월 이사회는 정족수의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백십자사는 앞서 2017년 외부추천 감사의 직무집행을 거부해 행정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백십자사의 전직 센터장들은 이사회를 두고 “대표이사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정관을 개정하고 특별회계라는 명칭을 만드는 데 이사회의 반발이 없었다”며 “이사회가 대표이사의 지인으로 구성되어 거수기에 불과해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하고, “이사회의 의결에 문제를 제기하는 외부추천 이사와 감사, 시설장은 해임되는 수순으로 운영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 법인이 시설에 숙박비를 강요하며 보낸 공문(우)과 경기도청으로부터 받은 행정처분통지서 © 문화저널21

 

대표이사 폭언, 갑질 수위 넘었다

시민사회단체 ‘백십자사’ 정상화 촉구

 

백십자사 

“변호비용은 대표 후원금으로 충당”

“왜곡된 보도 많아, 조만간 입장 발표할 것”

 

백십자사 시설에서 해임된 센터장과 문제를 제기한 시민사회단체는 백십자사 정상화 촉구 공동대책위를 구성하고 위법한 회계운영, 시설 후원금 횡령, 시설과 직원에 대한 갑질, 부당 인사, 후원 강요 등의 비정상적 운영을 고발하기에 이르렀다.

 

이들 대책위는 백십자사 대표이사의 부당한 갑질과 시설의 어려움들이 외면 당한채 입맛대로 인사가 자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백십자사의 인사처분 자료를 보면 사직, 강등 등의 인사처분이 수차례 이뤄지고 있었다. 2017년 시설의 회계담당 사직, 시설장 파면 등의 인사가 있었고, 2019년에는 시설장 보직해임, 직원 2명 강등, 2곳의 시설장 해임 등의 조치가 있었다. 이 중 시설장 해임인사는 모두 소송으로 7파면 무효 선고를 받거나 소송 중이다.

 

해임된 센터장들과 부당한 인사처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직원들은 법인과 대표이사를 상대로 각각 해고 무효소송과 부당보직해임 구제신청 등의 소송을 진행했는데 대표이사는 변호인들에게 성공보수까지 쥐여주며 다 건의 사건에 약 2억 5천만 원가량의 변호비용을 모두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백십자사가 변호비용으로 사용했던 법인회계비용도 문제가 있다. 경기도청은 백십자사에 후원금 사적 유용, 법인 회계 운영 부적정, 목적사업 외의 사업 시행, 자산취득 물품 관리 부적정 등을 위반했다며 행정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법인은 경기도를 상대로 해당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 비용 역시 법인 비용으로 처리했다.

 

▲ 백십자사 임 대표이사가 공식석상에서 직원들에게 한 발언 녹취파일 주요부분 발췌  © 문화저널21

 

폭언, 욕설에 대한 제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시설 직원에 제보한 녹취자료에 따르면 임 대표이사는 시설 직원에 전화해 “이런 미친X이 있나. 정말,, 너 그X, 그새X하고 똑같이 정신나갔냐? 너 왜 그래?”라고 발언하고, 시설 관리자급 미팅자리에서는 “사회복지시설에 있는 것들이 아주 이거 뭐 상놈의 집안에서만 태어났는지, 우리도 상것이 됐다니까...(중략) 홀아비 새끼한테서 자랐는지, 계모 밑에서 자란 건지 마음이 그냥 텅 빈 것들이 와갖고는 대가리에 그냥 똥들만 꽉 찬 것들이 말이야 뭘 어쩌고저쩌고 하고 말이야”라는 폭언을 일삼았다.

 

시설 직원들을 소집한 자리에서는 “여기 땅 누구네 꺼여, 나라에서 준거야? 우리 꺼야 우리 꺼. 개인소유지야 이게 다! 우리 땅이란 말이야 여기 몇만평이 다! 그걸 나라에 XXXX정부에서 설정을 해놓고 어떻게 못하게 막냐. 이런 더러운 나라가 됐다고”라는 등 복지시설에 대한 의식없는 발언을 내뱉기도 했다.

 

백십자사 정상화 촉구 공동대책위는 이 밖에도 시설에 대한 불법 회계운영, 후원금 횡령, 후원 강요 등의 비정상적 운영이 지속되고 있어 오는 15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도지사와 면담을 신청하는 등 백십자사 정상화를 위해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사안과 관련해 백십자사 관계자는 “법인에서 특별회계라는 것은 운영해왔다”라고 인정하면서도 “정관에 넣어놓고 관계부처로부터 승인을 받고 운영했는데, 사회복지 회계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해당 부분을 인정받기 위해 판결을 받기 위해 행정소송을 냈던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외부추천이사 해임 및 사임건과 관련해서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수억 원대 변호사비 법인지출과 관련해서는 “법인회계는 맞지만, 그 돈은 이사장님 개인 후원금으로 충당됐다. 법인에서 소송비용을 사용한 것처럼 비치지만 개인 후원금으로 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백십자사 관계자는 계속되는 질문에 “조만간 (대표이사님께서 거취 등과 관련해) 발표를 내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시민단체, 해임된 전 원장 등을 통해) 왜곡된 보도가 나오고 있어 이에 대응하는 법인 입장도 이른 시일 내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