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바이오社-1] 인보사 사태, 시장 무너뜨린 ‘코오롱티슈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9/09/26 [08:02]

[추락하는 바이오社-1] 인보사 사태, 시장 무너뜨린 ‘코오롱티슈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9/09/26 [08:02]

대한민국 바이오의 몰락이 현실화됐다. 

 

한때 ‘바이오 대박’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연이은 업계의 실패에 혼란을 겪었지만, 정작 제약업계 내에서는 예상했던 결과라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주목 받았던 바이오주들이 성장 가능성에 비해 고평가됐던 측면이 없지 않았던 만큼, 일련의 사태를 계기로 시장 안정화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일반적인 공산품과 달리 신약의 경우,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신약후보물질을 갖고 있다 해도 그것이 성공으로 이어지긴 어렵다. 설사 개발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신약 자체를 좌초시키는 일까지 제약업계 내에서는 심심치 않게 이뤄진다. 

 

단적인 예로 한미약품의 경우, 올해 7월 파트너사인 다국적제약사 얀센이 비만‧당뇨 바이오신약물질 ‘HM12525A’에 대한 권리를 반환했다. 비교적 파이프라인이 탄탄한 한미약품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마당에 제대로 된 파이프라인을 보유하지 않은 기업이라면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다. 최후의 수단으로 쓰이는 ‘라이선스 아웃’마저도 작은 기업에겐 여의치 않다. 

 

신약후보물질 하나에 회사의 명운을 건다면 끝은 성공이냐 몰락이냐 두가지 선택지 밖에 없다. 때문에 사업 다변화를 꾀하지 않고 한가지 신약 후보물질만 보는 작은 바이오 기업들의 앞에는 확률적으로 성공보단 실패가 많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올해 바이오주는 ‘암흑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코오롱티슈진 인보사 사태가 쏘아올린 위기는 신라젠‧에이치엘비‧헬릭스미스의 임상3상 실패 소식이 더해지며 바이오 전체를 향한 ‘불신’을 불러왔다. 

 

한때 제2의 먹거리 산업으로 꼽히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올렸던 바이오주의 몰락은 코스닥에까지 영향을 줬고, 그 여파로 바이오 대장주로 불리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가 역시도 대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오히려 신라젠‧에이치엘비‧헬릭스미스 등의 실패는 ‘시장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실패를 교훈 삼아 제약‧바이오업계가 나아가야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패를 교훈 삼기 위해서라도 최근의 바이오주들이 어떻게 성장했고, 몰락의 길을 걸었는지 제대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코오롱티슈진부터 신라젠‧에이치엘비‧헬릭스미스까지 투자자들을 웃고 울렸던 바이오 업체들의 역사를 짚어봤다.   

 

 

[추락하는 바이오社1-코오롱티슈진]

 

#성장

 

코오롱티슈진은 처음부터 ‘인보사케이주’를 위해 전략적으로 만들어진 바이오 벤처 회사였다. 과거 이웅렬 코오롱 회장은 수술 없이 투여만으로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는 후보물질의 가능성을 믿고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고, 1999년 미국에 ‘티슈진’을 설립한다.

 

티슈진은 2004년 인보사케이주의 시초인 바이오 신약 ‘티슈진-C’에 개발에 성공한 이후, 미국과 국내 임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미국에서는 2006년 FDA로부터 임상1상 승인을 받고 2008년 임상1상을 완료해 안전성을 입증 받았다. 2010년에는 임상2상 승인을 획득하고 2014년 임상2상을 완료했다. 2015년 5월에는 임상3상 계획을 승인 받았다.

 

국내에서는 2008년 임상1상을 완료하고 2010년 10월말 임상2a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2013년 임상 2b상 결과를 도출해냈다. 다양한 평가지표에서 티슈진-C는 무릎통증 및 기능 개선 유효성을 확인했다. 이후 2013년 국내에서 임상3상 승인을 받고 2016년4월 최종적으로 임상3상 시험을 종료한 뒤, 2016년 7월 ‘인보사케이주’라는 이름으로 식약처 시판허가를 받고 제품 판매에 돌입했다.

 

# 정점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임상3상까지 마치고 제품 판매가 이뤄졌기 때문에 사측에서는 판권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이나 국외 개발 등에 대해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이은 임상성공 소식을 발판삼아 2016년 당시 티슈진의 기업가치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됐고, 코오롱에서는 2017년 티슈진을 코스닥에 상장시켰다. 2017년11월6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티슈진은 공모가보다 92.59% 높은 가격으로 시초가를 형성하며 출발해 종가 기준 시가총액 2조5782억원을 기록했고, 코스닥 시총 6위에 이름을 당당히 올렸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제대로 성장한 티슈진에 코오롱 그룹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입히고자 2018년 사명을 ‘코오롱티슈진’으로 변경했다. 당시 지분구조는 코오롱이 27.54%,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이 18.02%, 코오롱생명과학이 12.71%였다. 

 

이우석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그해 7월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시장조사기관 L.E.K리포트의 발표를 근거로 “인보사가 ‘DMOAD(근본적 치료제)’ 인증까지 받을 경우 미국에서의 잠재 가치만 5조5000억원에 달할 것이다. 인보사가 미래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호언장담하기도 했다.

 

이때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FDA로부터 임상시료 사용허가(CMC승인)을 받고 임상3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때문에 코오롱 내부에서는 인보사의 미국 시판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장밋빛 기대감이 최고로 부풀어 있었다.  

 

# 문제의 시작

 

잘 나가던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이 한번에 몰락한 것은 때아닌 ‘바뀐 세포주’ 논란 때문이었다. 원래 인보사케이주의 2액 세포는 연골유래세포로 허가를 받았지만 STR(유전학적 계통) 검사 결과 신장유래세포인 ‘GP2 293(HEK 293) 세포’로 판명난 것이다.  

 

2018년부터 미국에서는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FDA의 요구로 올해 2월말 처음으로 STR검사를 진행했고 여기서 어처구니 없는 결과가 나왔다. 

 

인보사케이주의 1액은 연골조직을 기반으로 한 동종유래 연골세포지만, 2액은 동종유래 연골세포에 항염증 효과가 있는 TGF-β1 유전자를 넣은 것이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신장유래세포에 특정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해 만든 레트로바이러스 ‘TGF-β1 유전자’다. 원래대로라면 TGF-β1 유전자가 세포 내에 침투된 이후 신장유래세포는 완전히 사명돼야 하지만, 의도치 않게 해당 세포가 남아 있었고 결과적으로 2액이 신장유래세포로 변형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GP2 293(HEK 293) 세포가 종양유발 가능성이 있어 원칙적으로 사람 치료용으로는 쓸 수 없다는 사실을 문제 삼기도 했지만, 장기추적 관찰 결과에서 중대한 부작용이 발현되지 않았고 세포사멸시험에서도 44일 후 세포가 더이상 생존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안전성은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코오롱 측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상태이며, FDA에서도 코오롱의 제조능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 현 상황

 

현재 미국에서는 인보사케이주에 대한 임상3상 중지 공문을 보냈고, 우리 식약처는 품목허가 취소라는 강수를 뒀다. 

 

FDA에서는 개발사인 코오롱티슈진에 구성성분에 대한 특성분석 자료와 구성성분이 바뀌게 된 경위 등 보완자료를 요구했고 사측이 자료를 제출했지만, 이후 임상중지를 유지한다는 공문을 재차 보내기에 이르렀다. 동시에 임상중지와는 별개로 2액 세포 재제조를 권고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 품목허가 취소 명령 효력정지 신청 항고심도 기각됐다고 24일 밝혔다.

 

코오롱은 식약처의 품목허가 취소에 반발해 효력정지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위기에 놓이면서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들은 53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1월 돌연 퇴직한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은 퇴직금을 포함해 455억원을 수령했는데, 소액주주들은 이 전 회장이 ‘먹튀’를 한 것 아니냐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련의 사태가 현재진행형으로 흘러가면서 국회에서는 이웅렬 전 코오롱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하려 움직이고 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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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2019/09/27 [11:19] 수정 | 삭제
  • 정말 정리를 잘하셨네요. 감사합니다
  • 짱구버거 2019/09/27 [09:26] 수정 | 삭제
  • 짜증남. 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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