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팀 바꾸고 야당 순회한 윤석열, 삼성 수사 어디로

‘갈지(之)자걸음’ 하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8/09 [09:49]

수사팀 바꾸고 야당 순회한 윤석열, 삼성 수사 어디로

‘갈지(之)자걸음’ 하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8/09 [09:49]
  • 황교안 한국당 대표 균형 있는 인사 필요해당부
  • 특수2부→특수4부로 수사팀 변경… 인물은 그대로
  • 김태한 영장기각에 日경제보복까지 변수 너무 많아

 

윤석열호()가 닻을 올린 지 2주가 지난 가운데 최대의 관심거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가 갈지()자걸음을 하고 있다. 정확히는 이러지도 않고 저러지도 않은 채 표류한 상태다. 삼성바이오 수사는 어떻게 될까.

 

윤석열 검찰총장은 8일 취임 후 인사를 위해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만났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사법연수원 10개 기수 후배인 윤 총장을 미소로 맞으면서도 뼈 있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황 대표는 윤 총장 취임 이후 검사들이 줄사표를 낸 점을 겨냥해 최근 열심히 하고 역량 있는 검사들이 검찰을 많이 떠나고 있어 안타깝다균형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균형 있는 인사를 언급한 배경에는 소위 코드 인사라는 한국당 등 일각의 비판이 자리를 잡고 있다. 최근 검찰의 인사 전반으로 범위를 넓히면 국정농단 사건에서부터 삼성 등 재벌 승계 문제까지 가지가 뻗어 나간다. 물론 황 대표가 말한 “(여야 간) 70여 건의 고소·고발 사건도 포함된 듯하다.

 

▲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오른쪽)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활짝 웃고 있다.  ©박영주 기자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은 앞서 특수2부에서 특수4부로 수사팀을 바꿨다.

 

외형상 담당 부서가 바뀐 것이지만, 지휘 라인과 인물을 보면 수사의 고삐를 더 죈다고 볼 수 있다. 종전 특수2부를 이끌었던 송경호 부장검사(사법연수원 29)는 특수1~4부를 총괄하는 3차장검사로 승진했다. 3차장검사였던 한동훈 검사장(27)은 대검에서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영전했다. 윤 총장의 직속 라인이다.

 

여기에 이복현 부장검사(32)가 새로 삼성바이오 수사팀을 이끌게 됐다. 이 부장검사는 삼성의 다스 해외소송비 대납 의혹과 국정원 댓글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도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더욱 박차를 가해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 윤 총장은 같은 날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예방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조배숙 민평당 의원은 최순실 씨의 은닉 재산을 언급하며 관련 수사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상반된 반응에 대한 윤 총장의 답변은 국회의 검찰에 대한 기대와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서 검찰 업무를 해나가겠다는 것이었다. 검찰 수장으로서 큰 의미가 있는 발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수사팀의 인사이동이 수사 전반에 대한 변화를 뜻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수사의 속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분식회계를 실행에 옮긴 사람과 이를 시킨 사람의 가교로 지목된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의 구속이 두 번이나 무산됐다. 검찰은 지난달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처음과 달리 수사의 본류인 분식회계 혐의를 적용했다. 김 대표에 대한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으로 수사는 보다 윗선으로 향하는 동력을 잃었다.

 

더구나 사건의 핵심으로 일컬어지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여론에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우리 정부가 경제보복으로 규정한 일본의 백색국가(수출우대국) 제외 결정이 있고 나서부터다. 일본은 한국의 반도체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즉 삼성전자가 일본의 경제보복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주요 사안으로 떠오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바쁜 행보를 보인다.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모든 소재를 국산화 또는 대체 수입하겠다는 결단을 내렸고, 일본의 3대 메가뱅크로 불리는 미즈호파이낸셜그룹(미즈호은행)의 사토 야스히로 회장을 만나 자금 회수는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도 받아냈다.

 

이 상황에서 검찰이 이 부회장을 소환 조사하는 것조차 가능할지 의문이다. 다만 검사의 배틀필드(Battle field·전장)는 조사실이 아니라 법정이라며 공소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게 윤 총장의 지론인 만큼 원칙대로 가지 않겠느냐라는 전망도 상존한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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