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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65세 이상 ‘공짜철’에 요금인상 가시화

서울시 “정부가 보전 안 해주면 요금인상 불가피”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9/04/25 [15:26]

만65세 이상 ‘공짜철’에 요금인상 가시화

서울시 “정부가 보전 안 해주면 요금인상 불가피”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9/04/25 [15:26]

연간 6천억원 손실 무임승차 논란 재점화

코레일은 되고 도시鐵은 안 되는 재정지원

연령 높이거나 폐지하거나, 정부가 주거나

 

서울시가 도시철도 노인 무임승차 손실을 중앙정부가 보전해야 한다며 요금인상 카드를 꺼내면서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서울시는 정부가 노인 무임 손실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내년 도시철도 요금을 200원 올리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도시철도 하루 통행량은 9222천여 건에 이른다. 이 중 무임승차 통행량은 907천 건이다. 65세 이상 무임승차 건수는 그중에서도 724천 건에 달한다. 연간 인원수는 27천만 명이나 된다. 이는 연 이용자의 14.6%에 달하는데, 총 이용 인원에서 무임수송 인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노인 무임승차에 따라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떠안는 부담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수송 비용은 20132895억원에서 2017년에는 3679억원까지 늘었다. 이 기간 서울교통공사의 당기순손실은 각각 4129억원과 5360억원이다. 무임수송 비용이 당기순손실의 70%을 맴돈다.

 

전국으로 확대하면 폭은 더 커진다. 도시철도를 운행하는 전국 6개 광역시 산하 공기업의 연간 무임수송 비용은 6천억원에 육박한다. 지역별로 노선의 수와 인구 구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갈수록 손실이 증가하는 경향은 매한가지다.

 


다닐수록 적자… 무임 비중 증가에 적자 눈덩이

1984년 전두환 전 대통령 지시로 무임제도 시행

코레일 광역전철은 정부 지원, 도시철도는 제외

 

서울시에서 요금 200원 인상안을 거론한 배경은 이렇다. 도시철도 한 편성을 운행하는 데 드는 원가는 1인당 1515원으로 추산되는데, 실제 받는 운임은 평균 939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200원이 올라도 원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최소한 원가에 맞추기라도 하려면 현재 교통카드 기준 1250원인 요금을 1500으로 올리고 무임승차 제도를 없애야 한다.

 

그나마 서울은 사정이 낫다. 서울은 1인당 수송원가에서 평균 운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62% 수준이다. 그 외 부산과 대구, 대전이 겨우 40% 선이고 인천은 30%, 심지어 광주는 원가가 운임보다 4배나 된다.

 

각 지자체는 중앙정부가 무임승차 손실을 보전하라며 입을 모은다. 그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무임승차 제도가 지자체들이 좋아서 한 게 아니라는 점이다. 65세 이상 노인들의 도시철도 무료 이용이 시행된 때는 1984년이다. 당시 대통령이던 전두환 씨가 서울시장에게 노인 무임승차 시행을 직접 지시했다. 정통성이 없는 군사정권이 인기를 얻기 위해 내놓은 포퓰리즘 정책이었다. 이후 무임승차 대상이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독립유공자와 5·18민주화운동 유공자 등으로 확대됐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수도권 광역전철과 부산 동해선 전철을 운행하는 코레일은 무임승차 손실의 50~60% 정도를 매년 중앙정부로부터 보전받는다.

 

이는 코레일과 지자체 산하 도시철도 운영기관에 적용되는 법률이 달라서다.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는 철도 운영자가 국가 정책 또는 공공 목적을 위해 운임을 감면할 경우 국가가 이를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방 도시철도 운영기관에 적용되는 도시철도법에는 이러한 내용이 없다. 코레일과 마찬가지로 지방 도시철도에도 무임승차 손실을 정부가 보전하는 내용의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20173월 발의된 상태다.

 

전국 6개 광역시는 정기적으로 전국 도시철도 운영 지자체협의회를 개최하며 합을 맞춰왔지만, 정부는 여전히 수용 불가 입장이다. 지자체협의회는 지난 2월에도 회의를 열고 도시철도 무임승차 손실 보전을 요구하는 공동건의문을 정부에 냈다.

 

 

5년 뒤면 노인 비율 20% 넘어 초고령사회

무임승차 기준 연령 높이자는 주장 설득력

교통연금 도입 목소리도… 대안 고민해야

 

확실한 사실은 앞으로 고령 인구가 더 빠르게 늘어나면 지자체가 떠안을 손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총인구의 14.3%로 예상보다 빨리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비중이 20%가 넘는 초고령사회까지는 5년 남짓 남았다. 어떻게든 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무임승차 연령을 높이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많은 기업이 정년을 58세에서 60세로 늘린 데다 대법원은 육체노동 가능 연령을 65세까지로 판결했다. 국민연금의 경우 고령화로 인해 수급 연령을 늘리자는 얘기도 나온다. 도시철도 무임승차 역시 현행 65세에서 68세나 70세로 늘리는 방안이 제기된다.

 

한편에서는 차라리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대신 월 일정 금액의 교통연금을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나눠 지급하는 안이다. 이렇게 되면 교통연금을 받는 노인들이 버스와 도시철도를 필요에 맞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버스의 경우 경로 요금이 따로 없다. 도시철도 무임 혜택을 교통연금으로 대체하면 도시철도가 없는 중소도시에 거주하는 노인들도 교통비를 아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의 논의는 정부가 무임승차 손실을 분담하느냐 마느냐를 이야기하는 수준에 머물러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서울시는 요금인상 압박까지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서울시가 결국 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서 노인들의 요금을 대신 내게 하겠다는 꼴이라며 정부와 지자체가 갈등하는 모습을 비추기보다는 합리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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