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의 성폭행 폭로…체육계 미투 물결로 번질까

코치라는 우월적 지위 악용한 성범죄…가중처벌 돼야

홍세연 기자 | 기사입력 2019/01/09 [10:14]

심석희의 성폭행 폭로…체육계 미투 물결로 번질까

코치라는 우월적 지위 악용한 성범죄…가중처벌 돼야

홍세연 기자 | 입력 : 2019/01/09 [10:14]

코치라는 우월적 지위 악용한 성범죄…가중처벌 돼야

아청법 적용대상에 해당돼, 최소 7년 최고 무기징역형 

조재범 전 코치 고소한 이유 “팬 응원 편지에 결심”

대한체육회, 심석희 폭로 당일 “폭력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발표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에게 4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현재 여론은 심석희 선수의 폭로를 시작으로 체육계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한 각종 비리를 찾아내 싸그리 청산해야 한다고 분노하고 있으며, 혹시 모를 또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으로 체육계 전반에 미투물결이 번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선수 입장에서는 코치가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만큼, 지위를 악용한 성범죄에 대해 가중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 현재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심석희 선수를 상대로 상습적으로 강제추행 및 성폭행을 지속해온 조재범 코치를 강력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있다. (사진=청와대 청원게시판) 

 

8일 심석희 선수는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2014년부터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강제추행 및 성폭행을 상습적으로 당했다고 폭로했다. 심 선수는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심석희 선수의 진술에 의하면, 심 선수가 고등학교 2학년인 만 17세의 미성년자 때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을 불과 한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까지 약 4년간 상습적으로 코치가 성폭행과 협박을 일삼아왔다. 

 

이는 명백히 상하관계에 따른 위력을 이용한 성폭행에 해당되며, 이는 가중처벌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실제로 이낙연 국무총리 역시도 지난해 초 “우월적 지위, 즉 권력을 이용해 자행하는 성적폭력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다. 권력 앞에서 저항하기 어려운 약자에게 권력을 악용해 폭력을 자행하는 경우는 가중처벌해야 옳다”고 지적한 바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범죄행위가 일어난 장소가 한국체육대학교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빙상장 라커룸 등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시설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국가체육시설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심 선수는 이러한 범죄행위의 피해사실이 밝혀질 경우,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을 앞둔 국가대표 선수로서 그리고 한 여성으로서 견뎌야 할 추가적인 피해와 혹시 모를 가해자의 보복이 너무나 두려웠고 자신만큼 큰 상처를 입을 가족들을 생각해 최근까지도 모든 일을 혼자서 감내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참아왔던 심 선수가 폭로를 결심한 계기는 ‘팬의 응원 편지’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심 선수의 변호인은 “(한 팬이) 심 선수가 심하게 폭행을 당했음에도 올림픽이든 그 이후에든 선수 생활 열심히 하는 걸 보여주는 게 자기한테는 너무 큰 힘이 됐다면서 고백을 하는 편지를 주셨는데, 심 선수가 자기로 인해서 누가 힘을 낸다는 걸 보고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심 선수가 자신이 겪은 성폭행에 대해 폭로하면서 또다른 피해자가 용기를 낼 것이라는 희망도 커지고 있다. 체육계 전반이 논란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인 만큼 피해사실을 알리지 못했던 이들이 용기를 내서 폭로를 이어갈 경우, 체육계 전반에 미투 물결이 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심 선수의 폭로가 불러온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대한체육회는 재빠르게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면적으로 조사를 펼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심 선수가 폭로를 한 당일인 8일, 공교롭게도 대한체육회는 한남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실시한 ‘2018 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스포츠계 현장의 폭력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편, 문제가 된 조재범 전 코치는 8일 성폭행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항소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조 전 코치의 성폭행 및 강제추행 범죄가 인정될 경우 아청법에 의해 최소 7년 이상의 유기징역, 최고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문화저널21 홍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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