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정말로 ‘덜’ 유해한가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10/02 [17:45]

[초점]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정말로 ‘덜’ 유해한가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10/02 [17:45]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판매하는 한국필립모리스가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하면서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둘러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이하 가열담배)가 일반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덜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식약처는 타르수치를 기반으로 가열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가 없다며 배치되는 결론을 내놓았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흡연자들이 정확하고 오해없는 정보를 바탕으로 더 나은 대체제품을 선택할 권리가 있다”며 일반담배에 대한 수요를 가열담배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부에서는 가열담배든 일반담배든 담배기 때문에 몸에 해롭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양측의 말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결론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학적 근거’다. 전자담배 아이코스는 정말로 덜 유해한지. 지금까지 나온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사안을 꼼꼼히 뜯어보았다. 

 

▲ 흡연자가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IQOS)'를 사용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쥐와 사람은 다르다?…유의미한 임상의 부재

생쥐 상대의 전임상에선 아이코스 효과 나타나

장기추적연구의 어려움사람 임상데이터 부족해

 

전자담배 아이코스에 대한 임상은 현재진행형이다. 3개월 연구결과와 6개월 연구결과가 발표된지 얼마 되지 않았으며 내년 초가 돼야 1년 연구결과가 발표된다. 암에 대한 발병률이라든지 폐 염증 등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에 걸친 추적연구가 필요한 만큼 아직까지 유의미한 임상결과는 나와 있지는 않은 상황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연구팀에서는 아이코스의 건강위험을 분석한 새로운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인 Tobacco Control에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연구결과는 필립모리스인터네셔널(PMI)이 아이코스를 위험저감담배제품(MRTP)으로 승인받기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데이터를 분석한 것인데, 여기서 연구팀은 “PMI의 데이터는 폐 독성을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결론이 없으므로 완전하지 않으며 충분한 테스트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분석했다.

 

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에서는 아이코스와 일반담배 연기 모두 염증성 상해를 유발하긴 하지만, 아이코스가 일반담배보다 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폐 염증과 면역조절에 대한 근거가 존재했다. 

 

하지만 사람을 상대로 진행된 일본기반 연구와 미국기반 연구에서는 폐 기능 변화와 관련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 연구팀의 분석이었다. 

 

이들은 “비교적 짧은 기간의 추적관찰은 폐 기능에 대한 아이코스의 장기적인 영향을 다루지 못한다”며 “기존담배 완전흡연과 비교해 폐 건강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의 중요한 임상적 문제를 평가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구에 따르면 3개월 데이터에서 흡연자가 아이코스로 전환했을 시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이 금연자의 95% 수준으로 감소한데 반해, 인체 영향은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이코스로의 전환이 반드시 유익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해당 연구는 3개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것인 만큼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한다. 다만 최근 발표한 6개월 인체노출 반응연구 결과에서 보면 일반담배 흡연자에 비해 아이코스 전환자 그룹의 8가지 신체평가지표가 모두 개선됐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신체평가지표에는 심장 및 폐질환은 물론 장기·질환경로·염증·산화성 스트레스가 포함된 것인데, 향후 1년 연구결과가 공개될 경우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담배를 1개비, 10개비, 20개비 피웠다고 가정했을때 필터에 묻어나는 유해물질에도 차이가 있다. 위의 것은 찌는 방식의 전자담배 아이코스, 아래의 것은 태우는 방식의 일반담배.  (사진=문화저널21 DB)

 

○아이코스와 일반담배의 ‘다중사용’이 문제

아이코스 완전전환 없을 경우, 효과 기대하긴 어려워

식약처, 한국필립모리스 언론플레이에 불쾌감 표출

 

아이코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일반담배도 같이 피고 있다는 사실 역시도 전자담배가 덜 해롭다라는 주장을 펴는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코스로의 전환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 필요한 선결조건 중의 하나는 일반담배와 아이코스의 ‘다중사용’을 막는 것임에도 두종류 혹은 여러 종류의 담배를 피는 이중·다중사용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실제로 대한금연학회가 5472명의 흡연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이용자의 98%가 일반담배를 함께 피우고 있어 아이코스와 일반담배의 구분이 모호한 상황이다. 

 

PMI의 실험에서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통제해 5일간의 강제입원 기간 동안에는 아이코스만 피게끔 하고 나머지 85일은 통원하도록 했는데, 통제된 상황에서는 아이코스로의 완전전환이 가능하지만 실제상황에서는 완전전환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캠퍼스 연구팀 역시도 “이중 사용이 우세한 사용패턴이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향후 연구에서 이 제품의 공중보건효과를 평가할 때는 이중 사용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이코스 관계자 역시도 이러한 지적에는 동의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와 일반담배를 50대 50 비율로 흡연하는 사람을 실제 데이터에 반영하지 않고 70대 30 비율로만 조정했다. 이는 자칫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을 우려가 있다.    

 

PMI의 연구결과가 완전전환 혹은 일부전환을 전제로 한 상황에서는 아이코스가 기존 일반담배를 대체해도 될 정도로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렵다. 실제로 완전전환을 전제로 한 3개월 연구에 비해 일부전환을 포함시킨 6개월 연구에서 아이코스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관계자는 “아이코스의 효과를 입증하려면 흡연자들이 일반담배에서 아이코스로 완전 전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식약처에서 일반담배와 아이코스의 차이가 없다고 말해버리면 이중사용을 유도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해 정부가 아이코스와 일반담배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한 것 역시 이러한 부분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식약처는 이러한 필립모리스의 움직임이 불편한 모습이다. 식약처의 한 관계자는 “일단 소장을 받아봐야 알겠지만 완전히 언론플레이 아니냐”며 “제품 승인은 기재부에서 내주는 것이고 금연정책은 보건복지부 소관인데 왜 식약처를 물고 늘어지는지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표출했다.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일반담배를 전자담배로 전환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한국필립모리스와 전자담배든 일반담배든 신체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모두 근절해야 한다는 정부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실상 공은 미뤄졌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는 동안, 전자담배든 일반담배든 선택에 의한 책임은 오롯이 소비자 개인의 몫으로 돌아가게 됐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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