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vs비흡연’…정부, 흡연 갈등만 키워놓고 나몰라라

흡연자와 비흡연자 공존할 수 있는 정책 필요성 제기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8/09/07 [09:23]

‘흡연vs비흡연’…정부, 흡연 갈등만 키워놓고 나몰라라

흡연자와 비흡연자 공존할 수 있는 정책 필요성 제기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8/09/07 [09:23]

지난 2015년 담뱃값 인상과 더불어 금연정책 시행

3년이 지난 현재, 흡연자는 세금 내는 죄인

흡연자와 비흡연자 공존할 수 있는 정책 필요성 제기

 

지난 2015년 1월 1일 자정을 기해 우리나라 담뱃값이 2000원씩 인상됐다. 이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담배가격은 종전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상승했다. 

 

당시 담뱃값을 인상했던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의 건강증진을 명분 삼아 담뱃값을 인상했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과 동시에 공원, 거리, 음식점 등 곳곳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문제는 담뱃세 인상을 통해 정부는 어마어마한 세수증가 효과를 봤지만 사회적으로는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담뱃세 인상을 통해 정부는 세수증가의 효과를 봤지만, 세수증가의 1등 공신이라고 볼 수 있는 흡연자를 위한 정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하루 한 갑을 피우는 흡연자들은 1년에 약 121만원의 세금을 비흡연자보다 더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흡연자들의 대우는 사회적으로 박한 실정이다. 찾아보기 힘든 흡연부스, 설사 찾아가 담배를 피우더라도 비흡연자들의 차가운 눈빛에 고개를 숙여야하는 처지다.

 

일각에선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공존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설자리 잃어버린 흡연자들

일방적인 비흡연자 정책, 흡연자들 갈 곳 없어

 

정부가 국민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진행한 금연정책으로 인해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갈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는 정부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비흡연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담뱃값을 인상했던 지난 2015년은 전국적으로 금연구역 지정이 활발해지던 시기였다. 대부분의 음식점과 호프집, PC방 등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 2015년 13만 9000곳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됐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26만 5113개소로 약 2배 이상 증가한 상황이다. 이 중 강남구가 2만 8216곳으로 금연구역이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1만5166곳의 서초구, 1만 3596곳의 송파구, 1만2983곳의 마포구 순이다. 

 

또한 같은 해 국내 한 의류 제조업체는 신입·경력직원 채용 자격요건에 ‘비흡연자’만 지원할 수 있다고 공고해 논란이 일었다. 다음해인 2016년에는 서울시 영등포구 한 상가건물에 비흡연자와 흡연자를 나누는 엘리베이터가 등장했다. 해당 관리사무소는 흡연자의 담배냄새에 의한 악취로 민원이 발생했기에 흡연자와 비흡연자를 구분하기로 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아파트나 빌라, 이외에도 다세대주택에서 발생하는 층간흡연도 층간소음처럼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더욱이 이번 여름의 경우 한반도를 녹였던 지난 1994년 이후 최악의 폭염이 진행되면서 층간흡연 논란은 더욱 커져갔다. 

 

특히 지난 2월10일부터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시행돼 아파트 실내에서도 흡연할 수 없게 되면서 흡연자가 자신의 집에서 흡연을 하더라도 아파트 경비원이 집안을 점검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한국항공공사의 국내선 공항 흡연실 개선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공항 국내선 구역의 경우 실내 흡연실은 전면 철거되고 실외 흡연실도 공항 이용객의 동선과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개선된다.

 

이 정도만 살펴보더라도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이 대부분 비흡연자를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러니 흡연자들은 ‘우리로부터 걷은 세금을 비흡연자에게만 쓰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 세계 주요국 담뱃값과 세금 비율. 한국은 담뱃값 4500원 중 3323원(약 74%)이 세금으로 포함된다.     ©마진우 기자

 

‘금연할 권리 말고 흡연할 권리를 달라’

세금내는 죄인으로 전락한 흡연자

 

서울시가 26만 5113개소의 금연구역을 지정했지만 흡연공간은 현재 약 40곳에 불과한 상황이다. 

 

우선 흡연부스가 설치된 곳은 서초구, 양천구, 송파구, 강남구, 성동구, 종로구, 광진구, 구로구, 용산구 등이다. 하지만 이들 중 10곳 이상의 흡연부스를 설치한 지자체는 없다. 가장 많이 설치한 구는 서초구와 양천구로 각각 8곳이다. 반면, 구로구, 마포구, 용산구의 경우 1곳만 설치돼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좁은 흡연부스에는 흡연자들로 가득하다. 흡연부스가 흡연자 대부분을 수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흡연부스 근처에서 흡연을 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금연구역보다 적은 흡연부스 때문에 골목길, 남의 시선이 잘 보이지 않는 공터, 주차장에서 흡연자들은 몰래 흡연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흡연자들이 비흡연자들을 위해 흡연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은 흡연자를 째려보고 지나가기 십상이다. 

 

강남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A(32)씨는 “차라리 담배를 국가에서 팔지 않았으면 한다”며 “법으로 못하게 하는 마약도 아닌데 세금은 세금대로 내고 남의 눈치를 보는 죄인이 됐다”며 “대체 내가 담배를 구매하면서 내는 세금은 어디로 쓰이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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