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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와 행정부, KTX 승무원 직접고용 막은 ‘공범’

13년 끌었던 코레일의 숙제, 이제부터가 진짜

성상영 기자 | 기사입력 2018/08/08 [16:50]

사법부와 행정부, KTX 승무원 직접고용 막은 ‘공범’

13년 끌었던 코레일의 숙제, 이제부터가 진짜

성상영 기자 | 입력 : 2018/08/08 [16:50]

재판거래희생양으로 삼은 양승태 대법원

인건비·정원 통제로 고용왜곡초래한 정부

위장도급논란 안고 달리는 한국고속철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노사 간 합의로 KTX 해고승무원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문제의 핵심이었던 KTX 열차승무의 코레일 직영 전환은 답보 상태에 있다. 대법원과 기획재정부에 그 책임이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노사는 지난 13년 동안이나 KTX 승무원의 고용형태를 둘러싸고 갈등해 왔다. 코레일과 KTX 승무원들은 지난한 법적 공방을 벌였다. 코레일의 전신인 철도청이 KTX 승무 외주화를 결정하면서 일어난 일이다.

 

철도청은 200312월 홍익회와 외주화 협약을 체결했다. 2년 이상 파견된 직원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파견법 상 의무를 피하기 위해 2년마다 위탁업체를 변경했다. KTX 승무원들은 한국철도유통으로 소속이 바뀌었다. 2006년에는 또 다시 ‘KTX관광레저’(현 코레일관광개발)로 이직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20063KTX 승무원들은 코레일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코레일은 업무에 복귀하지 않은 280명 전원에 대해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했다.

 

▲ KTX 해고승무원들은 지난달 21일 코레일 정규직 채용이 결정되기 이전까지 무려 13년 동안 전국을 다니며 복직을 요구해 왔다. 사진은 올해 1월 서울역에서 해고승무원들이 복직을 염원하며 108배 하는 모습. (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KTX 승무 위탁은 위장도급뒤집은 나쁜 손

양승태 대법원이 팔아넘긴 해고승무원 판결

 

해고된 승무원들은 2008년 코레일을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과 임금지급 가처분 소송을 냈다. 코레일의 KTX 승무 외주위탁은 불법파견이며, 따라서 파업 이후 해고된 기간 동안의 임금을 코레일이 지급하라는 게 요지다.

 

1·2심 법원은 해고승무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KTX 열차 내 승무는 코레일 소속 열차팀장의 지휘·감독 하에 이루어지므로 코레일의 승무 외주화는 위장도급이라는 취지였다. 법원은 코레일이 승무원들을 직접고용하는 한편,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864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승무원들의 희망을 물거품으로 만든 건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청와대의 추악한 거래였다. 대법원 내부 문건을 통해 양승태 대법원이 상고법원 설치를 관철시킬 목적으로 ‘BH’(청와대)의 국정기조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재판을 진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문건에 언급된 굵직한 판결들 중 하나가 ‘KTX 승무원 사건이었다. 2015년 대법원은 1·2심 판결을 뒤집고 코레일의 승무 외주화는 위장도급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BH 설득방안문건에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바람직한 노사관계 정립을 위하여 노력했다며 공공부문 민영화와 관련한 여러 쟁점이 관계된 사안에서 결국 한국철도공사가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것으로 인정함이라고 쓰여 있었다.

 

코레일이 해고승무원 중 소송에 참여했던 33명을 내년까지 직접고용하기로 노조와 합의한 지금에도 해당 판결은 유효하다. 대법원이 사건에 대해 재심을 진행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주동자로 지목된 양 전 대법원장은 아직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우지연 공공운수노조법률원 변호사는 7일 더불어민주당 안호영·임종성 의원과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대법원이)파견을 부인한 이유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부적절한 개입 및 위법한 사법행정권의 개입이 있었는지 여부를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KTX 승무원 직접고용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성상영 기자

 

정부의 공공부문 몸집 줄이기, 부작용은 컸다

코레일의 정규직화 방안, KTX 승무 직영화에 이목

 

정부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재부는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인건비 총액과 정원을 통제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높은 인건비가 예산낭비의 주범으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출범 초기부터 방만경영의 상징이었다. 과거 철도청이 KTX 승무 외주화 방침을 정한 이유도 공무원 증원 억제방침과 인건비 절감이었다. 코레일은 KTX 승무 외주화로 정원과 인건비를 줄일 수 있었다. 최근 10년 동안만 봐도 코레일 정원은 31700명 규모에서 26900명 수준으로 5천여 명 감축됐다.

 

현재 KTX 승무는 코레일이 100% 출자한 코레일관광개발이 맡고 있다. 코레일관광개발은 코레일로부터 사업비를 받아 일부는 법인 운영비와 임원 보수 등에 사용하고, 나머지를 임금으로 지급한다.

 

KTX 승무원들은 코레일 정규직이었다면 받았을 돈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박세증 전국철도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임금은 반이고 노동시간은 길지만 진짜 사용자는 숨어있다고 꼬집었다. 해고승무원 33명이 코레일 정규직으로 채용되더라도 KTX 승무 외주화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셈이다.

 

▲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KTX 승무원 직접고용 문제의 원인과 해법을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성상영 기자

 

7일 국회 토론회에 참석한 코레일 소속 현직 열차팀장은 2013년 발생한 대구역 구내 열차 추돌사고를 예로 KTX 승무의 직영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사고 당시 코레일관광개발 KTX 승무원들이 파견법을 위반하며 고객들을 안전하게 탈출시켰다고 고백했다. 이어 기재부가 코레일의 정원과 총액임금만 조정해주면 승무원 직접고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한편 코레일은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에 따라 지난해 ·사 및 전문가협의회를 만들어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관건은 KTX 승무가 코레일 직영으로 전환되는지 여부다.

 

노조 측은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KTX 승무원들을 직접고용 전환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코레일 측은 여기에 부정적이다. 코레일은 지난달 21일 해고승무원 특별채용 합의 직후 자회사가 맡고 있는 승무업무를 코레일이 가져올 때 해고승무원을 전환 배치키로 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오자 사실이 아니다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문화저널21 성상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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