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복용중단 연구, 환자와 국가 위한 ‘또다른 해법’

약제 투여중단 위한 ‘공익적 임상연구’ 통해 환자 만족도 높일수 있어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5/16 [15:49]

항암제 복용중단 연구, 환자와 국가 위한 ‘또다른 해법’

약제 투여중단 위한 ‘공익적 임상연구’ 통해 환자 만족도 높일수 있어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5/16 [15:49]

약제 투여중단 위한 ‘공익적 임상연구’ 통해 환자 만족도 높일수 있어

절감가능한 약제비만 84억544만원, 건보재정 부담 감소 기대돼

2세대 신약들 대상으로 임상연구 이뤄져야…국가 책임론 대두

 

노바티스의 표적항암제 ‘글리벡’을 복용중단 하더라도 40% 안팎의 환자는 암이 재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 투여 중단을 위한 연구가 지속될 경우,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건강보험 재정부담을 줄이는 결과를 이끌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임상연구, 의약품 시판 후에도 필요하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동욱 가톨릭의대 서울성모혈액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글리벡’의 복용중단사례를 통해 공익적 임상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 김동욱 가톨릭의대 서울성모혈액병원 혈액내과 교수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임상연구, 의약품 시판 후에도 필요하다’ 토론회에서 발제를 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당초 이식만이 유일한 완치 치료법이었던 만성골수성백혈병의 경우, 표적항암제의 등장에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이 됐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던 표적항암제는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社에서 개발한 ‘글리벡’이었는데 최근에는 2세대·3세대·4세대 신약이 나오면서 장기생존 환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암에 대항할 인류의 탄환’이라 불리는 글리벡에도 문제는 있다. 글리벡을 장기복용할 경우 결막 충혈과 피부염, 피부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비싼 약가도 환자들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1세대 의약품은 글리벡과 2세대 의약품인 슈펙트의 경우 1년에 1인당 1억 가까이의 비용이 들고, 3세대는 국내에선 처방이 안 되고 있지만 독일에서 약을 신청할 경우 한달 약값만 1500만원이 든다. 완치를 추구하는 4세대 항암제 에시미닙의 경우 1년 약값이 2억원 이상이다.

 

▲ 글리벡의 부작용 사례. 피부염 부터 피부색소침착, 안구충혈 등 부작용이 동반되면서 환자들의 삶의 질이 저하된다.  © 박영주 기자

 

김동욱 교수는 “글리벡뿐만 아니라 2세대·3세대 항암제의 투여중단 임상연구가 진행된다면 향후 환자들이 겪고 있는 부작용과 약가부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동시에 건강보험재정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에선 15개 대학병원의 참여로 5년간 156명을 상대로 글리벡 투여를 중단하는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1차 중단에서 156명 중 99명이 재발하지 않고 57명은 재발했는데, 재발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글리벡을 재투약하자 전원 좋은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재발한 환자들의 동의를 받아 21명을 대상으로 2차 투약중단을 진행한 결과, 9명은 재발하지 않고 12명은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발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은 약 40% 가량이다. 이는 프랑스에서 동일한 내용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38%의 환자가 재발하지 않은 것보다 조금 높은 수치다.

 

 김 교수는 “투약기간이 길수록 재발율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2세대 신약을 대상으로도 이 같은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들이 투약 중단기간과 약제비 절감액을 분석해본 결과, 투약중단을 통해 절감할 수 있는 약제비만 84억544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약제 투여중단 연구의 경우 아직 풀어야할 숙제가 많다.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중단할지, 얼마나 오래 사용하다가 중단할지, 중단보다 저용량을 사용하는 대안은 없는지 등이 있는데 이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공익적 임상연구”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2세대 신약들의 등장으로 글리벡 처방환자와 금액이 줄어가는 만큼 2세대 신약들을 대상으로한 공익적 임상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제약사들에게 시판 후 임상연구를 진행하라고 요구하기는 어렵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부차원에서 공익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공익적 임상연구를 통해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 젊은 여성환자들에게는 안전한 임신이라는 선택지를 제공하며 건보재정 절감연구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익적 임상연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제안에 대해 토론회에 참석한 김국일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개발과 과장과 김은희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초과의약품평가 TF 과장 등 정부관계자들은 “제안해주신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며 “공익임상 연구 허가를 위해 제약기업과의 연계가 필요한 만큼 오늘 의견이 근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답변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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