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술대가 없어진다…외과계 몰락이 가져온 위기

외과의사들, 주당 근무시간 평균 ‘76시간’…주당 130시간 일하기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8/04/25 [10:49]

대한민국, 수술대가 없어진다…외과계 몰락이 가져온 위기

외과의사들, 주당 근무시간 평균 ‘76시간’…주당 130시간 일하기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8/04/25 [10:49]

외과계가 무너지고 있다. 일부 국민들은 단순히 ‘의사들이 밥그릇 타령한다’고 비아냥대지만 외과계의 몰락은 우리 삶의 몰락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그냥 넘길 문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접근해보자. 대한민국에서 외과수술을 맡을 의사가 없어지면 큰 수술은 외국에서 받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돈 없는 서민들은 외국에서 수술할 돈이 없어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의사들이 말하는 수가 문제는 현실적인 문제와 연결돼있다. 적은 돈으로 많은 의료혜택을 보겠다고 지금의 의료수가를 후려치는 것은 사실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외과의사들, 주당 근무시간 평균 ‘76시간’…주당 130시간 일하기도

살인적 근무시간에 고강도 스트레스, 저수가로 보상조차 없어 

선택진료비 없어져서 좋다(?)…의사들은 죽을 맛

신해철법 통과로 의료사고 책임까지 생겨…누가 수술하려 하겠나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는 ‘대한민국 외과계의 몰락, 과연 돌파구는 없는가’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대한민국 5개 외과계학회(대한신경외과학회·대한외과학회·대한흉부외과학회·대한비뇨기과학회·대한산부인과학회)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정의당 심상정·윤소하 의원,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 등이 참석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은 인사말을 끝낸 뒤 일찍 자리를 떠버려 아쉬움을 더했다. 

 

토론을 진행한 의사들은 한 목소리로 지금의 비정상적인 수가체계와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외과계가 몰락하는 주요한 이유에는 △열악한 근무환경 △비정상적인 수가 △의료분쟁에 대한 부담감 △전공의 미달 △전문의 고령화 등이 있다.

 

▲ 이국종 대한외과학회 특임이사가 외과의사들의 근무환경에 대해 보여주고 있다. 이 교수는 "저희 의사들은 항상 손을 환자들의 피로 적신채 육체노동을 하고 있다. 저희도 노동자다"라고 말했다.  © 박영주 기자

 

드라마에서는 의사들의 근무환경이 미화돼 있고 통상적으로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근무환경은 전쟁터나 다름없다. 

 

토론에 참석한 이국종 대한외과학회 특임이사는 “저희 의사들은 화이트칼라 직군이 아니라 블루칼라다. 푸른색 수술복을 입고 항상 손을 환자들의 피로 적신채 육체노동을 하고 있다. 저희도 노동자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노동환경에 대한 보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분노를 표출했다. 

 

신재승 대한흉부외과학회 기획홍보이사가 공개한 설문조사 자료에 따르면, 외과의사들의 일주일 평균근무 일수는 5.9일이며, 주당 평균근무시간은 76.1시간에 달했다. 어떤 외과의는 일주일에 130시간을 일하기도 했다. 한달 평균 당직일수도 6.5일로 대다수 외과의사들이 살인적인 근무환경에 놓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 의료수가는 저수가로 매겨져 있어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사명감’이라는 단어 하나만을 붙든 채, 제살을 깎아먹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의료시스템이 유지되고 있다. 

 

의사들은 최근 정부가 선택진료비를 없애 국민들에게 좋다고 광고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정작 현장의 교수들은 괴롭다. 고강도 업무환경에 노출돼 있으면서 보상도 없는 현실에 대해 국민들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복강경 수술의 경우, 1억~2억짜리 기계가 투입되고 기본 장비만 100만원 이상이 들어가는데도 수가는 일괄적으로 29만원으로 설정됐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고도의 수술을 할때는 100~200% 가까이 수가를 인정하도록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러한 수가를 인정하지 않는다. 

 

‘신해철법’과 각종 의료분쟁 리스크도 외과의들을 힘들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신경외과치료나 에크모 치료 등은 심정지에 준하는 고위험군 환자에게 적용되는 치료다보니 100% 의료분쟁조정 자동 개시법에 들어가게 된다. 

 

의사들은 “세상에 환자를 죽이려는 의사가 어딨겠느냐”며 “의사도 사람이다 보니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위험천만한 상황이 빈번하지만 의사들은 항상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리려고 한다.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 책임을 의사보고 지우면 누가 나서서 수술을 하려고 하겠느냐”고 반박했다.

 

장진우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은 “현재의 시스템은 저수가로 인해 보수는 100원을 받으면서 보상은 1만원을 해줘야하는 시스템”이라며 “영국에서는 의료사고의 대부분이 시스템의 잘못으로 발생한다는 것을 인정하고 정부가 보상을 하도록 돼있다. 하지만 우리는 정부는 가만있고 의사들에게 책임을 지운다. 이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 신재승 흉부외과학회 기획홍보이사가 전문의와 전공의가 부족해지는 현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앞줄에 의원들의 자리는 텅텅 비어있다. © 박영주 기자

 

‘전공의 특별법’의 사각지대…“전문의는 늙어가고 전공의는 실력미달”

중환자실 인력배분도 터지기 일보 직전, 담당 환자수 제한해야

전문의 1명당 14명 이하, 간호사 1명당 중환자 1~2명으로 정해야

 

인턴과 레지던트를 포함한 전공의 수련시간을 최대 80시간으로 제한한 ‘전공의 특별법’도 사각지대가 존재했다. 대부분의 외과수술이 밤 늦은 시간에 긴급하게 이뤄지다 보니 갑자기 발생한 수술에 대한 교육은 이뤄질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김성호 대한신경외과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실제로 저도 전공의 특별법 때문에 밤늦게 발생한 응급수술을 전문간호사와 둘이 진행한 적이 있었다. 당시 제 전공의가 ‘교수님, 도와드리고 싶지만 전공의 특별법이 걸려서 도와드릴 수가 없습니다’라고 위로아닌 위로를 하더라”라고 말하며 수련기간이 부족해진 현실에 대해 우려했다.

 

실제로 전공의 76%가 수련시간이 부족하다고 답변했는데, 전공의 특별법으로 정원이 감축되고 교육시간은 줄어들다 보니 지원율과 전공의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사들은 “단순히 주당 몇시간 이상 일하지 말라는 식의 접근보다는 위험수당과 가산수가 등으로 추가 근무에 대한 보상을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현재 전문의들의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중환자실의 인력배분에도 문제가 있다. 우리나라는 전담 전문의 1명당 담당하는 환자수 제한이 없어 환자관리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이는 간호사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이에 의사들은 전담전문의 1명당 환자수를 14명 이하로 제한하고 간호사 1명이 중환자 1~2명을 담당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을 촉구했다. 

 

준 중환자실에 대한 수가마련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는 준 중환자실 산정횟수가 주당 2회 이상으로 제한돼 있고, 가운이나 고글·장갑·마스크 등의 장비에 대한 수가인정이 안되고 있다. 의사들은 “수가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외과계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이국종 대한외과학회 특임이사가 24일 토론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박영주 기자

 

한편, 이날 토론회는 외과계에 팽배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측면에서 알차게 꾸려졌지만 정작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야할 국회의원들이 일찍 자리를 뜨는 아쉬움이 있었다. 

 

이국종 교수는 “오늘 이 자리에 5개 외과학회 수장들이 오셨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이라면 몇시간만 투자하면 학계 수장들로부터 진실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자리에 계시지 않는다”며 “학회에서도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앞으로 더 힘들어질 것이다. 지금 우리 시스템은 죽을힘을 다해 어거지로 알아서 굴리는 시스템이다.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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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 18/04/25 [17:15] 수정 삭제  
  불참한 국회의원 박인숙 양승조 니들 의사 찾지 말고 걍 뒤져 이국종 교수님 이제 '마스터'야 기본 상식임
국종 18/04/26 [14:44] 수정 삭제  
  국종 센세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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