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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21] 중국인들에게 ‘미세먼지’를 묻다

‘중국 미세먼지에 한국 피해 입어’ 질문에 중국인 대다수 ‘말도 안 돼’

베이징=최재원 기자,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8/04/23 [16:59]

[저널21] 중국인들에게 ‘미세먼지’를 묻다

‘중국 미세먼지에 한국 피해 입어’ 질문에 중국인 대다수 ‘말도 안 돼’

베이징=최재원 기자,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8/04/23 [16:59]

‘중국 미세먼지에 한국 피해 입어’ 질문에 중국인 대다수 ‘말도 안 돼’ 

중국 정부의 환경보호정책에 대해서는 ‘일방적지지’ 보내는 중국인들

 

봄철 우리의 호흡기를 괴롭히는 미세먼지에 대해 여러 가지 추측들이 있다. 그 중 우리가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추측 중 하나가 바로 ‘중국발 미세먼지’다.

 

중국 본토에서 발생한 미세먼지가 서풍을 타고 국내로 유입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매년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 등으로 이미 중국에서 충분히 미세먼지가 유입될 수 있다는 확증을 갖고 있다.

 

중국 시민들은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한국의 피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중국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할까. 베이징의 랜드마크인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 경산공원, 중국의 명문대인 칭화대학교를 돌며 시민과 대학생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물었다.

 

천안문 거리에서 만난 중국인들 “베이징 하늘 맑아져서 좋아”

미세먼지 한국 피해에 대해 “그럴 리 없다” 부정

 

베이징 천안문 근처에는 경산공원이 있다. 이 경산공원 정상에 올라가면 천안문과 자금성을 한 눈에 내려 볼 수있다. 공원을 찾은 날은 자금성은 물론 베이징 도심 곳곳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쾌창한 날씨였다.

 

경산공원 관리자 주 씨는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미세먼지나 스모그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 본적은 없지만, 요즘 같은 하늘을 보고 있으면 대기질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대기질에 대해 관리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선 미세먼지가 중국의 영향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을 꺼내자 "한국에서 온 기자인가?"라고 반문한 뒤 "한국 언론이 만들어 낸 헛소리에 불과하다"고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 베이징 중산공원에서 사진기로 꽃을 찍는 여성. 지난 11일 베이징은 우리나라 하늘과 달리 미세먼지 없는 청명한 하늘이었다. © 최재원 기자

 

베이징에서 18년을 거주해온 60대 남성은 "베이징의 하늘이 점차 맑아지고 있어 좋다"며 "북경 시내 공장이 업그레이드(산업 구조가 개편됐다는 의미) 됐다"며 "정부가 환경정책을 잘 추진한 결과"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중국과 한국의 미세먼지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한국의 미세먼지가 왜 중국 탓이냐"면서 "가던 길이나 가라"고 화를 냈다.

 

중국 시민들은 지난 2014년부터 미세먼지에 대한 단어를 언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알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2015년부터 2017년 사이에 미세먼지가 가장 심각했다고 답했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외출을 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반면, 미세먼지에 대해 우려하고 걱정하는 시민들은 마스크 뿐만 아니라 공기청정기도 구매해 대응하고 있었다. 특히 2015년과 2016년 사이에 중국에서 공기청정기는 불티나게 팔렸다고 시민들은 입을 모았다.

 

허베이에서 베이징을 여행 온 30대 부부는 “허베이의 미세먼지는 정말 심각하다”며 “마스크를 꼭 착용한다. 6000위안(한화 약 108만원)짜리 공기청정기도 구매했다”고 말했다. 두 살 정도 된 아이를 한 쪽 팔로 꼭 안은 채 인터뷰에 응하던 남편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애를 절대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설령 데리고 갈 일이 있다하더라도 급하지 않는다면 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정부 당국의 환경보호정책으로 인해 올해 겨울에는 허베이의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았다”며 당국의 환경정책에 대해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다. 마찬가지로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한 한국의 피해’에 대해서는 “미세먼지가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자의 질문을 일축했다.

 

▲ 지난 11일 중국 베이징의 자금성을 구경하고 있는 관광객들. 정부 당국은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차량 5부제 도입, 경유 자동차 출입 제한 등을 통해 효과를 보고 있다. 이러한 환경보호정책은 중국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최재원 기자

 

하얼빈에서 베이징을 여행 온 50대 부부는 “베이징의 하늘은 이처럼 맑은데 하얼빈은 스모그가 심하다”며 혀를 찼다. 이들은 “하얼빈은 베이징처럼 산업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농사 때문에 봄과 입춘에 나무와 풀을 태운다”며 “하얼빈에서 외출할 때 마스크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중국 시민처럼 중국의 미세먼지로 인한 한국의 피해에 대해서는 부정하면서 이들 부부는 “하얼빈과 같은 시골에서 농작물을 못태우게 정부가 더 힘을 써야한다”며 “하얼빈에서는 여전히 석탄 보일러와 난로를 몰래 사용하고 있다”며 당국의 환경보호정책을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반면, 중국에서 기업컨설턴트를 하고 있는 40대 남성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중국의 스모그가 한국까지 날아간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면서도 “한국과 중국의 오해에서 비롯된 감정이 미세먼지 등으로 나타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은 연합을 통해 서로의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 언론의 주장처럼 중국의 스모그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다면 한국 정부에서 중국에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 해당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하려 하는게 좋은 방향 아니겠느냐"라며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에서 명문대로 손꼽히는 ‘칭화대’ 학생들

미세먼지는 ‘경제발전의 댓가’, ‘환경보다 경제가 우선’

 

지난 12일 베이징 천안문과 자금성, 경상공원 일대에서 진행했던 인터뷰 장소를 중국의 명문대인 ‘칭화대학교’로 옮겼다. 칭화대학교는 북경대학교와 더울어 중국 내 최상위 대학교로 꼽히는 곳으로, 시진핑 주석을 비롯해 중국 국가 정책을 다루는 상당수 고위관료가 이 곳 출신이다. 칭화대 학생들의 의식은 어떨까?

 

칭화대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만난 A 씨는 “한국은 봄에 미세먼지가 심하지만 중국은 대체로 겨울철에 미세먼지가 심하다"며 "한국정부의 환경보호정책을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미세먼지의 책임을 중국으로 돌리는 것을 쉽게 수긍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중국 광동이 고향인 B 남학생은 "고향에는 스모그가 없지만 베이징은 스모그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환경보다는 경제가 우선 발전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스모그는 경제를 발전시키는 댓가 중 하나일 뿐"이라며 말하고, 한국까지 미세먼지가 날아간다는 이야기에는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칭화대학교 내의 건물 앞에 수많은 자전거와 전기 오토바이가 세워져 있다. 지난 2015년부터 미세먼지에 대해 심각성을 느낀 중국 정부는 저감 대책을 위해 ‘자전거 활용’ ‘전기 오토바이·자전거 활용’ 등의 다양한 환경보호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 최재원 기자

 

베이징에 살고있는 C 남학생은 "미세먼지는 복잡한 문제인데, 경제발전 과정에서는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설명하고 "영국도 과거에 경제발전 과정에 있어 환경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였다. 이를 반세기라는 시간을 통해 치료하지 않았냐"며 반문했다.

 

칭화대학교 교직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은 자신의 차를 닦으며 "오늘은 스모그가 거의 없다. 해외에서 바라본 심각한 스모그는 2~3년 전 일로 현재와는 무관하다"고 말하고, 한국의 미세먼지에 대해서는 "그래서 지금 베이징 스모그가 보이나? 의사가 치료를 해줬는데도 병이 안 나았다고 하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나"라며 비판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는 3일 간 일반시민 26명, 칭화대학생 10명 등 총 36명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은 대부분 베이징 시내의 공기질 개선에 만족하고 있었으며, 한국의 중국발 미세먼지 주장에 대해서는 터무니 없다는 반응이었다.

 

특히 중국 정부의 고강도 환경보호정책에 대해서는 인터뷰 대상자를 표본으로 봤을 때 100%에 가까운 지지율을 보였다. 불편함이 있더라고 국가와 시민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게 이유다. 이러한 지지율은 중국의 미세먼지가 대해 ‘점차 나아지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으로 귀결됐다. 

 

그러면서도 많은 중국인들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마스크 착용, 외출 자제 등 나름대로의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미세먼지에 관심이 없다는 시민들도 정부 정책에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는 모습을 통해 ‘사회주의 중국’의 한 단면을 볼 수 있었다. <후원: 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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