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21] 중국 초대형 공기청정기 ‘추마이타’…그 효과는?

[르포] 1천만m³ 정화한다던 추마이타 미세먼지 심한 날엔 가동 안해

송가영 기자, 박수민 기자 | 기사입력 2018/04/16 [09:32]

[저널21] 중국 초대형 공기청정기 ‘추마이타’…그 효과는?

[르포] 1천만m³ 정화한다던 추마이타 미세먼지 심한 날엔 가동 안해

송가영 기자, 박수민 기자 | 입력 : 2018/04/16 [09:32]

1천만m³ 정화하는 공기 생산한다던 '추마이타'

정작 시민들은 효과에 의문

“시안 날씨 달라지는 것 같지 않아”

 

[중국 시안=문화저널21 박수민, 송가영 기자] 최근 5년 동안 중국은 ‘스모그’와의 치열한 전쟁을 벌였고, 그 결과 지난 1월 처음으로 국제기준 수준까지 낮추는 결과를 만들었다. 

 

공기 지수가 심각했던 일수도 보름이상 떨어지면서 정부의 환경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여론도 나오고 있다. 그 중 중국 시안(西安)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미세먼지 문제로 중국 정부가 골머리를 앓았던 도시 중 하나다. 

 

▲ 본지가 3월26일 오후 서안에 도착했을 때는 미세먼지 등으로 하늘이 뿌옇고 고층 건물들도 잘 보이지 않고 있다. © 박수민, 송가영 기자


동부 내륙에 위치한 시안은 여전히 노후된 석탄보일러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 정부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주범으로 지목한 것 중에 하나인 석탄보일러는 여전히 중국 동부 내륙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난방 수단이다.

 

날이 갈수록 시안의 ‘스모그’ 문제가 심각해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과학원 지구과학연구소는 지난해 높이 100m에 이르는 거대한 공기청정기인 ‘추마이타’를 건설했다.

 

‘추마이타’는 축구장 절반 크기의 유리로 된 온실에서 오염된 공기를 빨아들이고, 태양열로 온실 속 공기를 데워 높이 100m의 굴뚝을 통해 깨끗해진 산소를 내보내는 원리를 이용한 도시 대기 정화시설이다.

 

건설 이후 개발자들은 “‘추마이타’를 통해 1천만m³ 상당의 깨끗한 공기를 만들어낼 수 있고 수개월안에 시안의 공기를 맑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말까지만 가동된 ‘추마이타’…미세먼지 심한 3월엔 ‘중단’

미세먼지 심한 날에도 가동 안 해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지는 기간인 3월말, 기자가 시안을 찾았을 때 ‘추마이타’는 이미 가동 중단 상태였다. ‘추마이타’는 중국 정부의 정책에 따라 지난해 12월까지만 가동됐다.

 

지금은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시안의 중심가에서 떨어진 곳에 위치한 ‘추마이타’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산시사범대학교 부근이라는 주소만 갖고 ‘추마이타’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몇 시간을 헤맨 끝에 ‘추마이타’를 발견하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 시안 쥐안루에 위치한 '시안시환경관측소' 바로 옆에 추마이타가 위치해 있지만 아파트 공사 등으로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박수민, 송가영 기자

 

우선 실제로 마주한 ‘추마이타’는 중국에서 공개한 웅장한 사진과 달리 비교적 낮은 네모난 건물에 다소 밋밋하고 하얀색의 두꺼운 기둥이 우두커니 서있는 모습이었다. 

 

중국 관영언론과 정부에서 공개한 사진과도 달라 몇 시간동안 찾아 헤맨 ‘추마이타’의 모습이 맞는지 의심스러웠을 정도다. 100m라는 위압감도 느껴지지 않았을 뿐더러 그저 공사현장에 세워져있는 알 수 없는 건축물 같았다.

 

▲ '추마이타'의 길건너편에는 고층 아파트가 한창 공사중에 있다. 시멘트로 인해 곳곳에서 먼지가 흩날리고 있다. © 박수민, 송가영 기자

 

가장 놀랐던 것은 ‘추마이타’ 바로 옆에서 고층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고 길 건너편에는 산시사범대학교 학생들과 교수들이 사용하는 기숙사, 그리고 일반인들이 거주하는 아파트 등이 위치해 있었다. 

 

시안시의 공기질을 청정하게 만들겠다는 목표로 세워진 ‘추마이타’ 옆에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공사가 이뤄지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취재진은 처음 접한 모습에 그 규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아 가까이 확인해보기 위해 통로를 찾았다. 이 과정에서 ‘추마이타’가 ‘시안시환경관측소’가 바로 올려다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 '추마이타'와 직접 연결되는 입구에 철문이 굳게 닫혀있다.  © 박수민, 송가영 기자

 

그러나 ‘추마이타’와 울타리를 하나 두고 있는 ‘시안시환경관측소’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정문뿐이었다. 이 마저도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경비원들의 감시가 삼엄했다. 

 

결국 아파트 공사 관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갈아엎은 언덕 중턱으로 올라가 ‘추마이타’의 모습을 확인했다. 

 

하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공사중인 아파트들보다 작았고 그 뒤로 보이는 기숙사와도 높이가 얼추 비슷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봐도 밑에서 바라본 모습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 아파트 공사장에서 갈아엎은 언덕에서 바라본 '추마이타' © 박수민, 송가영 기자


실물을 접한 기자는 이런 시설 하나로 도시를 청정지역으로 만들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의문이 들었다. 더군다나 바로 옆에서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공사도 한창이어서 별다른 규제도 하지 않는 것 같다는 의심도 들었다.

 

이에 따라 현재 ‘추마이타’가 가동되고 있지 않은 이유, 운영 실태 등을 설명해줄 관리자나 개발자와 인터뷰하기 위해 영사관을 통해 접촉했다. 

 

영사관 관계자들은 본지와의 전화에서 “저희 쪽에서도 현장 실사를 나가봤지만 ‘추마이타’ 부근에는 이미 출입이 완전히 봉쇄돼 있는 상태였다”며 “개발자들도 이미 가동을 종료하고 연구소로 돌아가 결과를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추마이타’를 가동하고 개발한 연구진들과 개발업체에서는 “미세먼지 측정 결과를 분석 중에 있고 외신을 만나 정부의 입장을 언급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밖에 없었다.

 

시안 주민들 “처음에는 정화됐다고 느껴…지금은 차이 없는 듯”

‘추마이타’ 모르는 주민들 다수…“그런게 있느냐” 도리어 반문

 

▲ 고속도로 위에서 마주친 시안은 미세먼지 등으로 뿌연 모습이다. © 박수민, 송가영 기자


몇 년 동안 답답한 먼지를 들이마셨던 주민들은 ‘추마이타’의 효과를 절감하고 있을까. 현지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인근 주민들을 만났다.

 

‘추마이타’ 맞은편에서 작은 가게를 하고 있는 A씨는 “저게 오히려 주변에 있는 미세먼지만 더 끌어들이고 효과도 없는데 괜히 전력만 낭비한다”며 “다 무슨 소용이냐. 저렇게 해서 시안의 날씨가 크게 바뀐 것 같다고 생각하냐”고 일축했다.

 

한 아파트에서 거주하고 있는 주민 B씨는 “여기서 산지가 벌써 5년째다. 파란하늘이 보이는 것 같지만 체감적으로는 저것이 있고 없고의 차이를 못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추마이타’ 바로 옆의 아파트 공사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 한 인부 C씨는 “이 공사를 작년부터 했는데 겨울에는 돌아가는 소리를 분명히 들었다. 미세먼지가 심할 때는 소리도 크게 났다. 하지만 지금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장소를 옮겨 산시사범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산책하는 주민들, 교수들을 만났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는 바로 뒤에 있는 ‘추마이타’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기숙사 뒤에 위치한 높고 하얀 기둥 같은 건물을 아느냐’, ‘추마이타를 아느냐’ 등을 묻는 기자에게 하나같이 “그런게 있는지 모른다”, “한번도 들어본 적 없다”, “그런게 뒤에 있었나” 등의 답변만 돌아왔다.

 

그렇다면 ‘추마이타’에서 반경 10km 이상 떨어진 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중심가로 나온 기자는 시민들로부터 “효과가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시안에서 수 년 간 식당을 운영해온 D씨는 “제 친구는 날씨가 안 좋아지면 딸을 학교에 보내지도 않는다. 마스크 쓰는 것을 힘들어하니 창문도 안 열고 집에만 있게 한다고 했다”며 “그게 있는지도 몰랐는데 그 정도 크기면 지금 날씨는 어떻게 된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시안에 사는 주민들은 미세먼지가 조금이라도 심해지면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중국 정부가 야심차게 내세운 ‘추마이타’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전역에 이 공기청정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크기도 지금보다 큰 공기청정기를 세워 30㎢ 이내 지역의 공기까지 깨끗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 <후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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