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간판교체…본사부담 100%지만 ‘신종갑질’ 논란도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12/05 [14:54]

편의점 간판교체…본사부담 100%지만 ‘신종갑질’ 논란도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12/05 [14:54]

 

최근 편의점들이 BI리뉴얼이나 브랜드명 변경 등을 통한 간판교체에 착수하면서 소비자들에 색다른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편의점 본사들은 가맹점주들과의 상생협약을 맺고 간판교체 등에 들어가는 비용은 본사가 부담한다는 원칙을 밝혔지만, 일부 업체에서 비용을 우회적으로 가맹점에 부과했다는 논란이 불거지면서 상생으로 포장한 ‘신종 갑질’이라는 비난도 나오는 실정이다.   

 

▲ 편의점 CU(씨유)의 리뉴얼된 간판. ‘Nice to CU(나이스 투 씨유)’ 문구가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BGF리테일) 

 

편의점 CU, 5년만에 BI 리뉴얼…‘나이스 투 씨유’

“간판교체는 신규 오픈점포부터, 100% 본사부담”

 

편의점 CU(씨유)는 지난 4일 BI(Brand Identity)를 리뉴얼하고 이를 반영해 로고‧간판‧어닝패턴 교체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BI 리뉴얼 작업에 들어간 것은 지난 2012년 훼미리마트에서 CU로 브랜드 독립을 한 이후 5년 만으로, 새로 바뀌는 간판에는 CU 옆에 말풍선으로 ‘Nice to(나이스 투)’라는 문구가 들어간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간판교체는 신규 오픈점포부터 기존점포로 순차 적용할 방침이며 교체에 들어가는 비용은 본사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일 CU가맹점주협의회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상생협약을 체결한 만큼 동반성장을 위한 체계적 지원에 나서겠다는 약속을 했다. 

 

위드미→이마트24, 간판교체 과정서 불협화음

가맹점주 “리셋명목으로 1000만원 대출 강요”

본사 “판매대 채우기 위한 것…일송금·예치금 선택 가능하다”

 

편의점의 간판교체 작업은 CU만 진행한 것이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 7월경 편의점 ‘with me(위드미)’에서 브랜드 명을 ‘이마트24(emart24)’로 바꾸고 브랜드 파워를 높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위드미의 브랜드 파워가 약한데다가 점주들을 중심으로 이마트 브랜드를 쓰면 안되느냐는 요청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이를 반영해 브랜드명 변경에 나선 것이다. 

 

▲ 이마트24 편의점의 모습. (사진제공=이마트) 

 

하지만 간판 교체작업에서 적지 않은 불협화음이 나왔다. 지난달 22일 뉴스1의 보도에 따르면 새로 구성된 이마트24점주협의회는 영업표지변경 과정에서 리셋(5년 계약조건 매장개선)과 예치금 증액을 강제한 점포가 있다고 항의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인테리어 이미지 교체작업 비용은 본사가 100% 부담하기로 했는데 1000만원 상당의 예치금 증액을 강제당해 우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동시에 이마트 노브랜드 상품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이마트24 판매대에 노브랜드 상품을 넣는 꼼수를 쓴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트24 측은 “리셋은 낙후된 점포의 격을 높이는 작업의 일환이고, 사전에 점주들로부터 동의서를 받고 있다. 본사가 리셋을 강제할 수는 없다”며 “일부 오해가 있었던 것 같은데 판매대를 채울 여력이 안 되는 점주들에 도움을 드리려 상품예치금을 받은 것”이라 해명했다. 

 

관계자는 “인테리어 개선으로 저장 공간이 넓어지면 제품을 채우는 과정에서 발주금액에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원하는 분들에 한해 최대 1000만원까지 일송금 제도(상품 판매원가 전액 예치금으로 입금)나 예치금 제도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측은 오해일 뿐이라고 선긋기를 했지만, 싫든 좋든 가맹점주들은 1000만원의 비용을 안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간판교체 및 인테리어 작업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세븐일레븐, 7년간 간판교체…바이더웨이 아직도 남아

“간판교체 동의 않는 점주들 있어, 강제할 수는 없는 일”

 

세븐일레븐은 지난 2010년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면서 간판교체작업을 이어왔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현재까지 바이더웨이 간판을 유지하는 점포가 일부 남아있는 상태지만 대부분 교체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 역시도 간판교체에 앞서 점주들에게 동의서를 받고, 동의의사를 밝힌 점포에는 본사 100% 부담 방식으로 교체작업에 착수했다.

 

세븐일레븐 측도 “교체를 동의하지 않는 점주들에게까지 리셋을 강제할 수는 없다. 본사가 간판교체나 인테리어 교체 등 리셋비용을 지원해주는 것은 동의를 표한 점주들에게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치금 제도 등을 통해 강제하는 일은 없다. 어디까지나 리셋은 점주들의 의사가 중요한 것”이라 강조했다. 

 

예치금 제도가 강력하지 않은 탓인지, 세븐일레븐의 간판교체까지는 7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간판교체 및 브랜드 이미지 변경 등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GS25, 2005년 LG그룹서 분리되며 간판 변경

일부 점주들 손해배상 요구하며 법적공방…法, 점주들 손 들어줘

 

GS25는 훨씬 전인 2005년 간판 교체가 있었다. LG그룹에서 GS그룹 계열사가 분리되면서  LG25 간판이 지금의 ‘GS25’로 바뀐 것이다.

 

훼미리마트가 CU로 이름을 변경할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점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14명이 본사를 상대로 소송전에 돌입해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재판부가 “회사의 이익을 위해 표지를 바꾸는 것은 손해발생과 상관없는 계약상 중대한 불신행위”라며 점주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GS25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안착됐지만, 상호‧간판 변경과정에서 항상 일부 점주들의 반발은 있어왔다. 불가피하게 변경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반발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CU의 이번 BI변경은 기존 점주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CU는 “친근하고 밝은 이미지를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시각적 요소들을 재정비함으로써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미래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며 “기존 밝은 라임색과 보라색에서 톤 다운해 시각적 편안함을 줄 것”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리뉴얼을 통한 간판변경은 본사가 일방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 표지를 바꾸는 행위에 해당한다. 본사는 “신규점포에 먼저 도입하고 기존점포에는 순차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 밝혔지만, 과거 사례처럼 또다시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나오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고, 보다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서라도 브랜드 개선작업은 필수적이라고 말하지만 가맹점주들은 이러한 과정들이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호소한다.

 

본사는 가맹점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가맹점주협의회와 상생협약을 맺고 동반성장을 위한 지원약속도 이행하고 있지만, 불협화음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본사가 보다 적극적으로 가맹점주들을 대상으로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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