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출판시장을 휩쓴 국가, 대통령, 인문서적들

김진성 기자 | 기사입력 2017/12/04 [15:30]

2017년 출판시장을 휩쓴 국가, 대통령, 인문서적들

김진성 기자 | 입력 : 2017/12/04 [15:30]

올 한해 서점가를 끌었던 이슈는 ‘대통령’, ‘국가’ 였다. 박근혜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국민들이 한국 정치와 사회를 다시 바라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특히 ‘책 읽는 대통령’으로 알려진 문재인 대통령이 도서에 끼치는 영향력은 막강했다. 대통령이 여름 휴가 중 추천한 도서에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분야 서적들이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비리와 사회전반의 적폐에 피로감을 느낀 국민들이 비리와 부조리, 차별을 고발하는 도서에 대한 수요도 충족시켰다. 관련 도서 출간도 두드러졌다. 다음은 예스24가 올해 출판 트렌드 키워드를 정리한 내용을 요약했다.

 

 

한국정치에 대한 부조리

J. JUSTICE 정의 - 정의는 살아 있다 

 

박근헤 탄핵 사태 이후 잘못된 한국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의 구현을 통해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국민의 염원과 훌륭한 국가와 정의에 대한 개념과 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이 늘었다. 사회 정치 분야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고 특히 정치비평, 한국사회비평 도서 판매량의 신장률은 68.6%에 달했다.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쫓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전 국세청장이 말하는 ‘국세청은 정의로운가’, MBC 해직기자 이용마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의 잇단 출간은 한국 사회에 아직 정의가 살아 있음을 말해준다. 

 

페미니즘 그리고 페미니즘

U. UNDERSTANDING 이해 - 책을 통해 이해하는 삶과 세상 

 

‘한국 여성의 자화상’을 그려낸 소설 ‘82년생 김지영’ 출간 이후 성 불평등이 팽배한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들을 바로 보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결혼, 취업, 경력단절, 독박육아 등 현대 여성들이 겪을 법한 일상적 성차별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풀어낸 ‘82년생 김지영’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SBS 스페셜 ‘82년생 김지영 - 세상 절반의 이야기’ 편으로도 방송되는 등 출간 후 시간이 갈수록 더 높은 관심을 얻으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또한 젊은 여성작가 7인이 페미니즘을 주제로 단편소설을 묶은 테마소설집 ‘현남 오빠에게’,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가 레베카 솔닛의 신작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등 여성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낸 작품들이 다수 출간됐다. 문학 작품을 포함한 페미니즘 관련 도서의 판매권수는 전년대비 751.1% 증가해, 무려 8.5배가 넘게 판매됐다. 

 

도서도 유행 따라 움직인다

M. MEDIA 미디어 - 미디어셀러의 베스트셀러화 여전 

 

tvN 드라마 ‘도깨비’를 시작으로,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남한산성’까지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책과 영화/드라마의 원작 소설, 포토 에세이 등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어 ‘미디어셀러=베스트셀러’의 변하지 않는 공식을 다시금 확인시켜 줬다.

 

연초에는 드라마 ‘도깨비’의 인기와 함께 주인공이 읽은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총 5주간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개봉과 동시에 원작, 각색 소설과 만화책이 함께 큰 사랑을 받았다.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시즌 1 첫 회에 소개된 ‘세계사 편력’의 경우, 방송 전 동기간 비교 판매량이 무려 36985.7% 증가했고, 마지막 방송에서 정재승 교수가 추천한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는 8769.2% 상승, 언급되었던 도서 대부분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장악했다. 

 

촛불이 만든 대통령의 탄생

P. PRESIDENT 문재인 대통령 - 팬덤문화 이끄는 대통령의 탄생 

 

5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출판계를 휩쓸었던 ‘문재인 신드롬’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당선 직후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현직 대통령 자서전 최초로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뒤 4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커버 타임지 아시아판 역시 1분당 42권 판매라는 놀라운 속도로 2016년 가장 빠르게 팔린 도서인 한강 ‘채식주의자’의 1분당 판매권수인 9.6권 기록을 경신했다. 대통령 관련 도서의 사은품으로 제작된 미공개 포토 카드, 포스터, 배지 등은 ‘이니굿즈’라 불리며 도서 판매에 가속도를 붙였고 취임 100일을 기념하여 그간의 행보를 모은 일러스트집 ‘좋아요, 문재인’이 출간되기도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 기간 동안 읽은 ‘명견만리’는 대통령 추천 도서로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예스24 일간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3일간 총 4210부가 판매되면서 연일 화제가 됐다. 

 

상반기 막바지에 시작된 ‘문재인 열풍’은 하반기까지 이어져 11월 30일 기준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 내 문재인 대통령 관련 도서는 무려 6권이나 포함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출판시장 훈풍 베스트셀러의 등장

U. ULTRA - 초대형 작가의 귀환, 초대박 작품의 등장 

 

열혈 독자층을 거느린 초대형 작가들의 화려한 귀환이 연일 이어졌다.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김애란, 베르나르 베르베르, 댄 브라운 등 인기 작가들이 오랜 만에 발표한 작품이 큰 주목을 받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7년 만에 선보인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1편과 2편은 6월 말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후 20일만에 3만 여권 이상 판매되었는데, 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서도 가장 빠른 판매 속도였다. 

 

이 밖에도 김영하 작가는 ‘오직 두 사람’이 출간된 후, 도서 사은품으로 제작한 ‘김영하 맥주잔’이 더 갖고 싶어 직접 본인의 책을 구매하고 굿즈를 받았다는 포스팅을 자신의 SNS에 올려 한번 더 입소문을 타며 도서의 인기를 더했다. 

 

이 밖에도 올해 베스트셀러 1위인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는 2016년 8월 출간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SNS 상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해 대표적인 역주행 도서가 되었다. 

 

2017년 예스24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총 14회, 8주 연속 최장 기간 동안 1위를 차지하며 올 한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언어의 온도’는 최근 3개월(9월 1일~11월 30일 기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41.8% 증가하는 기록을 세우며 놀라운 위력을 과시했다. 

 

문화저널21 김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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