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술의전당, 작가 몰래 작품 ‘무단철거’ 논란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7/12/01 [17:15]

[단독] 예술의전당, 작가 몰래 작품 ‘무단철거’ 논란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7/12/01 [17:15]
▲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입구 (사진=문화저널21 DB)

 

예술의전당, 특정 종교 작품 무단철거 논란

예술의전당 관계자 “작가에게 연락 취하는 게 당연하다”

심영철 작가 “연락 받은 적 없어. 작품 손상 여부도 확인 못하고 있어”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이 오페라하우스 건립 기념 작품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작가와 협의 없이, 특정 종교를 상징하는 작품만 수장고로 이동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5월 예술의전당이 이철희 작가의 ‘운명, 새 날의 시작’이라는 작품을 오페라하우스 입구에 설치하면서 시작됐다.

 

이철희 작가의 작품이 설치된 곳은 기존에 불교적 느낌을 주는 이일호 작가의 조각품과 기독교적 느낌을 주는 심영철 교수의 작품이 있었던 자리다. 두 작품은 각각 2012년, 2016년에 이동 조치됐다. 

 

강제 이동된 작품들은 지난 1993년 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환경조각전' 기획전시에 출품돼 자문위와 심사를 거쳐 전시된 작품들로, 전시 종료 이후 예술의전당에 제공된 것들이다.

 

작품을 제작한 심 교수는 “제 값을 받지 않고 기부형태로 (예술의전당에) 제공한 작품”이라며 제공배경을 설명했다.  

 

문제는 예술의 전당이 해당 작품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작가와 어떠한 협의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무리 소유권 이전이 됐다고 할지라도 작품의 철거‧이전 과정에서 잘못된 해체나 이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훼손의 여지, 작품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장소의 불일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작가와의 협의는 필수적이다.

 

▲ 심영철 교수의 작품이 철거된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입구에 새로운 작품이 들어서 있다. ©최재원 기자

 

하지만 본지 확인결과 작품을 제작했던 심 교수는 작품 철거와 관련해 예술의전당으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심 교수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어느 날 일이 있어 예술의 전당에 갔다가 작품이 없어진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면서 “관계자들에게 내 작품이 어디로 갔느냐고 물었더니 ‘연락 안 갔어요?’라는 말 뿐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내 작품이 사라졌는데 예술의전당에서는 이와 관련해 어떠한 말도 해주지 않고 있다”면서 “건너건너 작품이 손상되어 철거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손상이 됐는지, 손상이 됐다면 어디가 어떻게 손상이 됐는지도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 교수는 “이런 일이 어떻게 있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너무 상처를 받았고,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한편, 예술의전당은 추후 해명자료를 통해 “(철거 작품이)제대로 기능하지 않은데다, 외부에 설치되어 아이들의 안전문제로 수장고로 옮겼다”고 설명하고, 작가협의를 거치지 않은 문제에 대해서는 “작품을 구입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 설치하게 됐고, 기능상 문제로 이동보관 조치한 것으로 사전협의가 요구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을 바꿨다.

 

또한 종교편향과 관련해서는 “작품에 대해 종교적 ‘느낌’이라는 주관적 판단으로 종교색채를 부각하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일호 작가의 작품은 2012년 실내로 이동되어 심영철 작가의 작품 이동과 4년여의 시간차를 보일 만큼 서로 무관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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