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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가 만든 '케모포비아'
 
송가영 기자 기사입력 :  2017/11/1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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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케모포비아' 홍역을 앓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릴리안 생리대가 촉발제였다. 해당 브랜드 제품들의 부작용 사례가 줄줄이 나왔음에도 기업은 피드백도 하지 않았고 정부는 "접수된 피해사례가 없다"며 일체의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소송까지 제기되고 나서야 식약처는 조사에 착수했고 릴리안을 판매한 '깨끗한 나라'는 제품을 회수하고 환불 조치했다.

 

생리대는 여성으로 태어나면 뗄래야 뗄 수 없는 '대체 불가'한 물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좋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용해야 했고 조금 더 나은 제품을 찾아 사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케모포비아'가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케모포비아'는 화학(chemical)과 공포증(phobia)의 합성어로 화학물질에 대한 공포증을 의미한다. 대체불가한 물건들에서 인간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는 화학물질들이 검출되고 사람들이 이를 기피하는 현상을 지칭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어다.

 

전문가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에 대한 정의를 섣불리 언급하는 것이야말로 '케모포비아'를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정성분에 대해 완벽히 조사되지 못한 두루뭉실한 내용, 혹은 그 내용으로 '좋다' 혹은 '나쁘다'라는 이분된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매체로만 통해 접할 수 있는 대중들에게는 한쪽만 믿게 만들기 때문이다. 

 

화학물질들은 대게 연구자의 기준, 개체수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인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후 또 다른 연구가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 애당초 정부가 부작용 사례가 나오고 있는지 동향을 세세하게 살피고 인력이 부족하다면 관계부처와 협력을 통해서 파악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대중들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정보들을 무작정 공개할 것이 아니라 해당기업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제품 성분 재조사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 정부가 알고 있는 내용을 빨리 발표하려는 것도 이해하지만, 언론-미디어 매체로만 접하는 소비자들은 결국 '좋다' 혹은 '나쁘다' 중 하나의 결론에만 집중하게 된다.

 

'좋다'는 내용을 들어도 찝찝하게 사용하게 되고 '나쁘다'는 내용을 들으면 '케모포비아'와 같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상황들이 반복될 때마다 화를 내고 피해를 입는 것을 결국 대중들의 몫이다.

 

실체가 보이지 않는 공포는 사소한 계기 하나만으로도 크게 불어난다. 이름만 들어도 광범위한 '화학물질'은 사람들에게 실체가 보이지 않는 공포를 준다.

 

실체도 잘 모르는 공포는 '케모포비아'를 만들고,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우리나라 전반적인 부분에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문화저널21 송가영 기자 song@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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