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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잉어 선생님 / 송찬호
 
서대선 기사입력 :  2017/10/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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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 선생님

 

물칠판에

선생님이 뭐라 쓰시는지

우리 모두 지켜보자

 

옳아,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그리시네

둥글게 둥글게 생활하자고

동그라미를 열 개 더 그리시네

 

우리 연못에 

새로 오신

예쁜 잉어 선생님

 

# ‘그렇다구 그랬어, 우리 선생님이’ 순간 어린 사촌들이 조용해졌다. 유년시절 올망졸망 모여 앉아 서로 제가 옳다고 고집을 피울 때, ‘선생님’은 지식과 권위의 종결자가 되셨다. 학생들이 일개 ‘교육 소비자’로 변질되지 않았던 시절, 인터넷으로 지식을 교류하지 못했던 시절, ‘선생님’은 본받아야 할 모델모방의 가장 영향력 있는 대상이었다. 

 

학교라는 사회적, 교육적 현장에서 선생님의 말씀과 행동은 관찰의 대상이 된다. “물칠판에/선생님이 뭐라 쓰시는지/우리 모두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관찰학습에서 모델모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모델이 성공한 사람이거나, 매력적이거나, 힘이 있거나 할 때 영향력 강한 모델이 될 수 있다. “우리 연못에/새로 오신” 선생님은 “예쁜 잉어 선생님” 이다. 어린 물고기들이 닮고 싶어 하는 모델이다. "예쁜 잉어 선생님“께서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그리”신다. 모델인 선생님의 행동을 인식하고, 그 행동을 상징적인 형태로 기억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데, 선생님이 그리는 “동그라미”를 바라보던 어린 물고기들은 그 “동그라미”가 “둥글게 둥글게 생활하자고” 하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인다. 이런 “연못”학교에 왕따는 없겠다. 다른 아이를 괴롭히고 폭력을 행사하는 ‘일진’도 없겠다.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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