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널21] 포스코 권오준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직 두고 억측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사례 있어…‘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압박 커지며 부담 가중

박수민 기자 | 기사입력 2017/10/20 [17:01]

[저널21] 포스코 권오준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직 두고 억측들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 사례 있어…‘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압박 커지며 부담 가중

박수민 기자 | 입력 : 2017/10/20 [17:01]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최근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에 오른 것과 관련, 재계를 중심으로 권오준 회장의 퇴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이 퇴진을 고심하면서 이후 임기가 보장되는 세계철강협회로 거처를 정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미지=세계철강협회 홈페이지 캡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최근 세계철강협회 부회장에 오른 것과 관련, 재계를 중심으로 권오준 회장의 퇴진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추측성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이 퇴진을 고심하면서 이후 임기가 보장되는 세계철강협회로 거처를 정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박근혜 정권의 입김으로 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는 의심을 받았던 권오준 회장이 현 정권에서 경영을 이어나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의 방증이다. 여기에 최근 청와대에서 국정농단 문건이 수차례 발견됐다는 발표가 잇따르면서 문재인 정부의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도 맥락을 같이한다.

 

포스코는 지난 1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2017 세계철강협회 연례총회 이사회’에서 임기 3년(2017년 10월~2020년 10월)의 회장단에 선임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부회장으로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 합류하게 된 권오준 회장은 규정에 따라 내년에는 회장직에 오른다.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 선임되면 1년차에는 부회장, 2년차에는 회장, 3년차에는 다시 부회장의 임기를 수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권오준 회장은 사장 시절인 2012년부터 세계철강협회 내 기술분과위원장으로 활동해왔으며, 포스코 회장 취임 이후 2014년부터는 협회 내 의사결정기구인 집행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을 이어왔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정권 퇴진 이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권오준 회장은 회장직 유지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됐다.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지으면서 사법처리는 면했지만, 여전히 그는 박근혜 정권의  꼬리표를 달고 있다.

 

때문에 재계는 권오준 회장이 포스코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도 철강업계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세계철강협회 회장진으로 발길을 선회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권오준 회장은 황창규 회장과 함께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을 받으면서 검찰 수사를 받았고, 연임 여부에 대해서도 여러 추측들을 낳은 바 있다. 여러 의혹을 받는 상황에서 권오준 회장과 포스코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강력 부인해왔다. 

 

당시 권오준 회장 입장에서 정부를 앞세운 권력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정권이 교체된 현 상황에서 이와 같은 의심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사태에 대한 재수사를 지시한 것과 당시 특검의 핵심전력이었던 윤석열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되면서 수사 재개 가능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재수사가 시작될 경우 권오준 회장이 또 다시 수사 대상에 오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데, 그러면 회사의 대외적 이미지와 경영 상황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지난 6월 미국의 통상 압력 완화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 방미 경제인단의 참여를 강력히 원했던 권오준 회장이었지만, 청와대가 발표한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한상공회의소나 청와대 측에서는 비공식적으로 불법, 탈법기업의 최고경영자 방미수행을 제한했다는 설명이 나왔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재벌총수들이 만나는 간담회 자리에서 청와대의 분위기가 오뚜기와는 미묘하게 다른 것을 놓고 문재인 정부와의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일자리 창출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철강산업 특성상 비정규직이 높은 포스코에 대한 무언의 압박이라는 해석이다.

 

현재 권오준 회장은 한국철강협회의 회장직도 겸임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철강협회 회장단에도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한국 철강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권오준 회장의 압박감도 더욱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재계에서는 권오준 회장이 오는 연말 자진사임을 발표하고, 내년 주주총회에서 퇴진하는 형태로 해 후임 회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하고 있다.

 

과거 정준양 전 포스코 회장의 사례 또한 이런 전망에 힘을 더한다. 과거 정준양 전 회장은 포스코 회장직에서 내려오면서도 세계철강협회 회장직은 임기 만료시까지 유지했다. 이런 사정을 비춰볼 때 권오준 회장도 임기 중 포스코 회장직에서는 물러나되, 세계철강협회의 회장진으로서의 역할은 유지하며 명예를 지키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 홍보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의 세계철강협회 회장진 합류는 그간의 성과와 업적들이 높은 평가를 받아 오르게 된 것”이라며 “올해 권오준 회장이 퇴진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적극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임기 중 회장직을 내려놓는다고 해도 세계철강협회 회장진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저널21 박수민 기자 sumin@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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