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러니 취준생들,공무원 시험에 목 멜 수밖에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7/10/20 [16:51]

[기자수첩] 이러니 취준생들,공무원 시험에 목 멜 수밖에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7/10/20 [16:51]

우리은행과 금융감독원, 강원랜드가 최근 채용 비리 사실이 드러나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청년 취업난이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는 뉴스와 함께 뒤따라오는 뉴스가 바로 채용비리다.

 

문재인 정부 하의 첫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17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우리은행 인사팀으로부터 받은 ‘2016년 우리은행 신입사원 공개 추천현황 및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50여명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한 우리은행은 이중 10%에 해당하는 16명을 특혜채용 한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우리은행 한 센터장이 추천한 것으로 적혀 있는 기업체 CFO고객 자녀의 경우 비고란에 ‘여신 740억, 신규여신 500억 추진’이라고 기재됐다. 이를 통해 우리은행이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고객이 은행 거래를 하는 대가로 이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금융권의 비리를 감독하는 금융감독원과 국정원 직원들 자녀 일부가 특혜 채용되면서 ‘취업도 대물림 하는 시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문제는 이러한 채용 비리가 있었던 당시 우리은행 하반기 공개 채용에 무려 1만7000여 명이 지원했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은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대마불사의 신화는 깨졌지만 여전히 은행권 취업에 대한 취준생들의 관심은 뜨겁다.

 

이처럼 은행 취업에 대해 취준생들의 관심이 높은 이유는 다양한 복지제도와 근무환경, 연봉 등도 꼽을 수 있겠지만 최근 은행들이 유행처럼 진행하고 있는 블라인드 채용의 효과도 분명 존재한다.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학력, 전공, 자격증 등이 가려진 순수한 필기전형과 면접 전형을 통해 신입사원을 채용한다는 점에서 취준생들에겐 공정한 취업 경쟁의 장이 됐다. 

 

하지만 우리은행의 이러한 채용 비리는 결국 블라인드 채용은 허울뿐이라는 점을 시사해준다. 뿐만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터진 금융감독원과 강원랜드의 채용 비리는 공정 경쟁을 통한 채용은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결국 취준생들이 취업을 위해 향하는 곳은 공무원 시험학원이다. 과거 일제 강점기 시대에도 공무원 시험의 경쟁률은 지금처럼 높았다. 그 이유는 일본인과 친일파가 아니면 취업도 승진도 어려울뿐더러, 그나마 공무원 시험이 흔히 말하는 빽 없는 조선인에겐 가장 공평하고 공정한 채용 방식이었기 때문이다. 

 

빽 없는 취준생들이 몰려가 높은 경쟁률을 형성하는 공무원 시험 때문에 대기업 산하 경제연구소, 금융권에서는 ‘향후 우리나라 경제의 미래가 어둡다’, ‘국가 경쟁력 상실’ 등을 외치며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직시해보면 취준생들이 공무원 시험에 열광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취준생들은 많은 일자리보다 공정 경쟁을 통한 채용이 더욱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 빽이 없어 공평하고 공정한 채용을 찾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게 과연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iyr@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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