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프레임] ‘뻥’으로 끝나가는 홍준표의 정치사찰설

시기도 내용도 신빙성 떨어져…박근혜·황교안 겨냥한 자충수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10/10 [11:53]

[정치프레임] ‘뻥’으로 끝나가는 홍준표의 정치사찰설

시기도 내용도 신빙성 떨어져…박근혜·황교안 겨냥한 자충수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10/10 [11:53]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박영주 기자 / 자료사진)  


시기도 내용도 신빙성 떨어져…박근혜·황교안 겨냥한 자충수

박범계 의원 “통신제한조치도 통신사실확인도 아냐…확실히 뻥이 세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수행비서의 전화가 문재인 정부로부터 통신조회를 당했다며 ‘정치사찰’을 주장했지만 이는 거짓으로 드러났다. 

 

통신조회 6건 중 4건은 박근혜 정부 때 이뤄진 것이며, 나머지 2건도 성완종 리스트 수사목적이나 군부대 방문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 사실상 ‘자충수’를 뒀다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9일 홍준표 대표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달 전인가 통신사 자료제공 기록을 보니까 검찰·경찰 심지어 군에서도 내 수행비서의 전화기를 통신 조회했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정치사찰을 하고 있는 것”이라 불쾌감을 표출했다. 

 

홍 대표는 “겉으로는 협치 하자고 하면서 아마 우리 당의 주요인사들은 통신조회를 다 했을 것이다. 이런 파렴치한 짓은 해선 안 된다. 정치공작 공화국”이라 문재인 정부를 향한 맹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홍 대표의 이러한 비난은 거짓말로 끝날 가능성이 높은데다가 오히려 황교안 권한대행, 나아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목을 옥죄는 발언이 되고 있다. 시기상으로도, 내용상으로도 ‘정치사찰’이라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기 때문이다. 

 

시기의 오류…6건 중 4건은 文정부 출범 전

책임 있다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혹은 朴정부에 

 

자유한국당이 공개한 통신자료 제공내역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통신자료가 제공됐다. 

 

경남지방경찰청에서 작년 12월13일과 올해 2월24일 두차례, 이후 3월23일과 4월12일 2차례, 대선 이후에는 8월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8월21일 육군본부가 각각 통신조회를 한 내역이 있었다.

 

강효상 대변인은 “저희로서는 이를 상당히 심각하게 보고, 통신자료 제공사실이 어떤 연유에서 벌어졌는지 관계기관은 밝혀야 한다. 야당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이 아닌가 하는 의혹과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라 의구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러한 통신조회가 야당을 향한 사찰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 5월9일 대선이 치러지고 그 다음날인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식을 가졌다. 5월10일 취임해 인수위 없이 출범한 정부가 작년 12월13일, 올해 2월24일, 3월23일, 4월12일에 야당을 향한 사찰을 목적으로 통신조회를 했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 시기상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 책임을 묻는다면 당시 국정을 운영했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나, 직전 정부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책임이 있을 것이다. 

 

남은 2건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지만, 군부대가 조회했다는 8월21일의 경우 홍준표 대표가 22일 강원 홍천군의 보병사단을 방문하기 전 단순 신변조회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8월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통신조회를 한 것 역시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된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조회한 것으로 추정돼 문재인 정부의 야당탄압 주장과는 무방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의 오류…통신자료 확인 감청과 달라

박범계 “통신제한조치도, 통신사실확인도 아닌 수사기법일 뿐”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수행비서 전화기가 통신조회된 것과 관련해 “결국은 내가 누구하고 통화하는지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서 통신조회를 한 것 같은데 거기 보면 통신조회를 하면 옛날하고 달라서 통신사에서 통보를 해주게 되어 있다”며 감청설을 제기했다.

 

그는 다른 의원들에게도 “오늘부로 핸드폰 위치기능을 꺼버리라. 그러면 위치추적이 되지 않는다. 결국은 요즘 와서 도감청을 하겠다는 것은 내용보다도 위치추적을 통해서 누굴 만나는지 그것을 알아보기 위해 통상 그렇게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박영주 기자 / 자료사진)   

 

하지만 판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홍준표 대표의 정치사찰 주장은 터무니없는 뻥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확실히 뻥이 세다. 마치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정치사찰로 포장하니 허참”이라고 헛웃음을 터뜨렸다. 

 

박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밝혀진 6건의 홍 대표 비서 통신자료확인은 감청과 같이 통신내용을 확인하는 통신제한조치가 아니다. 뿐더러, 발신과 수신내역 통화시간 상대방 기지국위치를 확인하는 통신사실확인도 아닌듯하다”며 홍 대표가 주장한 감청설이나 위치추적설이 허무맹랑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통신자료확인은) 휴대전화번호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보려는 인적사항조회로 보이는데, 이는 통상 범죄혐의가 있는 피의자와 수차례 통화한 전화번호가 드러나 도대체 이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려는 수사기법 중 하나”라며 “물론 법원의 허가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하는 수사방법”이라 설명했다.

 

박 의원은 오히려 수사기관이 홍준표 대표의 수행비서 통신자료를 확인한 이유가 더 궁금하다며 과거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 혐의를 받았던 홍 대표에 대한 의구심을 에둘러 드러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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