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구 회장, 금호타이어 ‘등판’ 초읽기

형 박삼구가 놓친 물고기 '금호타이어' 동생 박찬구 손에 쥐어질까

임이랑 기자, 박수민 기자 | 기사입력 2017/09/27 [09:46]

박찬구 회장, 금호타이어 ‘등판’ 초읽기

형 박삼구가 놓친 물고기 '금호타이어' 동생 박찬구 손에 쥐어질까

임이랑 기자, 박수민 기자 | 입력 : 2017/09/27 [09:46]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한 금호그룹 재건을 그렸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꿈은 사실상 물거품이 돼버렸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해 채권단과 팽팽한 기싸움을 펼쳐온 박 회장은 26일 금호타이어 경영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에 사실상 채권단이 개입,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금호타이어의 주인이 과연 누가 될 것인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문화저널21 신광식 기자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게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쥐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발 맞춰 박찬구 회장의 금호타이어 등판도 가시화되고 있다.

 

최근 잇따른 금호타이어 매각 불발로, 박찬구 회장을 난항에 빠진 금호타이어의 '구원투수'로 지목하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의반 타의반으로 입찰에서 물러섰던 박찬구 회장에게도 형인 박삼구 회장과 동일한 기회를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과거 계열분리 전 지배구조 상에서 금호타이어 지분을 직접 보유함으로써 구사주라는 책임이 발생, 입찰 자격조차 얻지 못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의 유동성 위기를 불러왔던 박삼구 회장에게는 우선매수권이 주어지면서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호타이어의 매각과 관련해 채권단이 중국의 더블스타와 한창 협상을 진행할 당시 방산 기업인 금호타이어를 중국 기업에 매각할 경우 기술이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업계 3사 중 유일하게 T-50 훈련기 군용트럭 지프차 등에 장착되는 군용타이어를 생산, 방위산업 타이어 관련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과거 쌍용자동차 사건은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에 넘어가면 안 된다는 또 하나의 근거가 됐다. 중국기업에 매각될 경우 고용불안과 노사관계의 불협화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대여론에 매각을 주관하던 산업은행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올해 상반기 실적 부진을 이유로 매각가 인하를 요구하고 나섰고, 산업은행은 매각이 최우선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뒤엎고 협상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금호석화 '합성고무' 분야와 '시너지' 높아

노조와도 '상생구도' 가능성

 

박찬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경영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합성고무 분야에서 국내 1위이자 세계 순위권에 들어가는 기업이다.

 

금호석유화학의 합성고무 제품은 금호타이어와 한국타이어, 넥센타이어, 미쉐린 등 유명 타이어 제조사의 원료로 사용된다. 따라서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가 만난다면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금호타이어 입장에선 ‘물 만난 물고기’와 같은 상황이 된다.

 

뿐만 아니라 금호타이어 노조와 임단협 문제 등으로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온 박삼구 회장에 비해 박찬구 회장은 노조와 큰 갈등 없이 회사를 잘 이끌어간다는 점에서 노사갈등과 고용불안정 등의 문제는 접고 들어갈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11년 금호그룹 내 형제의 난이 발생했을 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노조가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당시 여수공장, 울산공장, 금호미쓰이화학 등 계열사 노조 등은 탄원서에 박 회장은 평생을 금호석유화학에 종사해 온 분으로 무엇보다도 우리들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있다화학산업 전문인으로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선처 해달라고 호소했다.

 

정치권에서도 박찬구 회장보다는 박삼구 회장에 더 호감을 느끼는 모습이다.

 

올해 5월 대선 당시 호남 지역정가에선 박삼구 회장이 노골적으로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일각에선 박삼구 회장이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금호타이어를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로 편입하기 위한 술수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막상 대선 결과의 뚜껑이 열리자 박삼구 회장이 원하는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와 달리 박찬구 회장은 정치적인 중립을 통해 대세를 관망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러한 점에서 정치권에서은 박삼구 회장보다 박찬구 회장 쪽에 더 호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향후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금호타이어는 호남지역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금호타이어를 외국으로 매각하거나 타 기업에 매각하는 방식이 취해진다면 호남 민심의 전문가라 자처하는 지역구 의원들이 입을 타격은 불을 보듯 뻔하다.

 

따라서 호남지역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금호타이어를 광주 출신인 박찬구 회장에게 넘겨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제시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 당시 박찬구 회장은 박삼구 회장의 결정을 만류했다당시 박삼구 회장이 동생의 입장을 반영해줬다면 금호타이어가 지금의 상황으로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박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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