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ew]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각자도생’

‘형제의 난’ 탓(?)…금호타이어 매각 두고 형 아닌 채권단 편 서
터부시 됐던 금호그룹 오너 일가 여성 임원 배출 전망도…박주형 상무, 첫 여성 CEO 될까

박수민 기자 | 기사입력 2017/09/15 [18:11]

[view]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각자도생’

‘형제의 난’ 탓(?)…금호타이어 매각 두고 형 아닌 채권단 편 서
터부시 됐던 금호그룹 오너 일가 여성 임원 배출 전망도…박주형 상무, 첫 여성 CEO 될까

박수민 기자 | 입력 : 2017/09/15 [18:11]

‘형제의 난’ 탓(?)…금호타이어 매각 두고 형 아닌 채권단에

터부시 됐던 금호그룹 오너 일가 여성 임원 배출 전망도

박주형 상무, 첫 여성 CEO 될까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최근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채권단이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박삼구 회장과 ‘형제의 난’을 빚었던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박찬구 회장이 박삼구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CP 부당지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모든 소송을 취하하면서 7년간의 금호家 ‘형제의 난’이 종지부를 찍게 됐다. 글로벌 경제악화 등 산업별 구조조정의 압박으로 기업의 생사를 앞둔 상황에서 소송을 계속 진행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호家 두 형제간의 불화는 박삼구 회장이 박찬구 회장의 만류에도 불구, 6조6000억원의 거금을 들여 대우건설 인수를 감행한 지난 2006년부터 시작됐다. 이를 계기로 금호그룹이 자금난에 허덕이게 되자 박찬구 회장이 지분율을 18.47%까지 높였고, 지분에 대한 암묵적 약속이 파기되면서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에 분노한 박삼구 회장은 박찬구 회장을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자신도 경영에서 물러났다. 잠잠해지는 듯 했던 형제의 난은 2010년 두 형제가 경영에 다시 복귀하면서 재점화됐고, 7년간 지속됐다.

 

‘형제의 난’ 종료에도 감정의 골 여전…‘금호’ 상표권 두고 채권단편 들기도

금호산업과 ‘금호’ 상표권 분쟁은 진행 중…아직 조정 절차에 있어

 

지난해 박찬구 회장의 항소 포기로 두 형제의 난은 일단락 됐지만,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은 아직 해소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채권단과 상표권 문제 등으로 공방을 펼쳐가던 중에도 박찬구 회장은 형 박삼구 회장이 아닌 채권단 편에 섰다. 금호타이어 매각에 대해 채권단 의견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이다.

 

채권단이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기 위해서는 ‘금호’ 상표권에 대해 공동 상표권을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동의가 필요한데, 회사 측이 당초 상표권 사용에 대해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힘과 더불어 박찬구 회장까지 힘을 더했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달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석유화학협회 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채권단이 (최근 결정한 내용에서) 바꾸지 않을 것 같다”며 “이미 확정된 것 같던데, 우린 채권단이 하는대로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구 회장과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회사인 금호산업과 함께 ‘금호’ 상표권에 대한 공동 소유자 지위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금호아시아나와 분리되기 전인 2009년까지만 해도 금호산업에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했지만, 박삼구 회장과 ‘형제의 난’이 벌어지면서 금호석유화학 측은 ‘금호’ 브랜드에 대한 공동소유권을 주장했고 상표권료를 내지 않았다.

 

법정싸움으로 번진 상표권 다툼에서 1심 재판부는 공동 소유권을 인정했고, 금호산업의 항소로 2심이 시작됐지만 재판부가 조정철차를 권하면서 현재 조정 과정에 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금호’ 상표는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의 공동 소유로 아직 조정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찬구 회장, 경영승계 작업도 색달라…‘여성 자녀 경영권 참여’ 금기 깨

“시대가 바뀌었다, 두고 볼 것” 박주형 상무 대한 기대감 드러내기도

 

올해 신년사와 주주총회 등에서 밝힌 바와 같이 시대 변화에 적극 대응을 강조했던 만큼, 박찬구 회장의 경영승계 작업도 색다르다.

 

재벌 3세의 경영권 승계는 여타 기업들과 다를 것 없는 이야기지만, 금호家 내에서 전통적으로 금기시 돼왔던 ‘여성 자녀의 경영권 참여’가 박찬구 회장으로부터 깨지게 된 것이다.

 

현재 금호그룹 오너일가 중 입사와 동시에 임원에 오른 여성은 박찬구 회장의 딸 박주형 상무가 유일한 존재다.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를 졸업한 박주형 상무는 2010년 당시 대우인터내셔널(現 포스코대우)에 입사해 커리어를 쌓았다. 이후 2015년 7월 금호석유화학 구매자금부문 담당 상무로 입사하면서 금호家 첫 여성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금호석유화학그룹 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일가 3세는 박주형 상무를 비롯, 박찬구 회장의 장남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와 故 박인천 창업주의 차남 故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다.

 

이들 가운데 박주형 상무에 더욱 이목이 쏠리는 점은 금호家 여성 중 처음으로 계열사 지분을 취득하고 경영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금호그룹 오너일가는 1946년 창업 이래 아들만 경영에 참여할 수 있고, 딸은 계열사의 지분조차도 소유할 수 없도록 금해왔다. 박삼구 회장의 딸인 박세진 씨는 전통에 따라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전업주부로서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찬구 회장은 이와 같은 금기를 깨고 ‘능력이 있으면 딸도 경영 참여가 가능하다는 생각’으로 박주형 상무를 경영에 참여시켰다. 박주형 상무는 박찬구 회장의 뜻에 따라 2012년 12월 계열사 금호석유화학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고, 경영에도 뛰어들었다.

 

박주형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가며 경영 보폭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는 23만3953주, 0.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찬구 회장은 지난달 17일 석유화학협회 사장단 회의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박주형 상무의 최근 경영 행보에 대해 “두고보겠다”며 더욱 더 경영에 적극 참여할 예정인 것을 암시,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또한 금호가의 여성 경영 참여 금지 전통에 대해서도 “다른 기업에선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지 않나. 시대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박주형 상무가 입사한지 이제 2년정도 됐다”며 “박주형 상무는 향후 구매자금부문 담당 외에도 다른 직군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전했다.

 

문화저널21 박수민 기자 sumin@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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