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우리는 무엇을 왜 두려워하는가? 영화 ‘그것’

정재영 청소년기자 | 기사입력 2017/09/12 [16:45]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우리는 무엇을 왜 두려워하는가? 영화 ‘그것’

정재영 청소년기자 | 입력 : 2017/09/12 [16:45]
▲ 정재영 청소년기자 (용인외대부고 1학년)    

미국 호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의 작품 ‘그것’은 1990년에 TV 미니 시리즈로 만들어졌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고, 팀 커리의 ‘페니와이스’라는 캐릭터를 남겼다. 미니 시리즈의 완성도와 별개로 컬트 팬들의 수가 상당했지만, 이런 화제성을 띄게 된 것은 24시간 2억뷰를 돌파한 완성도 높은 예고편의 역할이 컸다. 대게 영화가 예고편을 통해서 얻는 화제성과 완성도가 반비례할 때도 빈번하다. 그러나 2017년 ‘그것’은 걱정과 달리 오리지널과 비교해서 뿐만 아니라 혼자서도 만족스러워 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영화가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두려움이다. 페니와이스는 특히 어른들보다는 보호받아야 하는 어린이들을 먹잇감으로 노린다. 부모에게 학대를 받았거나, 너무 많이 보호를 받았거나, 혹은 어린 나이에 충격적인 사건을 겪었거나, 모든 캐릭터들은 자기 자신만의 아픔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공포를 극대화시키는 것이 페니와이스의 역할이고, 주인공들이 소속되어 있는 ‘찌질이들의 모임’은 다가오는 공격들을 막아내고 극복한다. 이런 면에서 영화 ‘그것’은 공포 영화보단 성장 영화의 특성을 더욱 많이 띈다. 아이들의 공포심뿐만 아니라 그들의 애정과 같은 섬세한 감정 표현을 보여주는 시간을 많이 갖고, 개개인의 문제점들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클라이막스때 각자의 두려움을 하나하나씩 이겨내는 모습은 스티븐 킹의 원작 소설이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정확하게 전달한다. 침착하게 보여줄 것들을 보여주며 인물들을 빌딩하는 똑똑한 영화이다.

 

소설이 원작이기 때문에 영화는 많은 것들을 보여주어야 한다. 각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두려움, 그리고 그들이 서로 만나고 엮이면서 보여주는 케미스트리와 감성. 영화는 각 캐릭터를 간결하지만 임팩트있게 정리하고, 필요 이상의 설명을 하지 않는다. 모든 스토리 요소는 결국 페니와이스와의 대결로 이끈다. ‘찌질이들의 모임’ 구성원들은 모두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영화가 끝나도 각 캐릭터의 성격이 기억에 남는다. 영화는 지속적으로 분위기가 바뀌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르가 혼란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그저 신날 땐 신나고 무서울 때 무서울 줄 안다는 점이 강조된다.

 

▲ (이미지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 (이미지제공=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 ‘그것’의 가장 큰 장점은 상업적 호러영화들이 쓰는 편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들에 대한 폭력을 보여주기 꺼려하는 할리우드에게 반항을 하듯이 영화 ‘그것’은 오프닝부터 겁 없이 실행한다. 필요 이상의 CG는 쓰지 않고, 이유 없는 갑툭튀는 사용하지 않는다. 불필요할 정도로 잔인하지는 않으나, 보여주어야 할 때에는 더욱 더 과감하게 보여준다. 배우들의 연기는 준수함을 넘어서고, 빌 스카스가드가 연기한 2017의 페니와이스는 1990의 팀커리의 페니와이스보다 더욱 무섭고 강렬하다. 광대가 알게 모르게 주는 불편함과 괴기함을 명확하게 표현했고, 관객의 공포를 자극한다. ‘신세계’와 ‘아가씨’의 촬영을 맡은 정정훈 감독의 영상미는 영화의 분위기에 겹을 더하고, 사운드 디자인은 끝없이 빠르게 진행되는 영화에 몰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페니와이스는 약한 자들의 두려움을 먹고 살고, 보호받지 못하는 이들은 그의 표적이다. 즉, 페니와이스는 공포 그 자체이다. 하지만 이 공포를 대응하는 사회의 자세는 모순적이다. 지도의 부재로 인한 청소년의 나약함을 피해자들로부터 찾는다. 아직 다 성장해야하는 유년기에 받은 상처는 평생 남는다. 이런 문제점들은 스티븐 킹의 소설이 처음 출판되었을 때 보다 더욱 심화되었다. 사람들이 어떠한 것을 왜 두려워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상대방에게서 찾을지, 혹은 자기 자신을 탓할지 고찰해 보아야한다.

 

감수=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저널21
썸네일 이미지
[단독] 적십자사 '비프탈레이트 혈액백' 검토 안한다
저널21
[단독] 적십자사 '비프탈레이트 혈액백' 검토 안한다
대한적십자사의 혈액백 입찰을 두고 프레지니우스 카비와 GC녹십자가 경쟁하는 가운데, 국정감사 당시 녹십자라는 특정 업체를 밀어주는 발언을 한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에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산업/IT
썸네일 이미지
김연아 앞세운 ‘SKT 평창올림픽 광고’ 결국 광고 중단
산업/IT
김연아 앞세운 ‘SKT 평창올림픽 광고’ 결국 광고 중단
SK텔레콤이 ‘피겨 여제’ 김연아를 내세워 ‘평창동계올림픽 홍보 캠페인 광고’를 방영했다가 창피를 당하게 됐다. 특허청이 해당 광고를 부정경쟁행위로 판단, 광고 중단 시정권고를 내린 것이다. 공식후원사가 ...
소비/트렌드
썸네일 이미지
[알고먹자] 미세먼지엔 커피보단 보리차(茶)
소비/트렌드
[알고먹자] 미세먼지엔 커피보단 보리차(茶)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건강을 염려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폐쇄성 폐질환과 천식, 심장질환 등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등의 관리가 필수적이...
소비/트렌드
썸네일 이미지
‘술인 듯 음료수인 듯’…1인가구가 만든 ‘과일·탄산주’ 열풍
소비/트렌드
‘술인 듯 음료수인 듯’…1인가구가 만든 ‘과일·탄산주’ 열풍
‘혼술족’ 및 ‘YOLO’ 힘입어 국내시장 정착술 못해도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 심리 ‘명중’다양한 주류 카테고리 확대 ‘포문’ 열기도  지난 2015년 ‘자몽에이슬’과 ‘부라더소다’ 등으로 시작된 과일리큐르(...
사회일반
썸네일 이미지
알바 '을질'에 한숨쉬는 고용주…손놓은 구직업체
사회일반
알바 '을질'에 한숨쉬는 고용주…손놓은 구직업체
최근 '알바추노'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다. 알바추노는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이 아무 예고없이 연락을 끓거나 잠적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신조어로, 각종 커뮤니티에서 자신의 알...
저널21
썸네일 이미지
비트코인은 어떻게 시장의 ‘신뢰’를 얻었나
저널21
비트코인은 어떻게 시장의 ‘신뢰’를 얻었나
비트코인, 가상화폐가 뭔가요? 인류는 끊임없이 편의를 추구하는 동물이다. 생각까지 귀찮아진 인류는 급기야 생각을 대신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해 4차 산업이라는 덧을 씌우고 상상하지 못할 속도로 기계...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MJ포토] '시민들이 속탄다'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