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성없는 야당의 ‘살충제 계란’ 공세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08/22 [15:29]

[기자수첩] 반성없는 야당의 ‘살충제 계란’ 공세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08/22 [15:29]
 © 박영주 기자

‘닭이 먼저인가 달걀이 먼저인가’ 이것만큼 정답 없는 소모전은 또 없을 것이다. 살충제 계란 사태로 불안해하는 국민들은 “그래서 앞으로 달걀을 어떻게 할 속셈이냐”고 묻지만, 국회의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지금 그 달걀을 낳은 닭이 누구인지가 문제”라고.  

 

시작은 유럽이었다. 벨기에·독일·네덜란드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언론의 보도가 있은 직후, 문재인 정부는 우리나라 계란은 안녕하십니까 하고 껍질을 벗겼다. 그러자마자 피프로닐, 비펜트린에 DDT까지, 오염될 대로 오염된 썩은 계란의 민낯이 드러났다. 

 

놀란 식약처는 서둘러 전수조사에 나섰지만 허점투성이의 모습만을 보여줬다. 애먼 농장이 살충제 계란 낙인이 찍히는가 하면, 하루에 두 번씩 발표내용을 정정하는 일도 벌어졌다. “우리 계란과 닭고기는 안전하다”던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말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인수위 없이 이제 출범 100일을 맞은 문재인 정부의 ‘실수’에 야당은 신명이 났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의 야3당은 이때다 싶어 고개를 들고 류영진 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살충제 계란 사태의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게 전가하고 있다.

 

류영진 처장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조사된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하다”는 섣부른 발표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잘못된 정보를 공개해 시장을 어지럽히고 애먼 농장주들의 눈에 눈물을 흘리게 한 것 또한 질타 받을 일이다.

 

하지만 지금의 국회는 류영진 처장의 잘못보다 더욱 질타 받아야할 추태 중의 추태를 보이고 있다. 불안해서 식탁에 계란반찬은 못 올리겠다는 어머니들의 시름과 당장 자식 먹여 살릴 걱정을 해야 하는 농장주들의 애끓음은 뒤로 한 채 야당은 이번 사태를 문재인 정부의 잘못으로 몰아가고, 여당은 이전 정부의 책임이라 반격하며 ‘살충제 계란의 어머니’를 찾고 있다. 

 

○ 살충제 계란 사태 낳은 朴정부, 3년간 잔류농약검사 '無'

○ 30일 근무한 식약처장 책임 따진 김승희 의원, 식약처장 재임 1년간 뭐했나  

 

굳이 살충제 계란을 낳은 어머니를 찾고 싶다면 2016년 국정감사 당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기동민 의원의 지적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기동민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확인해본 결과, 계란을 대상으로 한 잔류농약검사는 최근 3년간 단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국민들이 먹는 닭과 계란관리에 소홀한 것을 넘어 아예 관심조차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살충제 달걀을 낳은 ‘어미 닭’을 찾는다면 여기에 답이 나와 있다. 

 

이러한 과정을 알고 있는 국민들로서는 어머니가 누구냐며 책임을 묻는 자유한국당의 태도와 이에 동조하는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모습이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2015년4월부터 2016년3월까지 약 1년간 식약처장으로 재직한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1년간은 싸그리 지워버리고, 취임 30일에 접어든 류영진 식약처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1년간 무엇을 했나’라는 국민들의 질문에 김 의원은 뭐라고 답변할까. 

 

문재인 정부의 잘못이 있다면 지금 계란의 껍질을 벗긴 것이 되겠다. 이전 어느 정부도 하지 않았던 전수조사를 실시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계란을 먹기 위해 언젠가 한번은 벗겼어야 할 껍데기, 그걸 벗긴 현 정부에게 기다렸다는 듯 정의감 넘치는 질책을 쏟아내는 야당의 모습 뒤로 ‘개돼지들은 궁금해 하지 말고 살충제 계란이나 먹으라’는 과거의 비아냥이 비쳐진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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