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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근혜에 바치는 자유한국당의 '헌박선언가(獻朴宣言歌)'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  2017/08/0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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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태극기와 장미꽃 등을 자택앞에 붙여놓은 모습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자유한국당이 내놓은 혁신선언문은 가히 충격적일 정도로 완벽했다. 

 

혁신선언문이 아니라 ‘헌박선언가(獻朴宣言歌:박근혜에 바치는 선언노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구구절절하게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소위 박사모의 심경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1943년 11월 내선일체 사상을 전면에 내세워 학도병 지원을 촉구하던 문인 최남선의 글을 본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오직 자유대한민국 수호와 발전을 열망하는 국민들만 바라볼 것”이라는 문구 역시도 정확히 핀 포인트로 태극기 집회 세력을 짚어 그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커밍아웃’으로 볼 수 있었다. 

 

감옥에 수감된 ‘나대블츠 503’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열과 성을 다해 바득바득 우겨왔던 48년 건국절 주장 역시도 자유한국당 혁신선언문을 고스란히 관통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48년 건국 이래 자유민주진영이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우고 지켜온 나라다.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한 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이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었다는 긍정적 역사관을 가진다”는 문구에서는 뉴라이트의 식민지 근대화론을 읽어낼 수 있다. 놀라울 정도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찬바람이 쌩쌩 부는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과 서로의 체온에 의지해 불렀던 ‘헌법제1조’ 노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기본적인 가치도 자유한국당은 전면 부정했다.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믿는다”는 선언은 나향욱 전 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이나 “국민은 레밍”이라 칭했던 김학철 전 자유한국당 충북도의원의 그것과 똑같아 보이는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는 목표도 어색할 뿐이다. 결국 자유한국당이 겨냥한 이들은 ‘강성귀족노도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 이었다. 홍준표 대표가 “내가 흙수저 출신”이라고 말했을 때 흙수저 대학생들이 코웃음을 쳤던 것처럼 허울뿐인 서민 코스프레가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한다. 

 

‘신(新)보수주의’를 전면에 내세우며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이념과 조직의 재정비에 상응해 대대적 인적혁신과 인재영입도 이뤄져야 한다”는데, 탄핵의 ‘탄’자도 담겨있지 않고 인적쇄신은 언급조차 없는 혁신선언문을 보고 어느 인재가 들어갈지도 의문이다. 

 

혁신선언문의 마지막 문단은 헌박선언가의 화룡점정이었다. “혁신위 활동을 둘러싼 그 어떤 압력이나 영향도 배제한다. 오직 자유 대한민국 수호와 발전을 열망하는 국민만 바라볼 것이다.”

 

결국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에는 귀를 닫고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로 대변되는 국민에만 취해있겠다는 자유한국당의 혁신선언문에 과연 어떤 국민들이 잘했다고 박수쳐줄까.

 

아직까지 자유한국당은 朴씨 일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혁신을 위해 무엇을 먼저 버려야 할지,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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