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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보고 배워라’…비교화법에 머쓱해진 포스코 권오준
포스코 미국수출 애로사항 묻던 文, 오뚜기 칭찬으로 압박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  2017/07/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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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미국수출 애로사항 묻던 文, 오뚜기 칭찬으로 압박

美수출 정부지원 필요하면 일자리 창출부터(?)…대책마련 돌입한 포스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내 기업인들을 만났다. 상춘재에서 진행된 ‘야외 호프타임’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지만 무언의 압박과 견제가 오가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 오뚜기 함영준 회장에 대한 청와대의 태도가 미묘하게 달라 눈길을 끌었다. 

 

“정부가 많이 도와주고 있다”는 덕담을 건넨 권 회장은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들을수록 믿음이 잘 안가네(웃음)”라는 뼈있는 농담을 듣고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오뚜기에 대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칭찬 릴레이가 이어졌다.

 

▲ '심리적 거리감' 문재인 대통령(왼쪽)의 바로 옆에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서있는 반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오른쪽에 동떨어져 있다. (사진=청와대)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진행된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사전환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권오준 포스코 회장에게 “요즘 아마 미국에 철강수출 때문에 조금 걱정하시죠?”라고 물었고, 권 회장은 “저희들은 당분간 그냥 미국에 보내는 것은 뭐 포기했습니다. 해서 중기적으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작정을 하고 여러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포스코가 미국 수출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자 문 대통령은 “이런 문제는 기업이나 협회 쪽과 정부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할 텐데”라고 말했고, 권 회장은 “정부에서 요즘 많이 도와주고 계셔서, 산업부도 그렇고 총리님도 부총리님도 마찬가지고”라고 화답했다.

 

그러자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들을수록 믿음이 잘 안가네”라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아니 잘 나가다가”라며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렇지 않은 듯한 대화지만 권오준 회장은 속으로 뜨끔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순방길에 포스코가 제외되면서 문재인 정부와의 불화설이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다. 

 

포스코 입장에서는 미국 수출과 관련해 반덤핑 관세 등의 문제가 걸려있어 방미 일정에 꼭 참석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청와대가 포스코를 명단에서 제외하면서 상당히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수출문제를 언급한 것도 일종의 돌보기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바로 이어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들을수록 믿음이 잘 안가네”라는 말이 실제 청와대의 의중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일자리 창출 및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철강산업의 특성상 비정규직이 높은 포스코와의 관계에 훈풍이 불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우려가 사전간담회에서 얼핏 비쳐진 것이다. 

 

▲오뚜기와 포스코, 문재인 대통령의 모습 (사진제공=오뚜기, 포스코, 청와대)

 

포스코 권오준에게는 '질책' 오뚜기는 '띄워주기'

문재인 대통령의 투트랙 화법, 포스코 향한 정규직화 압박

 

포스코 권오준 회장과의 대화 직후 바로 오뚜기 함영준 회장과 대화를 이어간 것 또한 일자리 창출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무언의 압박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요즘 젊은 사람들이 오뚜기를 갓뚜기로 부른다면서요”라며 “고용도 그렇고, 상속을 통한 경영승계도 그렇고, 사회적 공언도 그렇고, 아마도 아주 착한 기업 이미지가 갓뚜기라는 말을 만들어낸 거죠. 젊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그런 기업이 된 것 같다”고 극찬을 이어갔다. 

 

대통령은 또한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도 아주 잘 부합하는, 그런 모델기업이기도한데 나중에 노하우도 한번 말씀해주시면 좋겠다. 결국 기업도 국민들 성원이 가장 큰 힘이니까 앞으로 아주 잘 발전할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며 거듭 격려의 말을 잊지 않았다. 

 

쏟아진 대통령의 관심에 함영준 회장은 “대단히 송구스럽다”면서도 연신 미소를 지었다. 

 

오뚜기가 비정규직 정규직화, 일자리 창출에 톡톡히 힘을 발휘하는 만큼 중견기업인 오뚜기에 칭찬을 계속함으로써 다른 기업들에게 정규직 전환 압박을 하려는 청와대의 의중이 ‘호프타임’ 형태의 사전환담에서 고스란히 표출됐다. 

 

이같은 청와대의 의중을 읽은 듯 포스코 권오준 회장은 간담회를 마친 직후 회사로 돌아와 긴급 본부장 회의를 소집해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대책마련에 고심했다.

 

권 회장은 “대통령께 제조업에 스마트 솔루션을 접목한 하이브리드산업으로 육성하여 새롭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며 “다른 기업들이 추진하거나 추진할 계획인 정책들 중에 우리가 참고할만한 것들이 있었다. 벤치마킹해서 우리 것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일자리 나누기, 비정규직 전환 문제, 1차뿐 아니라 2~3차 협력기업과의 상생협력 활동을 눈앞의 비용으로만 인식하지 말고 산업 생태계 전반에서 우리 경쟁력 향상방안으로 사고를 전환해 적극 검토하는 것이 좋겠다”고 당부해 문재인 정부의 ‘더불어 잘사는 경제’ 플랜에 적극 동조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미국 수출 부문에 있어 문재인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 문제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포스코가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는 말처럼 정부지원이 절실한 포스코에게는 일단 일자리 문제를 해결이라는 과제를 이행하는 것이 급선무다. 

 

한편, 이날 사전환담에서 맥주잔을 손에 쥔 문재인 대통령은 “기업이 잘 돼야 경제가 잘 됩니다. 국민경제를 위하여, 더불어 잘 사는 경제를 위하여”라는 건배사를 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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