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100대 국정과제-교육] 수능 절대평가, 득(得)일까 독(毒)일까
줄 세우기식 교육제도 전면 개편 예고…블라인드 면접 도입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  2017/07/21 [16:1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줄 세우기식 교육제도 전면 개편 예고…블라인드 면접 도입 

금수저만을 위한 절대평가 논란…“사교육 많아져 양극화 가속될 것”

 

문재인 대통령이 100대 국정과제를 통해 ‘줄세우기식’ 기존의 교육제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예고했다. 진보 성향이 강한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으로 앉힌 것 역시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의지가 반영된 결과물이었다. 

 

상대평가로 운영되고 있는 현행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돌리고, 고등학생들이 대학생들처럼 자기가 원하는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고교학점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대학입학금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국공립 대학의 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교육제도 개편이 오히려 ‘금수저’들을 위한 것이라며 “좋은 국공립 대학을 보내기 위한 사교육이 더 많아질 것이다. 교육에서도 양극화현상이 가속될 것”이라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개혁바람 불어치는 고등학교, 대입제도

고교학점제 시범도입 및 학생부 종합전형 강화

서울대 70%가 고소득자…이젠 좋은 대학은 금수저들만

 

문재인 정부가 제시한 ‘100대 과제’ 중 교육부문에 해당하는 과제로는 △유아에서 대학까지 교육의 공공성 강화 △교실혁명을 통한 공교육 혁신 △교육의 희망사다리 복원 △고등교육의 질 제고 및 평생·직업교육 혁신 △미래 교육환경 조성 및 안전한 학교 구현 등이 있다.

 

이를 위해 시행되는 세부적 계획들은 그야말로 혁신적이다.

 

가장 급진적 개혁이 불어 닥치는 곳은 고등학교다. 먼저 ‘고교학점제’를 내년부터 시범 도입해 학생들이 대학생들처럼 자신이 듣고 싶은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시범도입 대상학교는 전국적으로 100여개 학교지만 오는 2022년까지는 모든 고교를 대상으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동시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학생부전형 위주로 대입제도를 대폭 수정할 방침이다.

 

 

▲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막바지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박영주 기자 / 자료사진)

 

이를 놓고 교육계 일선에서는 갖가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조건 암기와 줄세우기식으로 채워진 기존 한국교육의 틀을 전면적으로 바꿔 창의성과 사고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학업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상승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리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오히려 ‘깜깜이 전형’으로 불리는 학생부 전형이 강화돼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송기석 국민의당 의원실이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대입제도 대국민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7.6%가 ‘불공정, 깜깜이 전형’이라 불신을 드러냈다.

 

실제로 ‘광화문1번가’에도 정시 비중 확대를 요구하는 안건들이 상당수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학부모는 “잘사는 집 학생들의 경우, 고액으로 컨설팅업체 등의 도움을 받아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한 학생부를 자랑한다. 하지만 못사는 집 학생들은 본인들이 혼자 힘으로 하다 보니 업체의 손길을 거친 것보다 서툴고 부족한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종’이라 불리는 학생부 종합전형은 교사가 자체적으로 평가를 내리는 만큼, 학생들이나 학부모가 평가기준을 알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최근 국공립 대학인 서울대학교 역시도 재학생들의 70%가 고소득 가정 출신인 것으로 밝혀지는 등 교육계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학생부전형이 강화될 경우, 좋은 대학은 금수저들만 갈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수능 위주의 교육제도 개편을 통해 순기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출신 대학이나 고교에 따라 차별이 발생하거나 특혜를 보는 관습이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취업 시에 출신대학을 보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이 보편화 돼야만 교육평준화가 빛을 발한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마련돼 학생과 학부모의 불신을 없애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문재인 정부는 우선 대입 면접과정에서 ‘고교명 블라인드’ 제도를 도입하고 지방의대와 약대에 한해서는 지역고교 출신 30%을 의무 선발하게끔 해 형평성을 확보할 것이라는 방침을 세웠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이야기가 있듯 5년이라는 임기 내에 당장의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가 향후 차별 없는 사회를 위한 첫 단추를 꿰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박영주 기자 / 자료사진)

 

요람에서 대입까지…국가의 ‘원스톱 보육·교육’ 

누리과정 내년부터 전액 국고지원…국공립 유치원 확대

 

고등학교 무상교육, 외고·자사고 일반고화

대학 등록금 완화하고 지역별로 공영형 사립대 육성

 

북유럽 복지제도가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면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은 ‘요람에서 대입까지’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문재인 정부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교육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지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논란이 됐던 누리과정(만3세~5세 무상보육)을 전액 국고지원으로 바꾸고, 종일 돌봄교실을 초등학교 전 학년으로 확대 운영한다. 

 

2020년부터는 고교 무상교육을 시작해 2022년까지 완성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외국어고등학교와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등은 전부 일반고로 전환해 고교평준화를 실현할 예정이다.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지만 고교평준화에 반대하는 이들이 사실상 ‘내 자식만 잘되면 된다’는 내로남불적 인식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장기적으로 사립의 공립화, 고교평준화는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종국에는 최근 조국 민정수석의 모친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부친이 내지 않았던 법인세 논란에 이어 숭의초등학교 학교폭력 은폐사건 등 굵직굵직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사학법 개정’이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인사말 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됐던 대학 등록금 문제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를 통해 학자금 대출 이자를 줄이고, 대학입학금을 단계적으로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생들은 입학금 단계적 폐지라는 원론적 대안보다 전면 폐지로 가야 한다며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고 있고, 대학 측은 경영난 등의 이유로 단계적 폐지에 반발하고 있어 향후 적지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수도권 대학에 인재가 집중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공영형 사립대’도 도입·확대할 방침이다. 공영형 사립대는 지역에 있는 경쟁력 있는 사립대에 정부가 운영비를 50% 가량 지원하고 이사회 절반을 공익이사로 채워 정부가 대학 운영에 적극 개입하는 방안이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2019년부터 공영형 사립대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국립대와 사립대로 나뉘는 대학의 이중구조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동시에 전문대학교의 질을 높이고자 지원방안을 확대하고, 공영형 전문대학교를 적극 운영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부실대학교에 국고를 지원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80%에 달하는 사립대 비율을 줄이고 국공립 대학을 늘리기 수월할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사학비리를 정부 차원에서 감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순기능이 많은 방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김상곤 교육부장관을 필두로 교육에 대한 전면개편을 예고하면서 기존 교육제도에 익숙해져 있는 교육계 일선의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제도를 손봐야 하는 만큼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화저널21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광고

[MJ포토] 항아리 퍼포먼스 선보이는 전국사
저널21
[단독] 적십자와 녹십자의 끈적한 '혈(血)맹'
썸네일 이미지
헌혈을 하기 위해 헌혈의 집을 방문하면, 간단한 검사를 거쳐 채혈을 진행한... / 최재원 기자, 박영주 기자, 임이랑 기자
많이 본 뉴스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