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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동네카센터에 '2017 대한민국'을 묻다
매출·인력수급 하향평준화 되는 ‘동네 카센터’
영세 자영업자 배려 없이 최저임금 1만원은 ‘직격탄’
 
임이랑 기자 기사입력 :  2017/07/14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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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정비 기술 배우려는 인력은 턱 없이 부족

영세 자영업자 배려 없이 최저임금 1만원은 직격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고용 한파는 여전히 우리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더욱이 최저임금 1만원 인상안을 두고 노동계와 재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1인 사업장에 대한 배려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현재의 상황을 뉴스나 기사로 접할 때마다 동네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이상숙 사장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 2010년 경기도 부천시 부일로에서 태영자동차정비서비스를 개업한 이후 수년간 혼자 일을 해왔다.

 

매출이 좋던 과거에는 직원을 채용하기 위해 인터넷에 구인도 하고 주변에 수소문도 했지만 자동차 정비업을 배우려는 사람이 선뜻 나서지 않아 채용을 포기했다. 채용을 위해 다른 카센터보다 높은 월급을 책정해뒀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장을 찾아오는 구직자는 없었다.

 

손에 기름때를 묻혀간다는 이유로 자동차 정비 기술을 배우려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매출까지 줄어들어 이 사장은 직원 채용은 뒷일로 미뤄둔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저임금까지 대폭 인상 된다면 사람 한 명이 아쉬운 동네 카센터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 이상숙 사장이 하루 일과를 시작하기 위해 셔터문을 올리고 있다.   © 임이랑 기자

 

보증기간 길어져 대기업 공업사에 손님 몰려

설자리 잃어가는 동네 카센터 '정적만' 

 

지난 7일 기자는 이 사장이 혼자서 운영하고 있는 태영자동차정비서비스를 방문했다. 태영자동차정비서비스 내부에는 4주형 리프트와 엔진오일, 다양한 차들의 부품이 가지런지 정돈돼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오전 840분에 정비소에 도착한 이 사장은 셔터 문을 열고 청소를 시작한다. 기자가 나타나자 이 사장은 자동차 정비업 환경이 과거에 비해 너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비할 것들이 많았다. 특히 소모품 중에 수동미션, 타이밍 벨트라는 게 있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이런 부품이 고장 나면 혼자서 정비하기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요즘은 자동차 엔진이 많이 발전해서 관련 소모품들도 많이 제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차들은 엔진이 단순하고 간단해져서 부속 수명 또한 연장되고 둘이 할 일을 혼자서 해도 별로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당시 신차세제혜택을 통한 신차 구입 유도 정책 때문에 도로에서 달리는 대부분의 차량이 자동 기어 형식으로 바뀐 것도 정비업계가 변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 사장은 과거에는 수동 기어 형식으로 출시된 차량이 80~90%였지만 지금은 5%도 안 될 것이라며 요즘은 자동 기어 형식으로 출시된 차량이 많아서 굳이 운전면허 1종 보통을 취득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멋쩍게 웃었다.

 

또한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새로운 기술이 접목돼 나오는데다 자동차 회사들이 AS와 리콜 명목으로 서비스 기간을 굉장히 늘려놨기 때문에 굳이 정비소에서 차량을 수리할 이유도 사라졌다.

 

과거에는 자동차회사들이 3년에 6km 정도를 보증기간으로 내세웠지만 현재는 5년에 10km를 보증하고 있다. 즉 보증기간이 2배 이상이 증가하게 됐다.

 

하지만 이 사장은 1인 기업의 애로사항은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래도 자동차 정비 일을 하다보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둘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예를 들어 브레이크 오일을 교환하려면 한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브레이크 페달을 살짝 밟아주면서 오일 교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 타이어 펑크를 수리하고 있는 이상숙 사장.    © 임이랑 기자

 

모든 1인 사업장의 애로사항이겠지만 손님이 오는 시간과 날은 예측할 수 없다. 이 사장은 자동차 정비가 한 대씩 들어오고 출고되면 좋은데 동시에 여러 차량이 들어오면 굉장히 곤란하다며 웃었다.

 

그는 고객들 입장에선 빨리 수리해 차를 운전해야하기 때문에 재촉하는 경우가 많다나는 최대한 빨리 수리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기에 이 사장은 직원을 한 명 채용하길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 사장이 처음 정비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도로에는 10년 이상을 타는 차량이 많았고 해당 차량들은 고장이 잦고 소모성 부품 교환주기도 짧았기 때문에 수입이 짭짤했다.

 

하지만 지금은 정비업계의 환경이 많이 바뀐 데다 수입도 예전처럼 높지 못하다. 이 사장은 하루 평균 매출이 30~40만원 정도 된다고 귀띔했다. 과거에 비하면 매출이 반 이상 줄어들었다고 이 사장은 말했다.

 

그는 직원 한 명 정도를 채용하고 싶지만 4대 보험에, 점심·저녁 식대에, 퇴근 시간도 보장해줘야 한다이러한 부분을 내가 감당할 수 없다. 욕심은 나지만 사장인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해서 직원에게 피해주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인상될 경우 안 그래도 매출이 반 토막 나있는 상황에서 인건비가 두 배로 들기 때문에 직원 채용은 더더욱 힘들 것이라며 갈수록 차량 정비를 하려는 사람도 줄어들고 있는데 인건비마저 대폭 상승하는 것은 우리 같은 사람들의 입장을 전혀 반영하지 않는 처사라고 씁쓸해했다.

 

실제로 이날 이 사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은 무려 2시간이 지난 오전 1040분이 됐지만 태영자동차정비서비스를 찾는 고객은 없었다.

 

너무 답답한 나머지 손님이 너무 없네요라고 묻자 이 사장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아예 손님이 없는 날도 있다며 혀를 찼다.

 

그는 오히려 취재를 온 기자의 등을 토닥이며 손님이 좀 와야 취재가 재미있겠지만 여기는 공장에서 일하는 것과 다르다.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며 위로했다.

 

▲ 태영자동차정비서비스 내부 사진. 각종 엔진오일과 차량 부품들이 가지런히 정리돼 있다.     © 임이랑 기자

 

대기업 공업사 차리고 싶어도 "돈 때문에.."

정부의 엉뚱한 규제(?) 동네 카센터 '헤드라이트 교체'도 불법

 

만약 이 사장처럼 개인 정비소가 아닌 대기업 프랜차이즈 정비소를 했다면 어땠을까. 이 질문에 이 사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대기업 본사에선 기술지원도 해주고 고객관리를 직접해준다. , 첫 고객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정비소를 방문하면 자동차 점검 정비 내역서라는 것을 쓰는데 거기에는 고객 정보를 제공하게 돼 있고 신차를 구매해도 고객 정보가 수집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정보는 고객의 지역 프랜차이즈 정비소에 일임을 해 소모품 주기도 알려준다나 같은 일반 영세 자영업자는 이런 부분이 힘들다고 말했다..

 

더욱이 대기업 프랜차이즈 정비소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평수와 장비, 인력을 갖춰야 한다. 모든 것을 갖추고 프랜차이즈 정비소를 개업하려면 몇 억원의 돈이 필요하다. 그야 말로 영세자영업자에겐 그림의 떡이다.

 

이 사장은 우리 정비소를 흔히 카센터라고 부르지만 정확히 말하면 3급 공업사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정비공업사의 등급은 작업장의 면적이나 자격증 보유 인원수, 기계장비, 공구류에 결정이 되는데 이 많은 것을 감당할 수 없으면 카센터를 하게 된다대기업 프랜차이즈 정비소는 이 모든 것을 다 갖췄기 때문에 1급 공업사라고 강조했다.

 

그렇기에 이 사장은 1급 공업사를 운영할 수 있는 자격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3급 공업사인 카센터를 운영한다.

 

이 사장의 3급 공업사의 수리 가능 범위는 정비, 부품 교체, 점검 수리까지다. 수리 가능 차종은 승용차, 소형 이하 승합차, 화물차다.

 

2급 공업사는 3급 공업사의 수리 가능범위와 함께 엔진과 미션 수리, 판금, 도색까지 추가로 가능하다. 수리 가능한 차종도 3급 공업사와 같다.

 

1급 공업사는 건설기계를 제외한 모든 차량을 수리 할 수 있으며 2급과 3급 공업사의 수리 가능범위와 함께 엔진과 미션 수리 및 판금 도색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이 사장은 라이트 교체 같은 경우는 쉬운데도 3급 공업사는 수리를 할 수 없다이런 부분은 정부가 규제를 좀 개선해줬으면 한다고 아쉬워했다.

 

손님이 찾아오지 않자 이 사장은 기자에게 시원한 음료수를 건냈다. 이 사장은 손님이 없어서 민망하기는 하지만 정비업을 시작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어려운 일을 잘 마무리 했다든지, 다른 공업사에서 고치지 못한 차를 내가 고쳤을 때 굉장히 뿌듯하다며 흐뭇해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정말 고치기 힘든 고장이었는데 손님에게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했다며칠 동안 고장원인을 찾아서 수리했더니 손님이 잘 고쳤다고 칭찬해줬다며 미소 지었다.

 

▲ (위 사진) 좁은 사무실 공간에서 이상숙 사장은 각종 사무자료 정리와 새로운 차량의 기술을 공부한다. (아래) 엔진오일 통을 정리하고 있는 이상숙 사장   © 임이랑 기자

 

후회한 적은 없나라고 묻자 이 사장은 단호하게 없다고 말하며 과거에 차 수리를 잘못한 적이 있어 차값을 물어준 적이 있다. 그 손님에게는 지금도 미안하다고 했다.

 

손님이 없는 시간에 이 사장은 10평도 채 안 되는 사무실에서 자료 정리와 함께 자동차 신기술에 대한 공부를 한다.

 

점심시간이 가까워지자 이 사장은 가방에서 도시락을 꺼내 식사 준비를 한다. 이 사장은 매번 식당에 가서 밥을 사먹기 뭐해 집에서 도시락을 싸 온다오늘은 손님이 없으니까 점심은 제대로 먹을 수 있다고 짓궂게 말했다.

 

좁은 사무실에서 혼자 밥을 먹는 이상숙 사장을 뒤로 한 채 기자는 취재를 마쳤다. 매장 안의 4주형 리프트와 가지런히 정리돼 있는 엔진오일들은 이 사장과 함께 여전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iyr@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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