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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절대 울지 않는다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  2017/06/23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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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친박은 없다’

 

홍준표-원유철-신상진의 3파전으로 치러질 자유한국당의 7·3전당대회의 슬로건이다. 당대표 후보자들은 이제 계파 정치는 없어져야 한다고 외치고, 실제로 당대표 후보자들 중에 골수 친박계는 없다. 

 

하지만 여론은 ‘무엇이 달라졌느냐’고 반문한다. 표면상으로는 “젊은 층을 끌어안겠다. 다 바꾸겠다. 이념적 무장을 하겠다”고 말하지만 결국에는 “친박도 끌어안을 수밖에 없다”로 회귀할 심산이다. 

 

사실상 친박계는 당을 쇄신하려는 ‘의지’가 없고, 홍준표는 당을 쇄신할 방법을 모른다. 정확히는 일련의 상황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고 있다. 민심은 외치지만 민심을 악용하는 양상이다.

  

‘새누리 봉숭아학당’의 데자뷰될까…친박이 선호하는 원유철

홍준표, 어제는 친박 때리기 오늘은 감싸기…당권 노리며 ‘오락가락’ 

 

자유한국당의 이번 7·3전당대회는 ‘친박과 친홍의 경쟁’으로 말할 수 있겠다. 당대표 경선은 홍준표와 원유철의 양강대결로 흘러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원유철 후보가 친박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과거 새누리당의 ‘봉숭아학당’ 시절 원내대표로서 친박계 중진의원들과 입을 맞추고 유승민 현 바른정당 의원을 컷오프 시키는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범친박계로 분류될 수 있겠다.

 

원유철 후보는 홍준표 후보를 향해 “친박을 희생양, 먹잇감으로 삼아 선거에 활용하는 것은 정치를 떠나 인간적으로 도리가 아니다”라며 대선 당시 친박계 핵심인물인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에 대한 징계를 해제해놓고는 또다시 친박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홍 후보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원유철 후보는 친박을 없앨 수는 없다는 현실적 한계를 인정하는 모양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대한민국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자유한국당의 전통과 자긍심을 반드시 회복하겠다”는 말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태생적으로 친박 청산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안고 가되, 민생을 더 돌보겠다는 원유철 후보의 프레임은 어쩌면 정확한 분석이다. 하지만 이는 당 쇄신에의 의지가 없는 모습으로 비쳐질 수 있다. 기존 5060세대 보수층 일부를 잡을 수는 있겠지만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박영주 기자 / 자료사진)   

  

홍준표 후보는 다를까. 오히려 상황은 더 열악하다. 친박을 지지하는 보수층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으면서 그것을 부정하려는 모순적인 태도가 오히려 자충수가 되고 있다.

 

홍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도 그러한 한계에 굴복한 전력이 있다. 친박에게 날을 세우다가도 다시 한발 물러서고, 물러섰다가도 다시 치고 들어가는 ‘줄타기식’ 발언은 보는 사람까지도 위태롭게 만든다.  

 

지난해 11월 “친박 지도부의 행태를 보면 세월호 선장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말하던 홍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굳이 머리채 잡고 바로 끌어내리겠다는 처사는 좀 과하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활발한 SNS활동을 통해 친박 까내리기를 이어가던 홍 후보는 대선후보가 되자마자 TK를 찾아 “박정희 대통령을 제일 존경한다. 광화문 광장에 대통령 동상을 세우겠다”고 말하는가하면 친박계 핵심인 서청원·최경환·윤상현 의원에 대한 징계를 해제하고 “국정농단 문제가 있었던 친박들을 용서하자. 모두 용서하고 하나가 돼서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 당시 친박을 넓은 아량으로 품었던 홍준표 후보는 대선패배 후 미국으로 건너가 친박을 까내리는 페북정치를 재개했다. 

 

그는 친박계 의원들을 향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난 뒤 슬금슬금 기어나와 당권이나 차지해보려고 설치기 시작하는 자들”이라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홍 후보는 귀국하면서도 친박계를 향해 “국민과 당원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 날선 경고를 쏟아냈다.

 

그랬던 홍 후보가 전당대회 출마선언을 하자마자 또다시 입장을 바꿨다. 이번에는 이틀만에 입장이 바뀌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18일 출마선언 당시에는 “보수 세력을 궤멸시킨 장본인들이 남아서 설치는 것은 후안무치하다”고 말하더니 20일에는 “이 당에 친박이 아닌 사람이 어디 있느냐. 친박에는 국정파탄을 일으킨 핵심친박이 있고 나머지 친박은 국정지지 세력에 불과하다. 친박 청산하면 나 혼자 당대표하냐”고 끌어안고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쫓아가기도 버거울 정도로 자주 바뀌는 홍준표의 입장에 원유철 후보를 비롯한 친박계는 못마땅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오락가락 화법이 의도한 것이라면 어떤 일이 있어도 꾸준히 자유한국당을 지지해주는 골수세력을 이용하는 것이며, 의도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아무것도 모른 채 줏대 없이 이익만을 좇는다는 비판을 받기 좋다.   

 

현재 친박계 의원들은 당대표 직에는 출마하지 않지만 최고위원 후보에는 일부 포진하고 있다. 김태흠 의원과 박맹우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과 류여해 부대변인도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다. 

 

홍준표가 강세를 이어간다면 최고위원들을 내세워서라도 무릎 꿇리겠다는 심산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홍준표 후보가 당대표가 된다고 하면, 최고위원들의 입김에 휘둘리거나 당이 쪼개질 우려가 있다. 

 

▲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 (사진=문화저널21 DB / 자료사진) 

 

홍준표의 친박 프레임 벗기, 결국은 표 얻기 위한 말뿐인 공약

이혜훈 “洪, 친박 프레임 벗는다는 것은 불가능”

 

결국 홍준표 후보가 약속한 친박청산은 말로만 끝날 수 있다. 홍 후보 본인의 말에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종북좌파 프레임만으로 당을 이끌어가기엔 무리가 있다. 당내 친박계 의원들이 홍준표 후보를 '왕따' 시킨다면 청산의 대상은 친박이 아닌 홍준표 후보 본인이 될 수 있다. 

 

이혜훈 바른정당 의원은 지난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유한국당은 친박이 주류인 당이다. 초재선이 한 80명 된다고 알고 있는데 2012년과 2016년 두번 다 박근혜 대통령이 혼자 공천하면서 완전히 친박 밖에 없다”며 “올(All) 친박인 당에서 어떻게 친박을 청산하느냐. 친박 프레임을 벗는다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평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 역시도 “홍준표 전 경남지사는 오늘 말 다르고, 내일 말 다르고 완전히 다른 사람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개그콘서트의 다중이(다중인격자)가 생각난다”고 비꼬았다. 

 

오락가락 화법으로 '친박인듯 친박아닌 친박같은' 스텐스를 유지하는 홍준표 후보가 얼마나 당을 쇄신해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설사 쇄신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얼마나 국민 마음에 와닿을지는 점치기 어려운게 현실이다.

 

‘이제 친박은 없다’라는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슬로건은 ‘결국은 친박’의 다른 말일지도 모르겠다. 친박도 가족이라며 껴안는 원유철 후보와 친박을 벗어나지 못하는 홍준표 후보가 경쟁해본들 결국 친박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넘어서지 못할테니 말이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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