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주의자 김상조, ‘을(乙)을 위한 칼바람’ 예고

‘강강약약’ 실현될까…“대기업 오남용 막고 을의 눈물 닦아야”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06/15 [16:34]

원칙주의자 김상조, ‘을(乙)을 위한 칼바람’ 예고

‘강강약약’ 실현될까…“대기업 오남용 막고 을의 눈물 닦아야”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06/15 [16:34]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강강약약’ 실현될까…“대기업 오남용 막고 을의 눈물 닦아야”

“공정위 OB, 로펌의 변호사 등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촉 자제하라” 경고

 

‘재벌저격수’로 불렸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취임사는 한마디로 ‘강강약약(强强弱弱, 강자에 강하고 약자엔 약함)의 실현’을 중심에 담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우리사회가 공정위에 요구하는 바는 거칠게 요약하면 경쟁자, 경제사회적 약자를 보호해달라는 것”이라며 “대규모기업집단의 경제력 오남용을 막고, 하도급 중소기업, 가맹점주, 대리점사업자, 골목상권 등 ‘을의 눈물’을 닦아달라는 것”이라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의 확립’이라는 공정위의 존립목적을 강조하며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의 확립을 위한 노력에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을 것이며, 한 치의 후퇴도 없을 것”이라 약속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너무 거칠다,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약하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약속드리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같은 김 위원장의 단호함에 대기업이라는 강자에겐 한없이 약하고, 골목상권이나 중소기업 등의 약자에겐 한없이 엄격했던, 강강약강(强弱弱强, 강자에겐 약하고 약자에겐 강함)의 모습을 보여 온 정부가 이제는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곳곳에서 쏟아졌다. 

 

동시에 김 위원장은 공정위 소속 공무원들에 대한 높은 윤리의식과 청렴성을 요구하며 “업무시간 이외에는 공정위 OB들이나 로펌의 변호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접촉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하시라. 불가피한 경우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기시라”고 경고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 특유의 단호한 눈빛이 돋보였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자그마한 흠결 하나만으로도 사건처리의 공정성을 의심받고 조직 전체의 신뢰를 잃게 만든다”며 “국민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사건조사 절차나 심의의결 절차 등 업무처리의 전 과정을 세심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업무매뉴얼이나 내부규정을 적극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관계자들과의 접촉을 피하라는 지시 역시도 이러한 내부규정 개선의 연장선에 포함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경고의 말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존중도 보여줬다.

 

그는 “저처럼 ‘어쩌다 공무원’이 된 사람을 ‘어공’이라고 하고, 여러분처럼 직업공무원으로서 묵묵히 ‘늘’ 한길을 걸어온 분들을 ‘늘공’이라고 한다”며 “늘공인 여러분들이 전문성과 자율성에 근거하여 내린 판단을 일관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외풍을 막아주고, 조직과 직원을 보호하겠다. 저를 믿고 여러분께서는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일관되게 실행하시라. 그 다음은 제가 책임지겠다”는 독려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활발하게 토론하면서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사람에게 합당한 보상이 주어지도록 하겠다. 직원 각자의 전문성이 제고되고 조직 역량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직원 여러분의 애로를 해소하고 좋은 근무여건을 만드는 데도 힘써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끝으로 “희망의 새 정부가 출범했다.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모아 공정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 한국경제의 활력을 회복함으로써 ‘다이내믹 코리아’를 다시 한 번 만들어보자”며 “저 역시 여러분들을 믿고 열심히 잘 하도록 하겠다. 정말로 잘 해서 개혁에 성공한 공정거래위원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김상조 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그가 20년간 들고 다닌 낡은 가방을 살펴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인사청문 과정에서 부인의 특혜채용과 관련한 공세가 거셌던 것에 대해 위로와 격려하는 의미로 김상조 위원장의 부인에게 꽃다발을 선물하기도 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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