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부담금 논란②] 적폐청산 대상에 ‘사학재벌’도 포함될까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06/13 [15:47]

[법인부담금 논란②] 적폐청산 대상에 ‘사학재벌’도 포함될까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06/13 [15:47]

조국 민정수석과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최근 불거진 사립학교 법인의 지방세 체납과 법인부담금 미부담 문제는 사립학교의 운영체계에 대한 국민적 공분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조 수석의 모친이 운영하던 ‘웅동학원’은 지방세를 체납했고, 나 의원 부친이 운영하던 ‘홍신학원’은 법인부담금 24억을 부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의 거센 분노에 웅동학원 측은 서둘러 급전을 마련해 2300만원 상당의 지방세를 납부했고, 홍신학원은 ‘법인부담금 미부담이 불법은 아니다’라고 해명하느라 급급했다. 

 

이번 논란들이 사학비리의 범주에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곳곳에 팽배한 사학비리를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국민들이 바라는 적폐청산의 대상에는 ‘사학재벌’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Image Stock) 

 

“법인부담금 90%가 부담하지 않아…문제될 것 없다”

국민들 “법인부담금 부담하지 않는 것이 잘하는 일인가”

 

과거엔 ‘사치’였던 교육, 지금은 ‘필수코스’

“정부가 해야할 일 대신했다” 생색내는 사립학교

이제는 자격 있는 사람들이 사립학교 운영해야 

 

교육은 필수재인가, 사치재인가. 10년 넘게 해결되지 않는 사학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사립학교의 탈을 쓴 사학재벌들의 비리는 국민들을 분노케 한다. 교비횡령, 입학성적 조작, 급식비리 등 각종 사학비리는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교육의 권리를 박탈하고, 사립학교 선생님들의 허리를 옥죄며, 결국은 국가 전체를 좀먹는다.  

 

물론 도의적으로는 문제가 있지만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 부분도 마찬가지다. 옛날에는 그랬을지라도 지금은 다르다는 것이 문제다. 이번에 불거진 사립학교 연금법 내 법정부담금 논란도 그런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법인부담금을 법인이 내지 못할 경우, 학교가 부담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조항이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에 대한 물음이 나오고 있다. 

 

사립학교를 운영하는 이들의 주장은 대체로 과거 정부가 학교를 설립하지 못할 정도로 어려울 때 개인 사비를 들여 학교를 설립했으니 법인이 내지 못하는 법인부담금을 정부가 일정부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을 편다.

 

과거 정부는 재정여건을 이유로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학교를 설립해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줬다. 그 때문에 사립학교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수 있었고, 일부 그릇된 의도를 가진 이들이 사립학교를 자신의 재산 축적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설립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하지만 국가경제수준이 향상되고, 교육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바뀌었기 때문에 법인부담금이나 사학운영체계에 대한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남동생 대학 보내려고 누나가 대학진학을 포기해야 하고, 오빠가 대학 가야하니까 여동생은 직장 다녀야 하던 때에 교육은 ‘사치재’였지만 2017년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필수재’다. 

 

2012년 고교 졸업자의 대학진학률이 70%를 넘어서면서 부터는 이제 대학도 의무교육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다. 직장을 가지려면 대학은 나와야 하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이러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법인 역시도 바뀌어야 한다. 단순히 사립학교를 설립했다는 이유만으로 당연히 부담해야할 법인부담금을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하거나, 국가로부터 지원받아 세금으로 때우는 일은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얼마전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의 부친이 운영하던 ‘홍신학원’이 법인부담금 24억을 부담하지 않아 논란이 되자 “법인부담금은 법적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될 여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나 의원은 “실제로 법정부담금을 전액 납부한 사학은 전국적으로 9.5%에 불과한 실정이다. 다시 말해 전국 90.5%의 법인이 법정부담금을 완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법인부담금 미부담이 정당하다는 식의 주장을 폈다.

 

조국 교수의 모친이 운영하는 ‘웅동학원’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웅동학원은 2013년부터 2016년간 법인부담금 2억7000만원을 납부해야 했지만 실부담금은 500만원에 그쳤다. 

 

비율만 놓고 비교한다면 홍신학원은 4.5%의 납부율을 보였지만, 웅동학원은 1.84%의 납부율에 그친 것이다. 

 

나경원 의원 측의 주장은 열에 아홉의 법인들이 법인부담금을 부담하고 있지 않으니 전혀 문제될 것은 없다는 태도지만, 국민들은 법인들이 법인부담금을 당연한 것처럼 부담하지 않고, 국민 세금으로 메꾸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치재에서 필수재가 돼버린 교육. 나경원 의원 부친인 나채성씨가 학교를 설립했을 당시인 1973년에는 분명 교육은 '사치재'였다. 사치재 성격의 교육을 자비로 제공했으니 교육계의 영웅이라면 영웅이다. 

 

하지만 홍신학원이 서울시교육청에 내야할 법정부담금 24억여원을 내지 않았던 2011년부터 2014년까지의 기간, 어느 누가 교육은 사치라고 생각하고 있었을까. 

 

교육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부담을 면제받는 특권를 누릴 것이 아니라, 치밀한 검증을 거쳐 자질이 있는 법인만이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바꿀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그의 연장선으로 나오는 것이 사립학교의 폐쇄 혹은 국·공립화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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