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우려’만 외치는 정부 외교력… ‘우려스럽다’

임이랑 기자 | 기사입력 2017/04/21 [10:01]

[기자수첩] ‘우려’만 외치는 정부 외교력… ‘우려스럽다’

임이랑 기자 | 입력 : 2017/04/21 [10:01]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은 중국의 일부”라는 터무니없는 발언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지만, 정부는 중국 정부를 상대로한 진상 파악 및 사과 요구에 수수방관하는 모습이다. 시 주석의 발언에 대해 “사실 여부 떠나 일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을 뿐이다.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인한 중국의 경제보복에 수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두들겨 맞고 중국내 한류스타들의 TV방송 출연이 금지되고 취소가 되고 있을 때도 정부는 “사드로 인한 경제보복 증거가 없다”는 뚱딴지같은 소리를 해댔다.

 

한한령 등에 의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내수시장까지 타격을 입고 국내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는 그제서야 “WTO 제소를 검토하겠다”고 무마하기 바빴다. 그리고 정부는 WTO 제소를 검토만 했을 뿐 행동으로 보여준 것은 없다.

 

국정교과서 편찬 작업에 열을 올리던 당시 “긍정적인 역사가 많은데도 부정적인 역사로 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워야 애국심이 생긴다고 강조했던 박근혜 정부는 중국의 역사왜곡에 손을 놓았다. 

 

시 주석의 발언은 정부의 정통성 훼손이 아닌 우리나라 역사 전체를 훼손했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키자고 입으로만 떠들던 정부는 시진핑 주석의 사과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웃나라들의 역사적 침입을 수차례 받아왔기 때문에 역사적인 부분에 상당히 민감한 편이다. 일본 우익들의 위안부·독도 망언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끌어 오르면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기라도 한다. 그에 반해 1990년대부터 중국이 진행해 온 동북공정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입장도 사과도 요구한 적이 없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날리 없다. 동북공정 자체가 우리나라를 중국의 역사로 보는 왜곡 작업 중 하나인데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부의 반발이 없다보니, 시 주석이 엉뚱한 소리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선조들은 역대 중국 왕조들과 5000년을 싸워오면서 나라를 지켜왔다. 이러한 선조들의 역사를 놔두고 ‘나 몰라라’하는 식의 외교적 대응이 시 주석의 눈에는 외교적 무능으로 보였을 것이다.

 

시 주석의 발언은 외교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 역사와 관련된 문제이기도 하다. 강력한 사과를 요구하지 않으면 외교적 무능과 동시에 우리나라 정부의 안일한 역사 인식도 함께 보여줄 수 있다.

 

문화저널21 임이랑 기자 iyr@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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