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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없는 스텐딩 난상토론, 후보들 민낯 드러나
1:4구도, 질문쇄도로 ‘문재인 청문회’…시간분배에 애먹은 文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  2017/04/2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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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구도, 질문쇄도로 ‘문재인 청문회’…시간분배에 애먹은 文

文‧劉‧沈 부자증세 주장…安은 현상유지, 洪은 법인세 감세

 

지난 19일 KBS가 주최해 진행된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은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스텐딩토론으로 진행됐다. 원고를 기반으로 토론을 이어가던 후보들은 오직 펜과 종이만 들고 본인의 머릿속에 있는 정보를 기반으로 토론을 이어가야 했다.

 

간의 의자가 준비돼 있었지만 팽팽한 긴장감에 다섯 후보들은 계속 선 상태로 토론을 진행했다. 안보‧외교‧경제 등 다방면에서 질문이 쏟아졌지만, 원고가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상대 후보의 공약이나 발언 등을 비판하는 형식에 그쳤다. 

 

이날 토론에서 후보들의 질문공세는 거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로 향했다. 이에 문 후보는 시간 분배 측면에서 허점을 보여줬다. 일부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북한이 주적이냐”라고 물은 것은 화제가 됐다. 유 후보의 질문에 문 후보는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지만, 유 후보는 “대통령 되기 이전에 국방백서에 나오는 말이다. 공식 문서에 주적이라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을 주적이라 못하느냐”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다른 후보들의 질문이 거의 문재인 후보에게 집중되면서 사실상 토론은 ‘문재인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에 문 후보는 답변시간 분배를 제대로 하지 못해 애를 먹기도 했다. 답변을 이어가던 문 후보는 말미에 “다른 후보에게도 질문하시라”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문 후보는 토론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새로운 포맷이긴 하지만 한 후보에게 질문이 집중되면 충분히 답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질문과 답변시간을 공평하게 분배해주는 룰이 좋을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문 후보는 질문 답변에 집중하느라 사실상 상대후보에 대한 질문은 거의 하지 못했다. 공격은커녕 방어만으로도 상당히 버거웠다는 것이 공통적 평가다.

 

증세와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후보들 사이에 각론이 벌어졌다. 각종 복지공약과 일자리 공약들을 제시한 문재인 후보는 공약실현을 위한 증세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부자와 재벌대기업을 중심으로 과세를 강화하고, 법인세율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증세를 추진하겠다는 전략을 폈지만 심삼성 정의당 후보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를 따라가는 것 아니냐. 증세계획이 없다”고 힐난을 퍼부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또다시 ‘현상유지‧관리’라는 이상론을 꺼냈다. 안 후보는 증세와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확답을 하지 않은 채 “조세형평을 위해서는 소득파악과 제대로 된 누진제가 적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사실상 현행제도를 바꾸기 보다는 세금을 제대로 안 내는 사람들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소득‧재산이 더 많은 사람이 더 내는 원칙을 확실히 지켜야 한다”며 국민합의를 기반으로 한 단계적 증세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면서 안 후보에게 “저는 재원조달 방안으로 증세를 솔직히 약속했다. 안 후보는 돈을 어디서 마련할 것인가”라고 질문했고, 안 후보는 “정부재정이 효율적이지 못한 것부터 고쳐야 한다”고 원론적 답변을 되풀이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법인세 감세’를 유일하게 주장했다. 그는 “기업투자를 이끌어내고 일자리가 생긴다”고 주장하며 “국민의 35~40%가 면세고 상위 20%가 우리나라 전체 소득세의 93%를 낸다. 부자감세는 무리”라 강조했다.

 

탈세를 잡겠다는 측면에서는 안철수 후보와 같은 입장을 보였다. 홍 후보는 “기업이나 전문가 직종의 세수결함이 많을 것”이라며 “탈세를 적극적으로 막아 제대로 거두는 것이 조세정의”라 강조했다.

 

홍준표 vs 심상정…“설거지 발언 사과하라”

洪, 유승민 향해 “이정희냐…주적은 文” 

 

이날 홍준표 후보는 다른 후보들로부터 ‘설거지’ 발언에 대해 지적을 듣고 사과하기도 했다. 앞서 홍 후보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설거지를 어떻게 하느냐. 남자가 하는 일이 있고 여자가 하는 일이 있다. 설거지는 여자가 하는 일”이라 말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설거지는 여성 몫이라 했는데 여성비하 발언이다.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고, 이에 홍 후보는 “내가 스트롱맨이라 해서 세게 보이려 했다. 실제로 집가면 설거지 한다”고 웃어 넘기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 후보는 이를 놓치지 않고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대한민국 모든 딸들에게 사과하시라”라고 요구했고, 옆에서 둘의 공방을 지켜보던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역시 “라면 끓일 줄 모르고, 밥솥 못 여는 것이 스트롱맨이냐”라고 힐난했다.

 

결국 홍 후보는 “여성을 종으로 만드는 것이 스트롱맨이냐”는 심 후보의 질문에 “종이라는 건 좀 그렇다. 여성들에게 말이 잘못됐다고 사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날 홍 후보는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공세를 퍼붓는 유승민 후보에게 “주적은 저기(문재인)다. 이정희를 보는 것 같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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