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자 목숨 건 아찔한 진실공방 '세타2엔진'

"막대한 비용 때문에 고위층 주도 결함 은폐" vs "공정상의 문제일 뿐"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7/04/18 [14:23]

운전자 목숨 건 아찔한 진실공방 '세타2엔진'

"막대한 비용 때문에 고위층 주도 결함 은폐" vs "공정상의 문제일 뿐"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7/04/18 [14:23]

때로는 한 사람의 용기있는 고백이 기업이나 사회의 흥망성쇠를 좌지우지한다. ‘내부 고발자’의 힘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그들은 때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기도 하고, 잘못된 사회구조를 바로잡기도 한다. 몇 년전 수많은 목숨을 빼앗았던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경우 내부고발자가 한명만 나타났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반면, 지금은 구속되어 피의자 신분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비위사실이 적나라하게 세상에 공개된 데는 고영태 더블루케이 전 이사와 노승을 K스포츠재단 부장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국정농단 사건의 주요 증인이자 잘못된 부조리를 세상에 알린 ‘내부고발자’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나 EU 등 서방국가에서는 내부고발자의 ‘역할’과 ‘보호’가 당연시된다. 내부고발자가 기업의 잘못된 관행이나 사회적 범죄에 대한 정화작용을 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자료:현대기아차, 일러스트:신광식 기자>

 

현대차 운전자 목숨 걸고 '엔진' 진실공방

현대차 '공정문제' vs 내부고발자 '구조결함'

 

최근 현대차가 내부고발자와 ‘엔진의 결함’을 두고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아니다’라고 못박고 있지만, 목숨과 직결된 엔진결함문제다. 이미 말을 한 번 바꾼 현대차다. 

 

내부고발자는 엔진문제 논란을 야기시켰고 결국 현대차로부터 지난해 11월 해고당했다. 사내보안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다. 그리고 5개월 뒤 현대차는 논란의 중심에 선 엔진에 대해 절반짜리 ‘리콜’을 단행한다. 

 

현대차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더 이상 현대차의 말을 신뢰할 이유가 없어졌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해고와 수개월뒤 이뤄진 반쪽짜리 리콜은 상호간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자인 김광호 전 부장이 엔진 결함 사실을 외부에 폭로한 발단은, 지난 2011년 세타엔진을 탑재한 쏘나타 47만대가 미국에서 리콜됐지만 한국에서는 ‘문제없다’는 이유로 리콜이 되지 않으면서부터다. 

 

당시 국내 소비자들은 국내 피해사례를 수집해가며 엔진의 구조적 결함을 의심했지만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한 쏘나타에만 발생한 문제로 국내공장에서 생산된 엔진에 대해서는 문제없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당시 김광호 부장은 ‘엔진’ 내구성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언론에 제기했다. 결국 국토교통부도 계속되는 의혹제기에 조사에 착수했다. 결국 현대차는 국토부가 조사결과를 발표하기 전인 7일 ‘세타2엔진’에 대해 전격 리콜을 발표했다.

 

하지만 현대차가 밝힌 리콜원인은 “엔진의 구조적인 문제가 아닌 가공 공정의 문제”였다. 김 전 부장의 폭로와는 다른내용으로 연관성을 부인한 것이다. 하지만 리콜 보다 내부고발자에 대한 해고를 발빠르게 단행한 현대차의 해명을 고스란히 믿을 소비자는 적어 보인다.

 

해고된 김 부장은 현대차의 리콜 발표후 ‘더 드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현대차가 엔진의 구조적 결함을 부인하는 이유에 대해 ‘막대한 비용’과 그에 따른 “정의선 부회장의 결정”이라는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엔진의 구조적 결함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엔진 전량에 대해 교체작업을 해야하는데, 여기에 드는 비용이 5조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구조적 문제’를 스스로 인정할 수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면 일부 공정의 문제라면 2500억원이면 리콜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경영진의 판단이 앞섰다는 것이다.

 

김 전 부장은 여전히 “주행 중 시동 꺼짐과 엔진 파손은 이물질 때문이 아니라, 애초에 GDI 엔진의 설계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며 “세타2 GDI 엔진을 장착한 차량 전체를 리콜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바로잡아야 한다. 리콜 검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판정을 받은 뒤 돌아가는 고속도로에서 엔진이 깨져 죽을 수 있다. 비용을 아끼려고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이다. 이런 일은 더 이상 있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cj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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