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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의 시] 등불 / 오봉옥
 
서대선 기사입력 :  2017/04/10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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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이렇게 환한 등불 본 적 있나요

개미 두어 마리가 죽은 나방을 움켜쥐고

영차 영차 손잔등만한 언덕을 기어오를 때

공놀이 하던 한 아이가 잠시 가던 길을 비켜줍니다

순간 개미의 앞길이 환해집니다

 

이렇게 빛나는 등불 본 적 있나요

일곱 살짜리 계집아이가 허리 꺾인 꽃을 보고는

냉큼 돌아서 집으로 달려가더니

밴드 하나를 치켜들고 와 허리를 감습니다

순간 눈부신 꽃밭이 펼쳐집니다

 

오늘 나는 두 아이에게서 배웁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등불이 될 수 있다는 걸

 

# “일곱 살짜리 계집아이가 허리 꺾인 꽃을 보고는/냉큼 돌아서 집으로 달려가더니/밴드 하나를 치켜들고 와 허리를 감습니다” 이리도 예쁘고 고운 마음은 어디서 오는가.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행동을 하게 되는 친사회적 행동은 공감(empathy)능력과 동정(sympathy)하는 마음에서 생겨난다. 공감은 타인의 정서 상태를 이해하는 능력이고, 동정심은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 조망능력이다.

 

이타적 행동(altruistic behavior)은 생득적인 측면과 학습의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다. 신생아들의 경우 다른 아기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면 고통에 공감하여 따라 우는 반응을 보인다. 또한 6개월이 지난 유아들은 이타적인 행위를 인지할 수 있으며,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유아가 약 14개월이 지나면 타인이 떨어뜨린 물건을 집어주려는 것과 같은 도구적인 도움(instrumental helping)을 주려는 행동이 나타난다. 이런 행동은 상황에 주의를 집중할 수 있는 교감신경계가 발달하게 되면서 타인을 생각하는 마음을 도움행동으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이타적 행동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요인으로는 모델모방이다. 즉, 부모가 이타적 행동을 솔선수범 할 때, 자녀들도 이타적 행동을 활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개미 두어 마리가 죽은 나방을 움켜쥐고/영차 영차 손잔등만한 언덕을 기어오를 때/공놀이 하던 한 아이가 잠시 가던 길을 비켜” 주는 마음을 아주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세상은 조금 더 환해지리라.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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