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거꾸로 가는 기업공채, 높아지는 유리천장

박수민 기자 | 기사입력 2017/03/17 [17:57]

[기자수첩] 거꾸로 가는 기업공채, 높아지는 유리천장

박수민 기자 | 입력 : 2017/03/17 [17:57]
 © 박수민 기자

봄의 시작을 알리는 3월은 자신들의 꿈을 향한 청년들의 발걸음도 새롭게 시작되는 달이다. 대한민국에 여러모로 봄이 다가왔지만, 여성 취업준비생들을 향한 기업 공채는 거꾸로 겨울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상반기 기업들의 신입사원 공채가 시작되면서, 일부 기업들의 채용 관행이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한 언론은 일부 기업들이 같은 직군에 응시했음에도 ‘성별’로 남녀 지원자를 구분해 면접을 실시한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여성 임원들의 승진률이 남성 임원들의 승진률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유리천장’도 문제인 상황에서, 신입사원 면접에서 마저 남성을 우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남자라는 성별 자체가 스펙’이라는 말도 공공연히 떠돈다. 즉 동일한 조건의 스펙, 또는 더 나은 조건을 갖췄고 면접도 더 잘 봤는데도 여성이기 때문에 탈락한다는 의미다. 

 

해당 기업들은 남성 지원자를 우대하기 위해 남녀를 구분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성별을 구분 짓지 않고 면접을 진행했다면 합격했을 여성 지원자가 남녀 따로 진행한 면접에서는 탈락했다면 공정치 못하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남성 직원이 적게 뽑힐까봐 분리면접을 진행하는 것이라면, 왜 굳이 남성 직원을 많이 뽑아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효율성을 따지는 것이라면, 더더욱 능력이 뛰어난 지원자를 뽑는 것이 당연한 이치다. 

 

이를 꼬집은 언론보도에는 80%에 가까운 남성들이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효율적인 면에서 남자가 더 쓸모가 많다’, ‘임신에 육아 핑계 대며 일 안하려는 여자들을 누가 뽑겠나’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서 눈치가 빠른데, 여자는 그렇지 않다’는 식이다.

 

많은 댓글들로 대변되는 사회 상황은 ‘맞벌이하는 내 와이프는 칼퇴하고 집에 돌아와 육아와 집안 살림을 해야해. 하지만 내가 다니는 직장의 여성 직원은 남성 직원들과 동일하게 야근하고, 회식에 빠져서는 안돼’라고 생각하는 한심스러운 작태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육아와 집안 살림은 여성의 몫으로 떠넘기면서, 남성과 동등하게 일하길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여성 지원자들을 채용해도 금방 퇴사한다는 말로 인내력 부족을 운운하지만, 왜 퇴사를 할 수 밖에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일례로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정규직으로 채용한 여성 직원들이 결혼을 할 경우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임신을 하게 되면 곧바로 퇴사하는 등의 횡포를 부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곧바로 비정규직 사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진화작업에 나섰지만, 여전히 기업의 여성 차별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17일 인사담당자 342명을 대상으로 ‘여성 고용 및 복지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4.4%의 인사담당자가 “여성보다 남성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답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뒷받침한다. 여성 지원자를 꺼리는 이유는 ‘여성의 임신 출산 육아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에’라는 의견이 62.5%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곧 여성이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다는 말과 같다.

 

회사에서 자신들을 부속품 취급한다며 불만을 토로하지만, 여성들에게는 이마저의 기회도 주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성들은 그저 자신들을 남성과 같은 사람으로 봐주길 바란다. 여성과 남성, 성별로 구분지어 차별하는 것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지길 바라는 것뿐이다. 

 

문화저널21 박수민 기자 sumin@mhj21.com

사회일반
썸네일 이미지
조재현 성폭행 재일교포 여배우 찾기(?)…언론들의 '관심법'
사회일반
조재현 성폭행 재일교포 여배우 찾기(?)…언론들의 '관심법'
재일교포 여배우가 약 16년 전 배우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가운데, 일부 언론들이 사실관계가 아닌 과도한 인물 폭로성 보도를 내놓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지난 20일 SBS funE는 단독 기사를...
자동차
썸네일 이미지
기아차 쏘렌토 ‘에바가루’ 수산화알미늄…폐섬유증 유발
자동차
기아차 쏘렌토 ‘에바가루’ 수산화알미늄…폐섬유증 유발
지난 2015년부터 현대기아차 일부 차종에서 에어컨 작동 시 송풍구에서 백색가루(에바가루)가 나오는 현상이 제보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가루 성분이 알루미늄 코팅이 산화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수산화알미늄으로 유력하게...
정치일반
썸네일 이미지
北·中관계 과시하는 김정은…후속회담 주도권 잡을까
정치일반
北·中관계 과시하는 김정은…후속회담 주도권 잡을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후속 북미회담을 앞두고 중국을 찾았다. 미국과의 만남 때마다 김 위원장이 북중 관계를 드러내는 행보가 포착되면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한 내...
사회일반
썸네일 이미지
부산서, 중·고등학생 7명이 여중생 한 명 ‘감금·폭행’
사회일반
부산서, 중·고등학생 7명이 여중생 한 명 ‘감금·폭행’
20일 인터넷과 SNS에는 폭행을 당한 피해 여중생의 부모로 추정되는 글이 게재됐다....
경제일반
썸네일 이미지
권오준, 사임하고도 포스코 개입…골프 인맥 회장추천
경제일반
권오준, 사임하고도 포스코 개입…골프 인맥 회장추천
지난 4월 사의을 표명한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여전히 CEO 승계 카운슬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코의 CEO 리스크 해소를 위한 국민연금의 역할...
인사이드
썸네일 이미지
출산정책 뒤 ‘공동체의 허위’와 ‘돌봄 노동의 허무’
인사이드
출산정책 뒤 ‘공동체의 허위’와 ‘돌봄 노동의 허무’
출생률 재고 정책의 일환으로 탄생한 ‘꿈미래실험공동주택’에 젊은 부부 네 쌍이 각각의 아이와 함께 거주한다. 이 주택은 세 자녀를 갖는 조건으로 입주가 허용되는 공동 주택이다. 구병모 작가는 신작 ‘네 이웃의 ...
정치일반
썸네일 이미지
자연인으로 돌아간 홍준표…변호사 재개업 신청
정치일반
자연인으로 돌아간 홍준표…변호사 재개업 신청
지방선거의 참패 책임을 지고 자유한국당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홍준표 대표가 변호사 재개업 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변호사회에 따르면 홍 전 대표는 지난 19일 변호사 재개업 신고서를 냈다. 홍...
저널21
썸네일 이미지
방중 北김정은 '시장개방' 본격 논의되나
저널21
방중 北김정은 '시장개방' 본격 논의되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일부터 1박 2일간의 방중 일정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언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고려항공 251편 특별기를 타고 중국 공항에 도착했다. 중국 관영 언론인 CCTV 역시 김 ...
정치일반
썸네일 이미지
서청원, 한국당 탈당 선언…“국민 분노 자초한 책임”
정치일반
서청원, 한국당 탈당 선언…“국민 분노 자초한 책임”
서청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방선거 참패와 당의 분열 위기에 따른 책임을 지고 당을 탈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서 의원은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총선 패배 이후 2년동안 고민했다. 이제 때가 됐다. 눈물...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MJ포토] 일상 속 생활용품 곳곳에 '방사능'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