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韓中-①] 강 건너 불구경…“사드보복 증거 없다”며 손 놓은 정부

전문가들 우려 무시하고 추진한 사드배치, 대응도 없어
유일호 “심증만 있을 뿐…中사드보복 증거 없어 WTO제소 어렵다”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03/15 [16:06]

[위기의 韓中-①] 강 건너 불구경…“사드보복 증거 없다”며 손 놓은 정부

전문가들 우려 무시하고 추진한 사드배치, 대응도 없어
유일호 “심증만 있을 뿐…中사드보복 증거 없어 WTO제소 어렵다”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03/15 [16:06]

전문가들 우려 무시하고 추진한 사드배치, 대응도 없어

유일호 “심증만 있을 뿐…中사드보복 증거 없어 WTO제소 어렵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이 점차 가시화되는 가운데 정부에서는 WTO제소 등의 제지방안에 대해 “증거나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사드 때문에 이런 조치를 내린다’는 그런 것이 없다”고 말하며 손을 놓는 모습이다. 

 

작년 중국의 경제보복은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하던 유일호 경제부총리의 모습까지 겹쳐지면서 정부가 사드배치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에 사드·안보 관련 전문가들은 “증거가 없다고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안일한 생각”이라며 “사드배치가 논의될 때부터 정부가 치밀한 연구를 통해 접근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 사드배치로 인한 여파에 대해서도 보다 실질적 대응을 강구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대정부질의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영주 기자 / 자료사진)

 

대안 없이 손 놓은 정부…과거에도 지금도 안일한 대응

 

사드배치를 추진한 정부는 과거에도 지금도 안일한 대응만을 일관하고 있다. 

 

당초 사드배치 문제가 불거졌을 때 야권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사드가 북한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하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이 감시당한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며 “중국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사드배치가 외교적으로도 워낙 예민한 문제기 때문에 시간을 들여서 사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외교적 대응방안을 충분히 마련한 후에 추진해야 한다”며 “만일 꼭 필요하다면 사드 외 다른 실질적 방어수단도 같이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사드만으로 북한 견제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에서도 수차례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며 여차할 시에는 보복이 있을 수 있다는 무언의 압박을 지속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국회나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사드배치를 결정했다. 이 때문에 사드배치 지역인 경북 성주시의 주민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국회에서는 비준동의 없이 진행됐다는 이유로 규탄이 이어졌다. 

 

당시 정부는 “사드는 자위적 방어조치일 뿐”이라며 “중국에게도 이를 설명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황교안 국무총리, 유일호 경제부총리, 윤병세 외교부장관도 하나같이 입을 모아 경제보복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중관계가 고도화 돼있기 때문에 쉽게 보복을 할 구조가 아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에 가입돼 있고 자유무역협정을 하고 있다. 전면적 보복은 불가능할 것이다”라고 강변했다. 

 

중국의 반응은 정부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격렬했고 치졸했다.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은 “한국의 행위는 쌍방의 호상 신뢰라는 기초를 훼손했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작정하고 불만을 쏟아냈다. 

 

윤병세 외교부장관이 진땀을 흘리며 설득에 나섰지만 왕 부장은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러한 중국의 반응은 경제보복으로 이어졌다. 

 

사드를 배치한 것이 정부인만큼 외교적 문제에 있어서도 정부가 책임 있게 풀어가야 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중국과의 대화에 실패했다. 

 

이미 벌어진 상황에 대한 대응도 미흡한 모습이다. 야권에서는 예상했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며 지금이라도 사드 배치를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또다시 귀를 닫고 수수방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비판에 대해 “심증만 가지고 판단할 수는 없다. 국가가 공식적으로 대응할 때는 공식 대응할 만한 것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원론적 답변만 내놓았다. 

 

유 부총리는 “분명한 연관성이 없으면 제소하기 어렵다. 우리의 고민이 거기 있다”며 현재 중국의 경제보복에 증거가 없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중국 대응이 규범에 어긋나는 게 있다면 당당하고 의연하게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처를 하겠다”는 유 부총리의 답변이 공염불로 들리는 이유다.

 

▲ 국민의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사드배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영주 기자 / 자료사진)

 

야권, 일제히 맹비난 “한가롭게 풀 뜯어먹는 소리”

 

정부의 안일한 인식에 야권에서는 즉각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국민의당 장진영 대변인은 “증거가 없으니 강 건너 불구경만 하겠다는 것이냐”며 “우리 경제가 중국의 보복조치로 휘청이는 와중에 경제부총리란 자는 한가롭게 풀 뜯어먹는 소리나 하고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장 대변인은 “중국이 정치적인 이유로 보복하고 있으면 법적으로든 정치적으로든 돌파구를 찾아 국민과 국가경제를 보호해야 하는 것이 경제 총책임자의 임무”라며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본인의 책임”이라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원내대변인 역시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국내 관광업계 위기가 심상치 않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응이나 대책은 고사하고 실태파악이나 정확한 통계조차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국내 관광의 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결단과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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