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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박근혜 파면, 제2의 ‘서울의 봄’ 기다린다.
 
박영주 기자 기사입력 :  2017/03/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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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주 기자

“피고인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 한마디는 대한민국에 눈물을 안겨줬다. 탄핵기각을 원하던 이들은 ‘슬픔의 눈물’을, 탄핵인용을 원하던 이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지난 12일 박근혜 ‘전’ 대통령도 삼성동 사저로 귀가해 눈물을 흘렸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외쳤다. “진짜 봄이 왔다”라고.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로 파면된 사건은 ‘제 2의 서울의 봄’이 될까. 아이러니하게도 딸은 아버지와 정치적 운명을 같이하고 있다. 

 

79년의 늦은 가을인 10월26일, 총성에 이어 서울에도 봄이 왔다고들 말했었다. 하지만 계절상 가을이기 때문이었을까, 재빨리 겨울로 돌아가 버렸다. 박정희의 유신체제가 사라진 빈자리는 5월17일 전두환의 계엄령이 채웠다. 첫 번째 서울의 봄은 반년 만에 끝났다. 

 

이번에는 두 번째 서울의 봄이다. 2017년3월10일, 계절상으로도 봄이다. 짧게 끝내기에는 너무나 오래 기다렸던 봄이다. 어쩌면 아버지와 딸, 2대 동안 기다려온 봄일지도 모른다.  

 

‘박근혜 없는 3월, 그래야 봄이다’라는 피켓을 든 이들은 자리를 지켰다. 차가운 땅이 조금은 따뜻해지고, 촛불을 들기 위해 둘렀던 두꺼운 옷을 조금씩 벗어 던지기 시작했지만 아무도 일어서는 이가 없었다.  

 

아직 봄이 오지 않았잖아. 그래서 다들 앉아있었건만 결국 사람들이 엉덩이를 털고 일어서기 시작했다. 제2의 ‘서울의 봄’을 맞은 이들은 이번엔 진짜 봄이 왔다, 아니 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싹이 고개를 들었다. 촛불은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을 불러왔지만 아직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어떤 여자 하나 끌어내리자고 국민들이 추운 땅바닥에 앉았습니까?”라는 울분처럼 국민이 원하는 것은 지금도 사회 곳곳에 깊게 뿌리내린 구태와 악습과의 결별이다.  

 

여전히 상식은 통하지 않고, 권리는 박탈 당했으며, 약자를 짓누르는 무게는 엄청나다. 너도 최순실이지. 너도 박근혜지. 멀리서 찾을 필요없이 당장 우리 회사에도 朴과 崔가 있다는 말처럼 광화문에 몰려든 이들은 현실에의 분노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화합을 말하는 이들도 많지만 아직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여기에는 청산도, 화합과 통합도 없었다. 철저히 개인에 집중된 입장발표였다. 

 

이제 민간인이 된 누군가에게 화합과 통합의 의지가 없는 것이 무슨 상관이랴. 서울의 봄을 만끽하려는 이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개혁이 일어나야 한다고 언성을 높인다. 

 

차기 정권이 누가 됐든 국민은 또 외칠 것이다. 구태를 묵인하지 않겠다고. 그 다음 대통령이 다시 겨울을 불러 온다면 국민은 봄을 찾기 위해 또 광장으로 나갈 것이다. 그렇기에 아직 대한민국에 완전한 봄은 오지 않았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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