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줄다리기 / 박상천

서대선 | 기사입력 2017/03/06 [09:32]

[이 아침의 시] 줄다리기 / 박상천

서대선 | 입력 : 2017/03/06 [09:32]

줄다리기

 

줄다리기의 역설을 아는 이들은

조급해 하지 않습니다.

 

힘이 강한 이가 힘을 쓴 만큼

그들은 뒤로 물러갑니다

물러가고서도 이겼다고 좋아하지만,

그러나 아시나요

힘이 약해 끌려간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

강한 이들의 영토를 차지하면서 전진하고 있다는 것을

 

줄다리기의 역설을 아는 이들은

세상을 조급한 마음으로 살아가지는 않습니다.

 

 

# 코끼리와 강아지가 줄다리기를 할 때 강아지가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코끼리를 미끄러운 판위에 세우고 기름을 뿌린 다음 강아지는 땅 위에서 줄다리기를 한다면, 강아지가 당기는 힘에도 코끼리는 미끄러져 강아지 쪽으로 끌려 올 것이다.

 

줄다리기의 승패는 상대의 키나 힘의 세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마찰력의 크기에 의해서 결정 나는 것이다. 예컨대, 주머니 속에 무거운 돌을 넣거나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서 몸무게를 늘린다거나, 마찰계수를 늘리는 것이다. 마찰계수를 늘리려면 스파이크운동화처럼 신발 바닥에 울퉁불퉁한 굴곡이 많은 신발을 착용하거나, 발 딛는 부분의 흙을 약간 파내어 발을 지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

만약 두 팀의 무게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줄다리기 승리의 포인트는 무게, 마찰력, 당기는 힘이다. 첫째, 팀원 모두가 호흡을 잘 맞추어 힘껏 당겨야 한다. 어중간한 힘으로 계속 잡아당기는 것보다는 한 번에 큰 힘으로 잡아당길 때, 최대정지마찰력보다 큰 힘을 내어 상대를 끌어당길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줄을 잡아당기는 주기가 빨라야한다. 아무리 큰 힘을 주어도 힘을 주는 사이에 시간이 많이 비어버리면 오히려 상대팀에게 끌려가는 역효과가 나타난다. 셋째, 중력의 힘을 빌린다. 최대한 뒤로 누워 중력의 방해가 적은 상태에서 줄을 잡아당겨야 당기는 힘이 배가 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시인은 “줄다리기의 역설”을 전언한다. 줄다리기에서 어떤 것을 이기는 것으로 보느냐의 문제를 제기한다. 줄을 힘껏 잡아당겨 상대가 끌려오게 하는 것만큼 자신들도 뒤로 물러나야 하는 것이 “줄다리기”이다. “힘이 약해 끌려간 것으로 보이는 이들이/강한 이들의 영토를 차지하면서 전진하고 있다”면, 약한 척 끌려가면서 상대의 진영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전략이라면 어느 쪽이 이긴 것일까? 

 

문화저널21 편집위원 서대선 시인 seodaeseon@naver.com

저널21
썸네일 이미지
[저널21] 중국의 고강도 환경보호정책…‘베이징 하늘을 바꾸다’
저널21
[저널21] 중국의 고강도 환경보호정책…‘베이징 하늘을 바꾸다’
우리나라 언론의 주장을 살펴봤을 때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 또한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지난 11일 중국의 수도 베이징은 우리나라 서울의 하늘과 달리 티 없이 맑았다. 중국의 미세먼지가 모두 우...
알고먹자
썸네일 이미지
[알고먹자] 글루코사민, 효과 있다? 없다?
알고먹자
[알고먹자] 글루코사민, 효과 있다? 없다?
글루코사민은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에게 효과를 발휘할까? 한마디로 요약해서 말한다면 '효과 없음'이다. 앞서 언급했듯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의 경우 효능보다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에 효과적이라 할 수 없다. 건...
소비/트렌드
썸네일 이미지
폐비닐 대란에 ‘과대포장’…고심 깊어진 제과업체
소비/트렌드
폐비닐 대란에 ‘과대포장’…고심 깊어진 제과업체
폐비닐·폐플라스틱 대란 이후 환경부가 수거책임을 지자체로 돌리고 국민들을 상대로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도록 독려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의 의식개선도 필요하지만 ...
인터뷰
썸네일 이미지
[GO! 강소기업] 셈소닉, "청년들이 꼭 취업하고 싶은 기업 만들 것"
인터뷰
[GO! 강소기업] 셈소닉, "청년들이 꼭 취업하고 싶은 기업 만들 것"
초정밀 가공, 12년간 한우물 “처음에는 직원한명과 둘이서 미래 신기술에 대한 가능성만을 보고 오로지 젊음과 도전정신 하나로 시작했는데, 어느덧 12년 이란 시간과 경험이 쌓였다. 말 그대로 한우물만 파 온 것...
인터뷰
썸네일 이미지
[인터뷰] 참여연대 “삼성증권 사태, 금융당국의 허점 방치가 원인”
인터뷰
[인터뷰] 참여연대 “삼성증권 사태, 금융당국의 허점 방치가 원인”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사태로 금융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의 허점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국내 주식 투자자인 ‘개미’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경제일반
썸네일 이미지
삼성 따라하는 현대차(?)…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 의혹
경제일반
삼성 따라하는 현대차(?)…모비스·글로비스 분할합병 의혹
최근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개편을 통한 ‘출자구조 재편’ 추진방안을 발표하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사이의 분할합병 비율을 0.61대 1로 결정했지만, 참여연대가 비율의 적절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MJ포토] 청명한 하늘 되찾은 베이징
광고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