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규제프리존법은 재벌의 ‘갑질’ 돕는 악법”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 “국정농단의 잔재물”
“왜 정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발굴해서 쓰고 버리도록 두는가”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7/02/16 [18:23]

[인터뷰] “규제프리존법은 재벌의 ‘갑질’ 돕는 악법”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 “국정농단의 잔재물”
“왜 정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발굴해서 쓰고 버리도록 두는가”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7/02/16 [18:23]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 “국정농단의 잔재물”
“왜 정부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발굴해서 쓰고 버리도록 두는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민들은 여전히 분노하고 있지만 뚜렷하게 진전된 것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국정농단으로 인해 만들어진 법안들이 계속 재발의되는 등 현재진행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법안이 ‘규제프리존법’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규제프리존법을 ‘민생살리기 법안’이라고 강조하며 지난 한해 동안 무려 32번이나 언급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규제 프리존법은 세계 최초, 세계 최악의 정경유착법으로 ‘최순실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날을 세우며 즉각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맹지연 국장을 만나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규제프리존법’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이 15일 오전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국정농단이 뭡니까. 정치·경제·사회 모든 것들이 특정 인물의 이익에 편향돼서 좌지우지 된 것 아닙니까. 지금 있는 규제프리존법 자체가 바로 국정농단법이에요”

 

맹 국장은 규제프리존법은 ‘최순실법’이자 ‘국정농단법’이라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회적 책임을 더 많이 떠안아야할 대기업들은 불리할 때는 중소기업을 앞세워 기업의 입장을 대변하게 하고, 뒤로는 자신들의 경제적 규모를 앞세워서 특혜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악습을 이어왔다. 이번에 반드시 폐단을 깨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맹 국장은 규제프리존법이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나무의 ‘가지’에 불과한 법이라고 비유하며 “원래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취지는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들이 참여하는 것이지만, 현재 상태는 결국 대기업 중심으로만 돼 있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실제로 지역혁신센터에는 중소기업이 들어올 수가 없다. 대기업과 연결해서 들어와야만 하는 상황인데, 거기에 민생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 자체가 굉장히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함께 자리한 환경운동연합 측의 설명에 따르면 지역거점개발 사업이라고 정부가 홍보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성과는 미미했을 뿐만 아니라 전부 대기업과 연결이 돼 있었다.
 
경상북도나 전라남도 등에 있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사업들은 대부분 삼성, LG CNS, GS칼텍스, 네이버 등의 대기업들과 연결돼 있었고 강원도 역시 삼양과 연결돼 있었다. 

 

맹 국장은 “왜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발굴하느냐. 정부가 중소기업을 직접 지원하고 발굴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우리나라 정부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그냥 쉽게 대기업이 알아서 갑질을 하든 착취를 하든 발굴해주면, 자기들은 세금만 걷으면 된다는 그런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자기 멋대로 골라가지고 자기 이익만 챙기고 버리는 것들을 왜 용인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맹 국장은 일부 언론들이 ‘규제프리존법을 도입하지 않으면 중소기업들의 활성화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규제프리존법 폐기 요구는 재벌 때리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에 대해서도 “괴담에 불과하고, 침소봉대에 불과하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는 “실질적으로 우리나라 일자리의 90%는 중소기업에 집중돼있고, 사회적 책임도 중소기업이 더 많이 지고 있는데 왜 대기업만 번번이 봐줘야 하느냐”며 “왜곡된 경제구조가 경제 민주화를 막는 반복되는 폐단이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까지 기업이나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가 계속돼 왔는데 재분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아무리 영업이익이 발생한다고 해도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뭐가 있느냐”고 말했다.

 

▲ 맹지연 환경운동연합 국장(왼쪽 두번째)가 15일 오전 다른 시민단체들과 함께 바른정당 당사 앞에서 규제프리존법 협상 중단 및 폐기를 촉구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그는 재벌보호 정책이 낙수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이미 옛말이 됐다고 꼬집으며 “오히려 지금은 재벌보호 정책이 재벌의 갑질을 더욱 공고하게 만들고, 국민들을 재벌에 종속시키는 것으로 끝난다. 재벌을 챙겨주는 것은 갑질을 구조화하는 것이지,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거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 아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름만 있고 실체가 없는 법을 임기 1년 정도를 남겨두고 아직도 환상을 심어주면서 규제프리존법만 있으면 모든 지역경제가 풀릴 것처럼 얘기하지만, 실제로는 R&D사업이 대부분이고 직접적 경제적 파급효과가 없다. 이는 국회 공청회에서 전부 관계자가 증언한 내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상만 심어주고 정말 최악의 법을 만든 것인데, R&D 사업에 규제프리존법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개별법을 통해서도 할 수 있는 것인데, 거기에는 책임이 따르니까 그것을 회피하기 위한 법. 대기업을 바주기 위한 법을 만든 것이다. 대기업은 법을 안 지켜도 되고, 중소기업만 법을 지켜야 하느냐. 말도 안 된다”라고 비난했다.

 

맹 국장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국정농단도 박근혜-최순실-전경련이라는 굴레, 자기들만의 리그에 수많은 국민들을 들러리 세운 것이 드러나면서 이에 대해 국민들이 분노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재청구 건에 대해서도 “당연히 구속돼야 한다.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서 두드러진 것이 전경련의 개입인데, 전경련의 가장 큰 실체는 삼성 아니냐. 구속되는 것이 국민들 눈높이에서도 당연한 일”이라 경고했다.

 

문화저널21 박영주 기자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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