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에 경종 울린 '월성1호기'

83년 운전 시작한 '월성1호기' 설계수명은 2012년까지 10년 연장 판결

최재원 기자 | 기사입력 2017/02/08 [11:43]

국가기관에 경종 울린 '월성1호기'

83년 운전 시작한 '월성1호기' 설계수명은 2012년까지 10년 연장 판결

최재원 기자 | 입력 : 2017/02/08 [11:43]

2015년 5월 18일부터 시작된 ‘월성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 국민소송’이 12번의 재판 끝에 막을 내렸다. 재판부가 시민단체 등이 꺼낸 월성1호기 수명연장허가의 무효와 취소사유를 일정부분 인정한 것이다. 

 

이번 판결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의 월성1호기 수명 연장 프로젝트는 중단될 가능성에 처했다.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등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의 부당함을 확인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1983년 운전 시작한 '월성1호기' 설계수명은 2012년까지 

원자력안전위원회, 10년 연장 ‘허가’

시민단체 “조사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소송

 

당초 원안위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를 2022년까지 가동하는 수명 연장 결정을 내렸다. 1983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월성 1호기는 설계수명이 30년으로 2012년 설계수명을 마친 상태다.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안위에 월성 1호기 운영 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운영 변경 허가는 설계수명이 지났어도 원전을 계속 운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이다. 원안위는 2015년 2월 월성1호기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거친 뒤 “2022년까지 원전을 가동해도 된다”고 10년 수명 연장을 허가했다.

 

© 문화저널21

 

하지만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원안위의 안전성 평가가 잘못됐다며 같은 해 5월 18일 ‘월성1호기 수명연장허가 무효국민소송(피고 : 원자력안전위원회)’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접수했다.

 

원고는 소장 접수 1달전부터 모습된 2천166명의 시민이었으며, 비용은 모금된 비용 2천여만 원이었다. 대리인단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녹색법률센터, 민변환경보건위원회, 탈핵법률가 모임, 환경법률센터, 개인변호사 등 32명으로 구성됐다.

 

소장 접수 이후 2015년 10월 첫 변론재판을 시작으로 지난 1월 4일까지 총 12번의 재판과 현장검증, 증인신문 등의 과정을 거쳤다.

 

원고 대리인단은 재판 과정에서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수명연장 허가 절차인 운영변경허가 심의 없이 주기적안전성평가보고서 심의만으로 처리한 점, ▲수명연장 원전안전성평가의 핵심 절차인 과거기준과 현재 기준을 비교하는 절차를 수행하지 않은 점, ▲‘최신 운전경험 및 연구결과 등을 반영한 기술기준을 활용하여’ 월성1호기가 안전성평가가 되지 않고 원안위 고시가 평가대상을 제한하여 기술기준이 자의적으로 적용된 점, ▲피고도 인정하는 최신기술기준 적용 분야인 안전해석분야에서도 자의적으로 잘못 적용한 점, ▲자의적인 적용의 결과 월성 1호기 안전성을 현재 가동 중인 원전뿐만 아니라 월성 2,3,4호기 수준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점, ▲지질 지반 특성 관련한 원자력안전기술원 규제기준 상 ‘복잡한 지질특성이 있거나 지진활동이 높은 지역에 위치하는 것을 최대한 피하여하 하며, (중략) 보수적으로 평가하도록 한다’는 점, ▲심의권한이 있는 원자력안전위원에게 충분히 자료가 제공되지 못한 점, ▲허가 결정 당시 결격사유가 있는 위원장(이은철 교수)의 회의 주재와 조성경 위원의 참석으로 표결이 이루어진 점 등을 강조했다.

 

법원, 월성1호기 수명연장은 ‘부당’ 주민들 손 들어줘

 

7일 서울행정법원 제11행정부는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 처분 취소’와 관련 ▲원자력안전법령에 의거해 운영변경내용 비교표를 제출하지 않은 점, ▲운영변경허가를 과장 전결 등으로 적법하게 처리하지 않은 점, ▲원안위 두 명의 결격사유로 위법함에도 불구하고 의결에 참여한 점, ▲2호기에 적용했음에도 1호기에는 최신기술기준 적용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먼저, 한수원은 원전 운영 변경을 신청할 때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가 포함된 7종의 서류를 원안위에 제출하고, 운영 변경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표도 제출해야 하지만, 한수원은 필수 서류 7개 중 6개를 누락했다. 

 

한수원은 원전 허가를 처음 받을 때는 7종의 서류가 모두 있어야하지만 운영 연장에는 운영허가증과 비교표만 제출하면 된다는 주장이었다.

 

법원은 심의 절차에 대한 허술함도 지적했다. 원전 수명 연장은 ‘계속 운전 허가’절차와 ‘운영 변경 허가’의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9인으로 구성된 원안위원은 계속해서 운전 허가만 심의했다는 것이다. 후속 조치인 운영 변경 허가는 원안위 원자력안전과장이 전결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원안위원 2명이 결격 사유가 있었다는 원고측 주장도 법원에서 인정됐다. 법에 따르면 3년 이내 원전 관련 사업에 관여한 인물은 원안위원이 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은철(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 위원은 한수원의 자문위원으로 참여했고, 조성경(명지대 교양학부 교수) 위원은 한수원의 부지선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었다.

 

원고를 대변하고 있는 핵 없느니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등은 “재판부가 월성1호기 수명연장 허가의 위법 사유를 인정한 것은 이 땅의 법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며 원전안전, 국민안전에 대한 염원이 재판부에 전해진 것으로 평가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대리인단과 상의해 가동정지를 구하는 계속운전 허가 효력집행정지 신청을 해 월성1호기 가동이 중단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 “수명연장 월권 김용환 위원장 사퇴” 촉구

 

야권 의원들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일동은 8일 성명을 내고 “법원의 수명연장 불허 판결을 환영한다”며 “이번 판결로 국가기관의 불법에 경종을 울리고 대한민국 원자력안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책임자에 대한 문책도 요구했다. 이들 의원은 “월성1호기 수명연장 당시 월권을 주도한 바 있고 현재 원자력안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환 위원장은 책임을 지고 직을 내놓는 것이 국민들에게 보이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또한 원자력안전기술원 성게용 원장에 대해서도 “이번 심문과정에서 최종안전성분석보고서 개정안 외에 운영변경허가 전후 비교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하지 않은 이유를 ‘설계 개선한 부분은 보고’했고, 수백 건의 변경사항이 있는 운영변경허가 내용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요청한 사실도 없고’ 원자력안전위원이 그 엄청난 많은 서류를 ‘담당할 레벨은 아니다’라고 증언한 바 있다”며 “성게용 원장의 증언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의과정이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시켜주는 단면”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현재 가동 중인 월성1호기 정지 ▲월성1호기 운영허가 취소 ▲불법 승인을 주도했던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이었던 김용환 원자력안전위원장 사퇴 등을 촉구했다.

 

문화저널21 최재원 기자 cj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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