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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용 아니었다면 영장 기각 됐을까”
김성진 변호사 “법률가들의 노숙 투쟁 불러일으킨 사법 역사상 초유의 사태”
 
박수민 기자 기사입력 :  2017/01/2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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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요건도 아닌 이상한 근거로 영장기각 판단, 정당성 의심은 당연”

“대통령 수사해야 구속할 수 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사태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하 특검)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됐다. 특검은 법원의 결정에 당혹스러운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안을 검토하며, 수사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외치는 민심과는 다른 판결에 국민들은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조의연 판사에 대한 분노를 쏟아내며 사법부 개혁을 부르짖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또 법원이 공개한 구속영장 기각 판결 사유가 일부 누락됐는데, 이 사유들이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국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참여연대 소속 경제금융센터 김성진 변호사는 “만약 이재용 부회장이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면 구속영장이 기각됐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이는 법률가들의 노숙 투쟁이라는 사법 역사상 초유의 사태를 불러일으킨 사건”이라고 말했다.

 

▲ 참여연대 소속 경제금융센터 김성진 변호사가 25일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그는 “특검이 영장을 재청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점칠 수 없지만 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 이 사람이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에 대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며, 도주는 몰라도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본다. 그 판단이 지금와서 달라질 것 같지 않고, 증거인멸의 우려와 수사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 달라진 것이 없다면 영장을 재청구하는 것이 맞다”고 분석했다.

 

또한 “구속영장 기각 여부와 별도의 판단기준이 필요한데, 통상적인 기각 사유 외에 다른 것들이 고려된 정황이 드러났다”면서 이상한 근거들을 고려해 영장이 기각됐는데, 만일 그 근거들을 제외하고 심사한다면 과연 영장이 기각될 것인가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했다.

 

“영장 기각, 정당성 의심돼…법률가들도 몸으로 맞서고 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의연 영장전담판사는 ▲대가관계 등 뇌물죄 성립에 대한 소명 부족 ▲삼성그룹의 지원 경위에 대한 사실관계 및 법리 다툼의 여지 ▲현 단계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 및 진행 부족이라는 근거를 들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 발부를 기각했다.

 

그런데 조의연 부장판사가 이재용 부회장의 영장기각을 기각한 근거로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 등 2가지 사유가 더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라는 근거는 분명히 오인의 소지가 있는 것이고, 법원에서도 기각 사유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누락시켰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며 “이 결정 자체에 대한 정당성까지 의심해볼 수 있다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재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법원의 판단을 선회해서 보더라도 구속영장을 기각한 법원의 기준이 법 요건에 맞지 않는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어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나 유죄판결에 쓸 만한 심증 정도의 증거를 들이댈 수 없으며, 법원도 수사 절차의 일부라는 것을 재인식하고 수사 필요성에 대해 진중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또다른 누락 기각사유인 ‘뇌물 수수자에 대한 조사 미비’에 대해서도 뇌물수수자가 대통령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통상 뇌물 공여자 수사를 통해 뇌물 수수자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는 뇌물 수사의 순서를 고려하지 않았고, 박 대통령을 수사하기 전까지는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할 수 없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신분의 특수성 때문에 특검의 수사 부담이 가중될 뿐만 아니라 수사를 거부할 때 강제할 수 있는지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가장 마지막에 할 수 밖에 없는데도 이를 고려하지 않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을 기각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순환논리에 빠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변호사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불소추 특권의 취지가 사라졌기 때문에 박근혜 대통령이 특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불소추 특권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방해할 우려가 있어 이를 방지하는 차원의 헌법상 특권이다. 하지만 탄핵심판 소추로 직무가 정지돼 방해받을 업무가 없는 대통령이 수사를 거부한다면 이는 특권을 남용하는 것이라는게 김 변호사의 설명이다.

 

그는 이재용 부회장 영장 기각에 대해 법적 요건인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판단하지도 않고, 요건도 아닌 이상한 근거들로 판단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법률가들까지 놀랐다”고 후문을 전했다.

 

김 변호사는 “여러 법학자들을 포함한 법률가들이 ‘법원이 이래선 안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현재 법원 앞에서 노숙 투쟁을 벌이게 됐다”며 “법률가들이 몸으로 나서서 맞서는 사태가 사법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변호사는 “이재용이라는 특수성을 배제했더라도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라고 반문하며 “사법이 법앞에 평등이라는 기본적 가치를 과연 충실히 실현하고 있는가 의심이 든다. 이런 근거들이 이재용 봐주기 재판이라는 국민적 의심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 덧붙여 “법원 전체의 결정은 아닌 일개 판사의 결정이라고 보지만 잘못된 결정으로 이해된다면 비평과 비판은 당연한 권리다. 모든 권력행사가 권력자의 독단으로 흐르지 않게 하는 민주주의 시스템의 일부이며 대의제 권력 행사 기관을 적절히 통제하는 수단”이라고 말해 사법부의 독립 침해를 주장하는 이들을 향해 반박하기도 했다.

 

‘최순실 게이트’는 희대의 뇌물 스캔들…“이재용은 다른 총수들과 달라

“피해자 코스프레 그만두고 법 불감증 반성해야”

 

김 변호사는 특히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다른 대기업 총수들과 이재용 부회장의 차이점을 지적했다. 타 기업의 경우 정권유착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뇌물 청탁인 반면, 삼성그룹의 경우 재벌3세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에 손해를 끼쳐가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최순실 게이트’를 두고 ‘희대의 뇌물 스캔들’이라고 표현하며, 국가권력을 재력으로 사고 판 삼성그룹을 포함한 모든 연루 기업들과 박근혜 정부는 피해자 코스프레를 그만도고 법 불감증에 대해 반성하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조의연 판사를 향한 삼성 장학생 등 의혹들에 대해서는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의혹에 대한 조준웅 특별검사팀 사례가 있었기 때문에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고 판단했다. 

 

당시 법까지 따로 만들어가며 수사를 했음에도 불구,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09년 5월 재판이 종료됐다. 이후 2010년 1월 삼성전자에 특채로 조준웅 특검의 아들이 입사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따라서 면죄부 특검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 영장 기각 사유가 석연치 않은 점과 더해져 의문을 가지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문화저널21 박수민 기자 sumin@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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