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문화로 세상보기] ‘너의 이름은.’…결국 우리는 이름으로 이어진다

정재영 청소년기자 | 기사입력 2017/01/11 [15:31]

[17세, 문화로 세상보기] ‘너의 이름은.’…결국 우리는 이름으로 이어진다

정재영 청소년기자 | 입력 : 2017/01/11 [15:31]
▲ 영훈국제중학교 3학년 정재영 청소년기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너의 이름은.’은 제목 그대로 인물들의 ‘이름’을 가장 중요시 여긴다. 여기서 이름은 한 사람의 명칭에 제한되어 있지 않다. 김춘수의 시 ‘꽃’의 한 구절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처럼 이름을 부르는 것은 그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행위다. ‘너의 이름은.’의 등장인물은 서로의 ‘이름’을 통해 대조적인 두 삶을 관통하는 연결 고리를 찾고 서로를 명명하기 위해,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시공을 초월한 사랑에 대한 신카이 마코토의 새로운 풀이는 귀엽고 순수하며 아름답다.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주제는 참신하거나 획기적이지 않지만, ‘너의 이름은.’은 이를 바디 스왑이라는 특이한 방식으로 전개한다. 남녀의 몸이 서로 바뀌어 생성하는 코미디, 그리고 서로의 삶을 살아가면서 쌓게 되는 정으로 인해 생기는 러브 스토리는 색다르다. 대도시에 살고 있는 소년과 도시의 삶을 원하는 시골 소녀, 이 둘이 살고 있는 장소의 차이를 영화의 1막은 보여준다. 수차례의 바디 스왑으로 인하여 서로의 삶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한 후에는 같은 장소에서도 다른 감정을 느끼는 인물의 대조로 변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사랑은 운명적이고 장황하며, 동시에 안타깝다.

 

디즈니의 ‘겨울 왕국’과 같은 3D 디지털 애니메이션들이 많은 성공을 거두며 정통 셀 애니메이션이 점점 사용되지 않고 있는 요즈음, ‘너의 이름은.’은 전통 애니메이션을 추구한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혜성의 모습은 황홀하다. 이 혜성은 후반부에 영화의 스토리에 큰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때의 모습은 경외심까지 느껴진다. 이토모리 호수나 케타와카미야 신사와 같은 랜드마크들은 사진을 그대로 복사한 것처럼 완벽하게 디테일을 살려 구현되어 있다. 인물들은 각자의 역할과 개성이 분명하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기억에 남는다. 두 주연들의 삶은 대조되는 색체와 각자의 매력이 있는 조연들로 차이가 느껴지고,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배경으로 인하여 애틋함이 더해진다.

 

▲ (이미지제공=㈜미디어캐슬)
▲ (이미지제공=㈜미디어캐슬)

 

‘너의 이름은’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문화를 인지하고 있으면 더욱 깊게 접할 수 있는 영화이다. 만약 일본 애니메이션의 OST 사용이 어색한 한국 관객들은 오히려 감정을 잡아야 할 때 노래가 흘러나오는 것에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영화에서는 일본의 지역 고유의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 하는 사회와 이로 인하여 신세대가 느끼는 감정들이 강조되어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 사랑하는 덕후라면 애정을 가지고 파고들 수 있는 영화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 특유의 감성들 또한 영화 속에서 찾을 수 있다. 그의 전작들 ‘초속 5센티미터’나 ‘언어의 정원’을 먼저 접하고 ‘너의 이름은.’을 본다면 시공간을 초월하는 운명적 사랑, 황혼의 시간처럼 그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요소와 같은 특징들을 잡아 낼 수 있을 것이다.

 

‘너의 이름은’에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인물의 이름이 중요시 된다. 미츠하와 타키가 서로의 삶을 대신 살아가면서 주는 영향들, 변화들은 꿈같은 그들만의 소통 방식이었다. 그 꿈에서 깨어나면서 기억들을 서서히 잃어가기 시작하고, 결국 이름을 찾아 헤매게 된다. 그들에게 이름의 의미는 서로가 주었던 영향에 대한 회상이자 관계의 회복이다. 영화 내 소개되는 무스비의 개념도 그러하다. 그들은 서로의 삶에서 공존하는 끈과 같은 다양한 요소들, 그리고 서로의 이름으로 인해 이어진다. 마지막 장면에서 다시 한 번 강조되는 이 개념은 영화의 핵심이다. 

 

감수=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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