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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부의 삶, 검게 빛나는 땀방울 그리고 우리의 아버지
[사진전] 아버지로 투영된 광부의 삶…온빛 사진상 수상작 박병문 ‘아버지의 삶’
기사입력: 2017/01/11 [11:45] ⓒ 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지하의 검은 세상, 땀방울조차도 검게 빛나는 그 검은 공간에서 가족의 생계를 두 어께위에 짊어지고 사셨던 광부 1세대 아버지. 30년 전에 광부를 퇴직하신 아버지, 검게 얼룩진 옷으로 퇴근하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채웠던 기억을 하나씩 꺼내어 카메라에 차곡차곡 담았다.(-사진가 박병문)”

 

▲ 인차타고 막장으로 가는 모습   ©박병문 (이미지제공=갤러리 류가헌)

 

사진가 박병문은 강원도 태백 출생으로, 그의 아버지 역시 광부였다. 작가의 뇌리에는 어린 시절 탄광촌에서 살면서 보고 느끼고 들었던 수많은 기억들이 남아 있다. 여지 거지 흩어진 석탄 부스러기들이 냇물과 섞여 거무내가 돼 흐르던 모습, 삼삼오오 모여 출근하고 퇴근하는 광부의 모습이 어렴풋하다. 희미해져가는 광부 아버지와 장성 탄광촌의 풍경들이, 카메라를 들자 선명해졌다. 광부들의 그림자마다 아버지가 어른거렸다.

 

한 때 찬란하고 풍요롭던 탄광촌은 이제 쇠락하고 기울어 그 마지막을 앞두고 있었지만 거기에는 여전히 과거를 기억하는 이들이 살고 있었고, 지하 수천 미터 갱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었다. 광부들을 따라 들어간 막장에서 박병문은 짐작으로만 알고 있던 아버지의 시간들과 마주했다. “아버지를 생각하니 사진을 허투루 찍을 수가 없었다”는 말처럼 그는 아침부터 밤까지 탄광과 막장 안의 모든 시간들을 촘촘히 기록했다.

 

그렇게 탄광과 광부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사진 ‘아버지의 삶’은 2016년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수여하는 상인 제6회 온빛사진상을 수상했다. 아버지로 대표되는 숱한 광부의 삶에 대한 작업은 ‘대중적 주목을 받지 못하더라도 의미 있는 스토리를 발굴, 사진으로 기록하여 사회적 소통과 공감을 이루고자 한다’는 온빛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을 사로잡았다.

 

▲ 목욕  ©박병문 (이미지제공=갤러리 류가헌)
▲ 퇴근 후 삼겹살에 소주 한 잔   ©박병문 (이미지제공=갤러리 류가헌)
▲ 삼방동 마을   ©박병문 (이미지제공=갤러리 류가헌)

 

매년 온빛상 수상작에 대한 전시 지원을 이어오고 갤러리 류가헌이 새로 이전 개관한 청운동에서도 온빛과의 인연을 이어간다. 박병문 사진전 ‘아버지의 삶’을 개최하며 전시작은 총 40여 점이다. 몇 년 후면 폐광이 예견된 탄광에서 광부들의 지워지지 않는 마지막 흔적들을 기록하고 있는 박병문의 새로운 작업 일부도 함께 선보인다.

 

“우리나라 탄광산업의 원동력이었고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광부들, 그들이 일궈낸 희망으로 산업 전사로 기억되고 있는 점에서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긴 세월 강한 지열로 인해 비 오듯 흐르는 땀과 어둡고 습한 막장에서의 작업으로 인해 남은 건 숨을 조여 오는 진폐의 고통 뿐 이였다. 앞으로 몇 년 후면 폐광이 예견된 탄광, 그 폐광의 중심에서 광부들의 지워지지 않는 마지막 흔적들을 기록하고 촬영할 예정이다. 이 땅에 아름답지 않은 아버지는 없다고 했다. 광부 1세대들의 노고를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사진가 박병문)” 

 

제6회 온빛 사진상 수상작 박병문 사진전 ‘아버지의 삶’은 지난 10일 개막, 22일까지 갤러리 류가헌에서 만날 수 있다.

 

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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