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광장, 아픈 시대가 세운 공공극장 ‘블랙텐트’

“정부가 빼앗은 공공극장…연극의 공공성, 예술의 공공성, 극장의 공공성 다시 배울 것”

이영경 기자 | 기사입력 2017/01/10 [18:45]

광화문 광장, 아픈 시대가 세운 공공극장 ‘블랙텐트’

“정부가 빼앗은 공공극장…연극의 공공성, 예술의 공공성, 극장의 공공성 다시 배울 것”

이영경 기자 | 입력 : 2017/01/10 [18:45]

지워진 목소리, 추방된 이야기 불러내는 곳

“정부가 빼앗은 공공극장…연극의 공공성, 예술의 공공성, 극장의 공공성 다시 배울 것”

 

광화문 광장에 블랙텐트가 들어섰다. ‘블랙리스트’와 검열로 인해 공공극장과 무대를 빼앗긴 연극인들이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세웠다. 이 극장은 현 정부의 공공극장이 외면했던 세월호 희생자, 일본군 위안부, 각종 국가범죄 피해자들, 해고 노동자를 비롯해 자본에 박해 받은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예정이며,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운영된다.

 

▲ 광화문 광장에 ‘광장극장 블랙텐트’가 세워졌다. 이 극장은 박근혜 정부가 퇴진할 때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 박영주 기자

 

광장극장 블랙텐트 운영위원회는 “연극인들은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을 빼앗겼다. 우리의 공공극장에서 동시대 고통 받는 목소리들이 사라졌다. 동시대 공동체의 삶에 대한 사유와 성찰이 중지됐다.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공극장 책임자들이 관객이 보는 앞에서 공연을 중단시키는 일마저 발생했다”고 전했다. 또한 “블랙리스트 작성과 예술 검열로 인한 배제는 단지 예술가들의 피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표현에 대한 억압은 민주주의 정치 질서의 기반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장극장 블랙텐트는 10일 오후 4시 개관식을 시작으로 13일 오후 8시 오픈기념공연을 갖는다. 이후 ▲극단 고래 ‘빨간시’/01.16~20/작·연출 이해성 ▲416가족극단 노란리본 ‘그와 그녀의 옷장’/01.23~24/작 오세혁·연출 김태현 ▲마임 공연/01.25~27/유진규, 김지선, 양미숙, 이정훈, 이두성, 이태건 등 출연 ▲극단 드림플레이 테제21 ‘검열언어의 정치학: 두 개의 국민’/01.31~02.03/작·연출 김재엽 등의 공연을 이어간다.

 

10일 개최된 개막식에서 광장극장 블랙텐트 극장장을 맡고 있는 이해성 극단 고래 대표는 “지난해 11월 4일 문화예술인들의 시국선언과 기자회견이 있었다. 그때부터 많은 예술인들이 길바닥에서 시작해 텐트들이 생겨났고, 60개에 가까운 텐트가 자리했다. 이러한 광장에서 연극인들이 힘을 더 보탤 수는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천막극장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 10일 개최된 개막식에서 진행된 퍼포먼스    © 박영주 기자
▲ 광장극장 블랙텐트 극장장을 맡고 있는 이해성 극단 고래 대표    © 박영주 기자

 

그는 “박근혜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극장의 공공성은 사라졌다. 예술의 공공성의 가치를 바로 세우자는 의미로 이 극장을 세웠다. 그동안 공공극장은 우리가 어떠한 세계에 놓여있으며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지 묻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여기에서 연극의 공공성, 예술의 공공성, 극장의 공공성을 다시 배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는 지워진 목소리, 추방된 이야기를 불러내려 한다. 약한 이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일 것이다. 이 극장에서는 대립과 갈등조차도 더 나은 미래로 달려 나가는 동력이 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 연극의 자부심을 알리며 작지만 강하게 진행됐던 서울연극제가 납득 불가능한 이유로 대관심사에서 탈락했다. 어떤 작품은 세월호 사고를 다룬다는 이유로 심사에서 배제됐으며 일부 연출가들은 공연 포기를 종용당하고 지원 심사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공연을 비롯해 전시, 영화 등이 상영을 제지당했고 일부 작가들은 고소고발로 연행됐다. 운영위원회는 이러한 정부의 검열 사유를 ▲시국사건 및 사회적 이슈 표현 검열 ▲박정희-박근혜 비판 풍자 검열 ▲정부비판 활동 참여 개인, 단체 불이익 ▲진보정부에서 활동한 작가 에 대한 의도적 배제 등으로 분류했다. 전체적인 검열의 사례를 분석했을 때, 시국사건이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표현의 검열보다는 박근혜 대통령과 관련된 내용에 대한 검열이 더 많다는 의견이다.

 

문화저널21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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