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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혁 한시산책] 새해 '정유년(丁酉年)'에 숨은 이야기
기사입력: 2017/01/10 [15:52] ⓒ 문화저널21
김유혁

강물이 끊기지 않고 흐르듯이 세월도 간단없는 하나의 시간대로 이어져 간다. 계속 이어지는 개념의 시간을 연(年)이라하고 12개월을 하나의 단위로 보는 것을 세(歲)라고 한다.

 

세(歲)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일주기로 정의한다. 우리가 새로 맞이한 정유년(丁酉年)은 4계절의 개념으로 정유세(丁酉歲)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예컨대, 정유년은 한 가닥으로 이어져가는 직선의 시간대를 365일로 구분한 개념이고, 정유세는 4계절이 포함된 365일의 시간대를 순환적 개념을 바탕으로 구별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유년은 닭 띠 해로 5색중에는 흰 색에 해당한다. 그런데 왜 금년의 닭을 붉은 닭이라 불리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10간(干)중 갑을은 동쪽과 청색을, 병정은 남쪽과 적색을, 무기는 중앙과 황색을, 경신은 서족과 백색을, 임계는 북쪽과 흑색을 지칭한다. 금년이 정유년임으로 정(丁)이 남쪽에 해당하기 때문에 붉은 닭이라 일컫는 것이다. 

 

‘닭’은 12지(支) 동물 중에서는 유일한 비상동물(飛翔動物)일 뿐 아니라 천부적(天賦的) 의미로는 인간으로 갖추기 쉽지 않은 5가지 덕성(德性)을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천계의 울음소리를 이어받아 새벽이 되면 거의 정확하게 시간을 알려주는 울음소리로 인간세상의 새벽을 연다.

 

이는 인시(寅時:03시)를 일양시생(一陽始生)이라며 태양의 기운을 받아서 꼭끼오하고 우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 밖에도 매일 영양이 풍부한 알을 낳고 자체의 종족번식과 인간에게 부(富)의 형성을 가능케 하는 길을 열어준다. 

 

‘닭’은 주인의 귀천과 빈부를 불문하고 한번 정해진 주종관계를, 계탕(鷄湯)이 되면서도 지조를 버리지 않는 충절을 지니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것들이 ‘닭’이 지닌 오덕(鷄有五德: 文武勇信義)이라고 ‘한시외전(韓詩外傳)’은 전하고 있다.

 

일직이 춘추시대 공자의 고국인 노(魯)의 마지막 제왕인 애공(哀公)은 닭의 육미(肉味)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닭고기만을 지나치게 즐겼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중신이었던 전요(田堯)는 닭의 덕미(德味:文武勇信義)를 깨우쳐 주기 위한 진간(進諫)을 했다. 

 

닭이 지니는 5가지의 덕목을 시정방침의 덕목으로 펴갈 것을 권고한 것이다. 그러나 애공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3년 여 만에 노(魯)는 멸망했다. 

 

그러나 전요(田堯)는 연(燕)나라의 재상이 되어 불과 3년만에 전국시대를 주름잡는 당대의 강대국으로 성장케 했다고 한다. 그리고 명나라를 세운 주원장(朱元璋)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닭 관련 시구(詩句)로서 나라이름을 정했다고 한다. 

 

“웅계삼창성입해(雄鷄三唱星入海)하고 일륜홍일조기래(一輪紅日早起來)”

 

“장닭이 세번 울자 뭇별은 바다 속으로 묻히고, 둥근 태양이 일직 솟아오른다는 기상(氣像)이 바로 새아침의 밝음을 뜻하는 것”이라는 시구를 통해 나라이름을 명(明)이라고 정한다.

 

그 이전부터도 진시황제는 첫 닭이 울 때 태어났다하여 그의 생시(生時)를 계명축시(鷄鳴丑時)라고 하기도 한다. 축시는 1시부터 3시까지 120분간을 이야기 하는데 120분 중 어느 시점이냐고 묻는다면 첫닭이 울고 나서 양 날개를 힘차게 치는 그 순간 태어났다고 전한다. 

 

몽골의 진키스칸은 몽골사람들의 전통적인 주택에 해당하는 몽고파오(蒙包) 내부의 잠자리 위치를 정하는데 있어서 미래를 상징하는 유소년(幼少年)의 침대는 반드시 서쪽(닭의 위치)에 놓도록 했다. 

 

여기에는 유소년들이 미래를 향해 닭처럼 날아오르라는 뜻을 숨어있다. 몽골인들의 실내 침대 위치는 현재에도 몽고파오 내부에서는 예외 없이 지켜지고 있다. 길상의 의미라는 전통으로 이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겨레의 스승인 이퇴계선생이 연산군 7년, 닭 띠 해에 태어났지만 중종과 인종조를 거쳐 명종(明宗)시대에 성리학의 꽃을 피웠다해 길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닭 띠 해가 상징하는 의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이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인 말을 하기에 앞서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 

 

왜냐하면 막말이나 욕설 및 비속어를 분별없이 아무 곳에서나 마구 사용하는 자들이 많은 요즈음에도, 개 같은 놈들이라는 욕설은 해도, 닭 같은 놈이라 욕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 이유는 계유오덕이라 일컫는 덕성을 지닌 닭이기 때문이 아닌가싶다. 그런 의미애서 올 해에는 욕설을 하지 않는, 이른바 언어순화(言語醇化)의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계유오덕(鷄有五德)의 뜻을 각자 음미하면서 우리들 자신을 되돌아보는, 보다 뜻 있는 좋은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문화저널21 김유혁 상임고문 (단국대학교 종신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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