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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 세계를 만나다] 독일인들의 쇼핑 방법
기사입력: 2017/01/09 [09:28] ⓒ 문화저널21
이남기
▲ 이남기 한국경제문화연구원 이사장

함부르크는 독일 제2의 도시이자, 독일에서 가장 큰 항구이며 유럽은 물론 세계 각국의 물류 중심지이기도 하다. 내가 함부르크 항만을 견학하기 위해 함부르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항구 앞에 있는 호텔에 투숙했는데, 다음 날 길을 나서려고 하니 카운터에 앉아 우리 일행을 맞이했던 종업원이 냉장고를 사러 나가야하는데 동승할 수 있느냐고 물어왔다. 그녀는 후에 알고 보니 그 호텔 사장의 딸이었다.

 

우리 일행은 그녀가 원하는 가전제품 전문 매장에 내려 주고 업무를 보러 갔다가 저녁에 돌아오자마자 어떤 냉장고를 구입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녀는 오늘 가게마다 다니면서 냉장고 모양, 색깔, 기능, 가격 등을 알아보고만 왔다면서 메모에 적은 빽빽한 자료를 보여주었다. 그 자료에는 점포별 냉장고의 각종 정보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왜 오늘 구입하지 않고 그냥 돌아왔느냐고 그녀에게 묻자, 오히려 그녀가 이상한 질문을 다 한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우리에게 되물었다. 자신은 호텔 카운터에서 일을 하고 아버지로부터 받은 월급이 2,000마르크 정도로, 예금과 할부 금액 등을 공제하고 나면 자기가 한 달에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이 100마르크 내외밖에 안 되지만 냉장고는 고가품으로 한 번 사면 10년 이상 오랫동안 써야하는데 어떻게 한 번에 보고 결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우리 일행은 더 이상 논쟁하지 않고 사흘 동안 그 호텔에 묵으면서 그녀가 냉장고를 구입하는지 유심히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우리 일행이 호텔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냉장고를 구입하지 않아 언제쯤 냉장고를 살 것이냐고 물었더니, 이제 겨우 사흘 보았으니 앞으로도 한 일주일 이상 더 돌아다니다가 가장 좋은 냉장고를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사겠노라고 대답했다.

 

어떤 물건을 구입하겠다고 생각하면 백화점이나 상점에 들어서자마자 대충 물건을 훑어본 뒤 즉시에서 구입하는 우리나라의 쇼핑 습관과는 너무나도 큰 차이가 나는 신중한 독일인들의 구매 습관에 다시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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