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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억 세계를 만나다] 절약과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는 나라
 
이남기 기사입력 :  2017/01/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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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남기 한국경제문화연구원 이사장    

독일은 일상생활에서도 절약과 검소함이 몸에 배어 있는 나라로 유명하다. 내가 잘 아는 독일 사업가 중 독일 전역에 백화점 체인을 가지고 있는 재벌 회장 크루츠바와의 일화는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크루츠바 회장의 초청으로 쾰른에 있는 그의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였다.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우선 작은 규모와 단출한 집기에 무척 놀랐다. 게다가 손님을 소파에 앉혀 놓고 크루츠바 회장이 직접 커피포트에 물을 끓여 커피를 가져오는 것을 보고 무심결에 비서가 어디 갔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웃으면서 자신에게는 비서가 없으며 전화는 물론 모든 문서 전달이나 손님 접대까지 손수 한다는 답변에 순간적으로 얼굴이 화끈거렸다. 조그마한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두세 명이 있는 작인 기업체도 사장에게는 전화받아주고 차를 타 주는 비서가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너무나 동떨어진 세계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가 나를 놀라게 한 것은 비단 사무실뿐만이 아니었다. 독일인들은 좀처럼 자신의 집에 초대하지 않는데, 오랜 친구로서 그의 집에 초대받아 갔을 때 또 한 번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의 집에 들어서는 순간 너무나도 단출한 분위기에 나는 그 집이 과연 대재벌 회장의 집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우리나라의 대기업 회장을 보좌하는 비서관이나 일반 사원들이 사는 곳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놀라움을 가슴속으로 삭이고 테이블에 앉자, 그는 한국에서 오랜 친구가 왔으니 귀중한 술을 대접하겠다며 선반 위의 술병을 꺼내 왔다. 나는 수백년 된 와인이나 몸에 좋은 약술 혹은 최소한 발렌타인 30년산 정도의 양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는 놀랍게도 로얄 살루트를 들고 오더니 그 작은 뚜껑에 한 뚜껑을 따라 내 앞의 글라스에 붓더니 다시 술병을 꼭꼭 막아 선반 위에 올려놓고 돌아왔다.

 

그런 모습을 보며 그 회장이 단순히 돈을 지극히 아끼는 수전노라는 생각보다는 독일인들의 몸에 밴 순수함과 절약 정신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아 내심 느낀 바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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