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준 현성그룹 회장 “재도약의 길은 속도보단 방향”

“다른 분야 도전해야…대기업 중심 지원제도 개선돼야 한다”

박영주 기자 | 기사입력 2016/10/19 [17:42]

김봉준 현성그룹 회장 “재도약의 길은 속도보단 방향”

“다른 분야 도전해야…대기업 중심 지원제도 개선돼야 한다”

박영주 기자 | 입력 : 2016/10/19 [17:42]
▲ 김봉준 현성그룹 회장이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하고 있다.  ©박영주 기자

 

[문화저널21=박영주 기자] “재도약을 하려면 남들이 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부분에 뛰어들어야 해요. 인기 있는 분야는 이미 나눠먹기 게임이거든요. 남이 흉내 내지 못하는 부분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김봉준 현성그룹 회장은 지난 1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경제·문화 재도약의 길’ 심포지엄에서 “재도약의 길은 속도보단 방향에 있다”며 “재도약을 하려면 지금까지 했던 분야와는 완전히 다른 분야로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물 전문가’라고 소개한 김 회장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없어선 안 될 아이템’이라는 목표 하에 지금까지 달려왔다. 정수기와 연수기 사업으로 출발했던 그는 이후 화장품 산업에 까지 뛰어들었다. 

 

그는 “화장품 사업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물 개발을 R&D 산업으로 오래 해왔기 때문에 남이 흉내 내지 못하는 화장품을 개발할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줄기세포 배양과정에서 나오는 분비물인 배양액을 화장품에 접목해 뿌리는 화장품을 개발함으로써 재도약에 성공했다. 이것이 기능성 화장품인 ‘아프로존’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재도약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김 회장은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고질적 문제점을 발견했다. 

 

김 회장은 “한국은 세계최고의 배양기술을 갖고 있고, 그것을 제품으로 개발할 수 있는 능력과 생산시설, 전문 인력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인프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수준”이라면서도 “그런 인프라를 키워주지는 못하고 오히려 규제가 너무 심해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 중심으로만 이뤄지는 우리나라 기업지원제도 자체에 문제가 크다며 “중소기업들은 속된말로 ‘호구’ 취급을 받는다”고 날을 세웠다.

 

김 회장은 “국가 예산으로 R&D개발자금이 나오면 이를 정말 필요로 하는 회사가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지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충분한 인프라를 갖고 있는 대기업이 가져가 버린다”고 현재의 지원제도가 갖고 있는 사각지대를 꼬집었다.

 

중소기업인들은 대부분 김 회장과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중소기업을 위해 투입된 정부의 자금도 결국에는 대기업의 주머니로 들어가 버린다는 푸념이 곳곳에서 나온다.   

 

 © 박영주 기자

 

김 회장은 “결국 중소기업들은 정부의 개발자금 지원에서 멀어지게 되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부분을 활용해 육성·발굴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지원제도 개선을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기술은 세계적이지만 이를 우리 정부가 허용한 것은 2009년 11월이다. 화장품만 가지고도 빠르게는 30일, 늦게는 90일만 돼도 시장이 바뀌는데 이미 어디선가는 인간복제 기술까지 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며 “이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재차 촉구했다. 

 

그는 이날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을 향해 재도약의 길은 개개인에게 달려있다고 말하며, 최근 전 세계에 부는 한류열풍에 맞는 소재를 나름대로 찾아낸다면 동반성장의 길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마지막 말을 통해 속도보단 방향성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건넸다.

 

“저는 사업을 통해 엑셀만 밟는다고 결승에 골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어요. 결국 속도보다는 방향이 중요하거든요. 남보다 빠르지 않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방향만 제대로 잡으신다면 반드시 결승선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pyj@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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