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view finder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VIEWfinder] 거침없이 아름다운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
닉 나이트 전시 대림미술관서 국내 최초 개최
 
이영경 기자 기사입력 :  2016/10/05 [17:19]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닉 나이트의 대표 작품 110여 점 총망라
- 아름다움에 대한 전형적 가치관과 사회적 통념에 도전해온 예술적 시도 조명

 

[문화저널21=이영경 기자] “패션은 정치적인 발언이며 당신이 입는 옷을 통해 그것은 고스란히 표현된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포토그래퍼로 꼽히는 닉 나이트(Nick Knight, 1958년, 영국 런던)의 국내 최초 전시 ‘닉 나이트 사진전–거침없이, 아름답게(NICK KNIGHT: IMAGE)’가 10월 6일부터 2017년 3월 26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개최된다.

 

[섹션 3_디자이너 모노그래프 DESIGNER MONOGRAPHS] 닉 나이트가 패션 디자이너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마틴 싯봉(Martine Sitbon), 질 샌더(Jil Sander)와 오랜 기간 함께 작업하며 여성을 상품화의 대상으로 보여주던 당시 패션계의 보편적인 시선에 과감히 도전한 화보들로 구성된다. 모델과 주변 요소들을 부각시키기 보다 오로지 의상 자체의 표현에 집중한 닉 나이트의 남다른 통찰력은 동시대 전위적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정형화된 화보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 이영경 기자
[섹션 2_초상사진 PORTRAITS] 초상사진(PORTRAITS)에서 선보이는 대다수의 인물 사진들은 아이디(i-D) 매거진의 에디터였던 테리 존스(Terry Jones)가 닉 나이트에게 의뢰해 진행된 작업이다. 1985년 아이디 매거진의 창간 5주년을 기념하며 처음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2009년 창간 30주년을 기념해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 모델, 아티스트, 뮤지션, 디자이너 등 예술계 인사 200명과 함께 다시 한 번 진행됐다. 고전적인 촬영 방식에서 벗어나 특정 표정, 자세, 움직임 및 소품 등을 통해 인물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닉 나이트의 독창적인 초상사진 스타일은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 프로젝트는 이후 그가 세계적인 디자인 하우스들의 캠페인 화보를 찍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 이영경 기자

 

닉 나이트는 사진과 디지털 그래픽 기술의 결합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시도한 1세대 작가로, 스스로를 이미지-메이커(Image-Maker)라 칭한다. 다큐멘터리에서 패션 사진, 디지털 영상에 이르는 넓은 스펙트럼을 통해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해 2010년 대영제국훈장(OBE)을 수여받았다.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 입생로랑(Yves Saint Laurent), 보그(Vogue) 등 세기의 디자이너 및 매거진들과의 협업 프로젝트로 브리티쉬 패션어워드(British Fashion Award, 2015) 등에서 수차례 수상하기도 했다.

 

“이것이 예술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것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한 닉 나이트는 패션에 대해 “내가 선택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예술형태”라고 말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옷장에서 옷을 꺼낼 때 그날의 일정 등 의도에 따라 선택한다. 사회적으로 패션은 자기표현의 수단이 되고 있다. 그 사람의 옷을 보고 성향을 파악할 수 있지 않나. 패션이라는 것은 민주적이면서 가장 기본적인 예술형태라고 생각한다.”

 

▲ 닉 나이트  © 이영경 기자

닉 나이트가 생각하는 예술은 결국 “소통”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역시 “감정적인 교감의 대상”으로 자리한다. “전시된 작품 중 죽은 원숭이 사진이 있다. 그 원숭이가 동물원에서 스튜디오로 왔을 때 이미 죽은 상태였다. 런던의 경우 동물이 죽으면 개 사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생명이 사라진 원숭이를 피사체로 이용하기 위해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그때 원숭이가 살아왔을 시간들은 완전히 사라지고 고깃덩어리로만 남았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내 작업은 대상의 신체적, 물질적인 것보다 내면의 교감에서 비롯된다.”

 

전시에는 3D 스캐너로 얻어낸 디지털 데이터를 프린트한 케이트 모스(Kate Moss)의 사진 조각상(Photographic Sculpture)도 소개된다. “처음 프린트를 했을 때,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케이트가 가지고 있는 신체성만을 나타내고 있었다. 우리가 그녀의 이미지, 메이크업, 움직임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는데, 프린트는 그녀의 신체성을 그저 수학적 형태로 풀어낸 것이었다. 조형물화하는 작업은 디지털 데이터에 예술적 해석을 입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여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1982년에 사진집으로 출간된 이후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스킨헤드(SKINHEADS)’ ▲동시대 대표 예술계 인사들을 개성적인 스타일로 촬영해가 패션 포토그래퍼로서 활동하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던 시리즈 ‘초상사진(PORTRAITS)’ ▲요지 야마모토(Yohji Yamamoto), 질 샌더(Jil Sander) 등과 같은 패션 디자이너와의 오랜 협업으로 모델이나 주변 요소보다 의상 자체에 집중하며 당시 패션계의 보편적 시선에 도전한 파격적 화보 ‘디자이너 모노그래프(DESIGNER MONOGRAPHS)’를 만날 수 있다.

 

이어 ▲금기시되거나 소외되곤 했던 사회적 이슈에 대한 도발적인 메시지를 패션과 결합한 캠페인 ‘페인팅 & 폴리틱스(PAINTING & POLITICS)’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문 작품들과 3D를 이용한 실험적 조각으로 구성된 ‘정물화 & 케이트(STILL LIFE & KATE)’를 소개한다. 마지막 섹션에서는 ▲각별한 관계였던 패션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과의 시대를 초월한 협업 영상 인스톨레이션, 의상에 깃든 내러티브를 보여주고자 다양한 영상실험을 접목한 최근 작품들로 구성된 ‘패션필름(FASHION FILM)’이 마련돼 있다.

 

▲ Tatjana Patitz for Jil Sander, 1992: 타티야나 파티츠(Tatjana Patitz)를 모델로 한 질 샌더(Jil Sander)의 1992년 S/S시즌 화보로, 표정이나 얼굴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강렬하고 날카로운 구도와 의상의 섬세한 디테일로 1990년대 미니멀리즘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고 평가받는 작품이다. ⓒ NICK KNIGHT    
▲ Snakes for Alexander McQueen, 2009: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마지막 컬렉션이었던 2010년 S/S 컬렉션 '플라토 아틀란티스(Plato's Atlantis)'의 이미지 중 하나로, 메인 모델인 라쿠엘 짐머만(Raquel Zimmermann)이 나체로 누워 있고, 그 위로 여러 마리의 비단뱀들이 기어다니는 모습을 촬영해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로 화제가 됐다. ⓒ NICK KNIGHT    
▲ (왼쪽) Kate, 2008: 2006년 인디펜던트(Independent)지의 객원 에디터였던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가 에이즈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닉 나이트에게 의뢰한 캠페인 화보로, 케이트 모스(Kate Moss)를 모델로 강렬한 컬러 콘트라스트(Colour Contrast) 기술을 적용시킨 작품이다.
(오른쪽) Porcelain Kate, 2013: '3D 스캐너로 얻어낸 디지털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해 3D 프린터로 출력해 제작한 케이트 모스(Kate Moss)의 사진 조각상(photographic sculpture)은 2차원의 이미지를 입체적으로 인쇄하는 기법을 소개헤 주목받았다.  ⓒ NICK KNIGHT  

 

닉 나이트는 “사진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하나의 결정적 순간, 피사체를 포착하는 그 순간에만 집중하는 작업이 이제 끝났다는 뜻이다. 과거에는 찰나에 집중할 뿐 전체 프로세스에는 크게 관여하지 않았던 것 같다. 휴대폰의 다양한 앱을 통해 언제든지 사진을 찍는 것이 가능해진 지금, 모든 소통 방식을 통한 이미지를 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 포토그래퍼의 눈에는 암흑만이 보일 뿐이다. 이제 사진이라는 매체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있는 인식이고, 이것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열어야한다. 하나의 단편적 순간이 아닌 모든 것에 다가갈 수 있어야한다.”

 

대림미술관 측은 “닉 나이트의 사진과 영상 인스톨레이션을 포함한 110여 점의 대표 작품들을 통해, 삶의 가치와 아름다움에 대한 통념을 끊임없이 깨트려온 그의 예술적이고 전위적인 시도들을 조명한다”면서 “기존 형식의 대담한 파괴로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적 충격을 안기고, 낯선 것과 마주했을 때의 두려움뿐 아니라 설렘도 선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lyk@mhj21.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문화저널21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 용
광고
광고

한복패션쇼 무대 특별게스트로 참여한 이수
저널21
[단독] 적십자와 녹십자의 끈적한 '혈(血)맹'
썸네일 이미지
헌혈을 하기 위해 헌혈의 집을 방문하면, 간단한 검사를 거쳐 채혈을 진행한... / 최재원 기자, 박영주 기자, 임이랑 기자
많이 본 뉴스
광고